젋은 예술가들의 공연‘수작’
미국의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말했다. “I have a dream”(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한국의 젊은 공연예술가들은 말한다. “I have a question”(나에게는 질문이 있습니다)라고.
서울변방연극제 사무국 |
올해로 10회를 맞는 서울변방연극제가 다음달 5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세상에 던지는 질문들-I have a question’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연극제에서는 극장공연 11작품, 카페 공연 4작품 등 총 20편의 공연들이 관객을 찾아간다. 서울공연예술가들의모임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서울문화재단, 주한영국문화원의 후원을 받는다.
가장자리가 아닌 치열함이 살아있는 최전방에서 인식하고 포착한 동시대의 다양한 질문들을 공연예술이라는 형식을 통해 대중들에게 말 걸기를 시도하는 젊은 공연예술인들이 올 해에는 어떤 고민을 가지고 공연을 연출했을까.
‘씨어터 그룹 성북동 비둘기’는 ‘연극의 본질: 메디아’라는 작품으로 자본주의 구조화된 한국 연극계의 현실을 해프닝 형식으로 보여주며 황폐화된 순수성의 실체를 고발하는 야외공연을 펼친다.
‘그린피스’는 사회라는 공동체 틀 안에서 이주자와 정착민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을 고민하게 하는 ‘나는 기쁘다’를 무대에 올린다. 올해 해외 초청작인 쇼넨 휴 댄스 컴퍼니의 ‘당신은 모른다, 당신의 첫 움직임은 얼마나 아름다웠는가를’은 무용을 통해 매일의 생활 속에서 잃어버린 아름다움과 일상의 간극을 표현한다.
이 외에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진정성에 대해, 순수한 움직임에 대한 젊은 예술인들의 고민들이 연극과 무용, 설치미술 등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변방연극제측은 ‘10회’가 주는 축적된 개념을 거부하고 ‘0’에서 또 다른 시작을 모색한다는 인식 하에 보다 진지하고 성찰적인 이슈들을 교환하고자 이와 같은 고민의 작품들을 모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변방연극제 사무국 |
씨어터 그룹 '성북동 비둘기'의 '연극의 본질: 메디아’ |
부대행사로는 직접 연출가들과 만나 깊이 있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 작은 대담 토론회인 ‘토요점심수작방’, 안무가 김정웅과 마리온 라미레즈가 진행하는 움직임 워크숍 ‘몸이 말하는 철학’ 등이 예정돼 있다.
한편 지난 1999년 자유로운 창작정신과 실험정신으로 뭉친 젊은 공연예술인들이 모여 ‘수작1_젊은 연출가들의 속셈전’이란 주제로 시작한 서울변방연극제는 매년 공연예술의 새로운 대안을 찾아 미학적 실험 등을 펼치며 공연예술의 변방에서 그 지평을 넓혀왔다.
2005년부터는 ‘보통시에 사는 특별시민들’이란 변방 거리극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공간 실험도 병행하고 있다.
2006년에는 대안공간공연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무대를 발견해냄으로써 물리적 거점을 근간으로 하지 않는 공연예술의 대안무대를 찾아내는 노력을 해왔다.
이런 시도들은 정형화된 무대를 떠나 보다 다양한 공연 창작방법을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연극제 관계자는 말했다.
전상희 기자
제17호 12면 2007년 8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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