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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어디로 올라가나 책으로 보는 눈[2] 충주에서 인천으로 살림집을 옮겼습니다. 새로 살아갈 곳에는 예전 집임자가 보던 ㅈ일보가 들어옵니다. 석 달 넘게 비어 있던 집이고, 저는 아무 신문도 안 보기 때문에 날마다 두툼한 신문이 한 부씩 문가 계단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어제는 새 살림집에 덧문을 달고 샤시 하나 덧붙이는 일을 했습니다. 덧문을 다는 자리에 쌓인 신문이 걸거쳐서 이리 밀고 저리 치우며 일을 합니다. 자칫 이 신문이 버려지기라도 하면 신문사 지국에서는 돈 내라고 법석을 떨 테니, 종이쓰레기가 쌓여도 어쩔 길이 없습니다. 저녁나절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다가, ㅈ일보 뭉치에서 비죽 보이는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ㅈ일보와 함께 스클 업그레이드”라는 꼭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교총이 함께.. 더보기
고슴도치 딜레마 이버들_에코에너지 [1] 짝사랑은 못할 짓이다. 혼자 보고 싶어 하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기뻐하고, 혼자 화를 내고, 혼자 포기하고, 혼자 아파한다.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기 때문에, 두 사람 몫의 사랑의 고통도 홀로 감당해야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에코도 그러했다. 제우스가 요정들과 바람을 피우는 동안, 헤라에게 계속 말을 걸어 헤라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하는 게 에코의 임무였다. 결국 제우스의 바람기를 알게 된 헤라는 화가 나 에코에게 벌을 내린다. 다른 사람의 말만을 반복하고, 그 밖에 아무 말도 못하게 된 것이다. 훗날 자기애가 강한 나르키소스를 사랑한 에코는 자신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할 수 없어 결국 거절당했고, 상심한 나머지 야위어 가다가 목소리만 남아 메아리가 되었다고 한다. 사랑.. 더보기
우리 목소리도 들어보세요 지역˙부문˙주제별 작은 영화제 영화는 대중들에게 쉽고 친근한 접근이 가능한 대표적 매체다. 다양한 소수자집단들이 영화를 만들어내고 영화제를 개최하는 이유다. 여성과 환경, 인권의 목소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국내 성소수자들의 문화축제 ‘무지개영화제’가 ‘서울 LGBT 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꾸고 다음달 6일부터 5일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된다. 성소수자의 다양성을 보다 민감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해온 퀴어영화제로 △팝 퀴어 △트랜스/섹슈얼리티 △퀴어 멜로 특별전 △퀴어 단편 등의 섹션이 준비돼 있다. 재외동포와 이주노동자에게 초점을 맞춘 영화제도 열렸다. 각국의 재외동포 영화인들이 100여년이 넘는 재외동포 이주역사를 국내와 세계 곳곳의 동포사회에 알리고자 기획한 영화제.. 더보기
쉿! 들리세요? 작은 울림이… 여성인권·환경·인권영화제 개막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들리는 목소리가 있다. 남정순 씨는 고된 일과 살림을 하며 딸들에겐 엄마로, 남편에겐 마누라로, 사회에선 아줌마로 살기를 강요받는다. ‘엄마누라줌마’인 남정순 씨는 딸들에게 말한다. 엄마처럼 살지 말라고. 영국에 사는 초등학생 미첼은 고민이 많다. 점점 심각해지는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친구들에게 환경 챔피언이라 불리는 미첼은 부모님, 친구뿐 아니라 친구의 부모님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지구온난화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 중국여성 에이 퀸은 홀로 어린 아들과 부모를 부양하기 위해 영국행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건 성매매 제안과 높은 숙박비, 이유도 모르고 쌓여가는 빚, 영국 어부들의 린치.. 더보기
정치가 뭐길래 [시민운동2.0] 세계의 이목을 이끈 프랑스 대선이 지난 6일 끝났다. 우파인 사르코지가 근소한 차로 앞선데 대해 학자들은 저마다 평론을 달 것이고, 시민사회는 반신자유주의적 입장에서 프랑스 대선 이후 한-EU FTA 전망과 한국대선에서 미칠 영향을 얘기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시민단체, 시민사회와 연관된 학자들은 이처럼 외국 선거가 갖는 의미를 한국사회에 적용하기 위해 많은 정력을 쏟고 있다. 비단 이번 프랑스 선거뿐만이 아니다. 근자에는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정권의 과정을 얘기하면서 한국사회와 비교하기도 하였고, 그 전에는 브라질 PT당의 룰라가 당선되자 마치 우리나라에서 진보적인 인사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처럼 기뻐하였습니다. 그것뿐인가. 90년대 중반 이후 서구의 좌파정권 수립과 ‘제3의 길’이란 책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