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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노동&인권

"이랜드 폭력사태 수위 넘었다"

비정규직 농성 인권침해 수준 '입점주도 반발'

 

이랜드 비정규직 농성장에서 일어나는 사측의 폭력이 도를 넘고 있다. 농성 저지를 넘어 인권유린 수준이라는 것이 노동계의 시각이다. 이와 함께 뉴코아 점주들 중에서도 일방적인 사측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점주들의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민주노총의 개입을 막을 수밖에 없다”는 사측 논리가 정당성을 잃고 있다.  

11일 이랜드 사측의 폭력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서울 민주노총에 열렸다.


'이랜드 흉기 조직폭력 규탄' 기자회견이 11일 서울 민주노총에서 열렸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9일 뉴코아 강남점 농성장에서는 뉴코아 관리직 직원과 사측이 동원한 용역직원 300여명이 저녁식사를 준비하던 200여명의 노조원에게 폭력을 가했다. 노조원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김지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여성노동자, 나이 많은 남성조합원들이 식사를 위해 박스를 나르는 과정에서 사측의 구사대 숫자가 불었다”며 “오늘은 한명도 돌려보내선 안 된다는 소리와 함께 마구잡이로 집단구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행동들을 보이기 시작했다. 물병과 돌을 던지는 행동으로 출혈을 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2시간여 동안 뉴코아 강남점 주변 곳곳에선 노조원에 대한 욕설과 폭행이 이뤄졌고 농성 참가자들 가운데 한명은 망막이 손상돼 치료를 하고 있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회사측이 동원한 폭력으로 노조원 한 명이 쓰러져 있다.(상단 사진) 흰옷을 맞춰입은 구사대가 물병으로 보이는 물체를 노조원을 향해 던지는 모습.(하단 사진) <사진제공=이랜드 노조>


민주노총은 사측의 폭력대응에 대해 “농성 현장에서 사측 폭력, 성추행 등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번에 심한 구타사건이 발생했다”며 “사측의 인권유린을 방치하는 정부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21일 동안 매장을 점거하고 있을 때도 껌 한통 손도 되지 않으면서 평화적인 투쟁을 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권리향상을 위해서는 단 1원도 쓰지 않으면서도 용역깡패를 동원하기 위해서는 수십억 원을 쓰는 사용자들의 태도는 노동자들을 분노케하며, 더욱 격렬한 투쟁을 불러 올 것”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부가 노동자에게는 법과 원칙이라는 미명 하에 마구잡이식 탄압을 해온 한편 사용자의 불법부당노동행위는 관대하기 이를 데 없는 처벌을 해왔기 때문에 이런 탄압이 자행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형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매를 맞더라도 집회에서 폭력 유발에 대응하지 말자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렇게 지속적인 폭력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며 “사측이 폭력을 자행하고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때가지 평화적인 투쟁만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코아 입점주 사이에서도 이랜드-뉴코아 사측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전승완 뉴코아 상우회 회장안은 “노조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노사협의가 진전이 없는 것은 제대로 된 협상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박성수 회장과 노조가 만나 노조를 풀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뉴코아의 회사운영에 문제가 있었다. 사측은 그동안 점주들에게도 횡포를 일삼아 왔다”며 “그간에 뉴코아를 인수하면서 입점주들과 협의 없이 관리비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등 사측과의 문제가 있어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회사측의 노조원에 대한 폭력, 폭행 대응이 최근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민주노총은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어제 울산시청 앞 삼성SDI 하이비트 노숙농성장에서 농성 중이던 금속노조울산지부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이 사측이 동원한 것으로 보이는 직원에게 식칼테러를 당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GM대우 비정규노동자들도 사측직원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민주노총은 주말까지 이랜드 매장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매장 집중시위를 진행하는 한편 오는 11월 11일에는 민중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사의 점주 동원 언론플레이 부당"
인터뷰-전승완 뉴코아 상우회 회장


"분양주들, 불투명한 매장 관리 문제 제기" 
"이랜드 문제 근본원인은 사측이 제공"

 

“사측이 점주들을 이용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전체 뉴코아 매장 가운데 35%인 145개 매장은 분양 형식으로 따로 분양주를 두고 있다. 이들 분양주들을 대표하는 전승완 뉴코아 상우회 회장이 11일 민주노총 기자회견에 참가해 뉴코아 사측의 점주를 이용한 언론플레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이랜드 문제의 근본원인은 사측이 제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회장의 소신발언은 점주의 피해사례를 강조하고 있는 사측과 이러한 입장을 대변하는 일부언론의 보도가 과장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민주노총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유는.


△우리 뉴코아 상우회 회원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 145명의 분양주 가운데 40여명은 직접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도 월세가 300-400만원씩 나가는 등 고통은 크다. 


직접 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회원들이지만 회사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지 않다. 다른 입점주들만이 회사의 움직임에 동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뉴코아 사측이 갈등을 조장해 왔다. 자기들이 해결해야 되는 문제를 가지고 점주들을 내세우는 것에 문제가 있어 이를 알리기 위해 나왔다. 이젠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입장을 발표해야 시기라고 생각했다.  

-다른 점주들은 왜 사측과 함께 노조원들과 충돌하고 있다고 있다고 보나. 


현재 사측에 동원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수수료 매장과 단기 임대차 계약을 맺은 사람들이다. 회사가 나가라고 하면 언제든지 나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측의 동원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다. 사측 집회에 동원됨으로써 계약 연장 등 여러 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우리 분양주들에게도 사측이 참가 권유를 했고, 다른 입점주들고 “왜 참가하지 않냐”고 독촉하는 상황이지만 점주가 앞에 나간다고 해결된 문제가 아니다. 박성수 이랜드 회장이 나서 노조와 의견차를 조율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분양주들이 뉴코아 사측에게 느끼는 문제는.  


△실제 영업을 하고 있는 상우회 회원들이 뉴코아 사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랜드가 뉴코아를 인수한 이후 사측은 4년 동안 입점주들이 내는 관리비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 이런 문제 제기를 하자 사측이 올 초에 회계사 한명을 써서 장부와 관련 서류를 맞추는 수준에서 마무리했다. 감사 등 공개적인 입증절차는 없었다.

 

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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