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문화

영화 속 ‘그들’과 ‘우리’의 모습

제2회 이주노동자영화제 ‘무적활극’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주노동자영화제(MWFF)가 이주노동자의 방송 주최로 열린다. ‘무적활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2회째를 맞는 영화제는 오는 31일 개막식과 서울 상영회를 시작으로 안산, 제주, 대구, 의정부, 용인, 인천, 마석, 여수, 김해 등 전국 10개 지역을 순회하며 오는 10월 말까지 이어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경기문화재단, 한국시네마데크협의회, 방송위원회, 시민방송 RTV 등이 후원했다.  

국내외 이주노동 관련작 상영

개막작은 세르히오 아라우 감독의 ‘멕시코인이 사라진 날’이다. ‘만일 캘리포니아의 라티노들이 하룻밤 만에 사라진다면’이란 가정 아래 미국 내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한 영화다.

‘나인스타 호텔’도 주목을 끈다. 이른 새벽 이스라엘 국경을 몰래 넘어 일을 해야 하는, 목숨을 건 팔레스타인 건설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국내 영화로는 장훈 감독의 ‘불한당들’이 있다. 월드컵 기간 중 아르바이트로 월드컵 캠페인을 촬영하기 위해 안산으로 간 주인공이 말레이시아에서 온 오사마, 베트남의 콴쓰, 미얀마의 모모, 방글라데시 출신 토너를 만나 친분을 쌓던 중 생기는 일들을 그렸다.

‘잠수왕 무하마드’는 정윤철 감독의 작품이다. 밀폐된 가스통 안에서 주로 작업하면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유독성 가스공장 작업반장에서 매일 구박당하는 외국인 노동자 무하마드의 이야기를 그렸다. 봉고차나 경찰만 봐도 줄행랑을 치는 불법체류자로 때로는 일당도 제대로 못 받지만 그런 그에게 깜짝 놀랄 비밀이 있다.

최영준 감독의 ‘메리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살하기 위해 바다로 떠난 기러기 아빠와 이유도 모른 채 자신이 일하는 카센터 사장에 의해 바다로 향한 외국인 노동자의 이야기다. 서로 만나지는 않지만 기러기 아빠의 딸을 통해 소통하게 된다. 기러기 아빠의 이야기는 저녁부터 아침으로 전개되고, 외국인 노동자의 이야기는 아침부터 저녁순서로 진행된다. 서로 달라 보이면서도 같은 아버지들의 크리스마스 이브 여행기다.

다양한 부대행사도

영화제의 부대행사로는 ‘아시아 이주 노동 미디어 활동가 연대를 위한 네트워크 포럼’(9월 2일), ‘이주노동자 집중 단속 반대 캠페인’, ‘디 제이 믹스 파티’(DJ MIX Party), ‘게릴라 공연’, 전통 옷 및 소품을 판매하는 ‘작은 대안무역’, ‘이주노동자 사진 전시’ 등이 있다.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마붑 알엄 씨는 “한국에 이주노동자가 들어온지 20년이 됐지만 한국인들의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슬로건인 ‘무적활극’은 국적과 피부색, 언어와 문화를 넘어 한국인과 이주노동자들의 시끌벅적한 소통과 놀이의 장이 되길 희망하는 마음에서 작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제의 추가 연장을 원하는 지역이 있으면 11월 까지 게릴라 영화제를 가질 예정이다. 개막작은 서울 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된다. 관람료는 없다. 

 

이재환 기자

 

제17호 13면 2007년 8월 27일자

 

사업자 정보 표시
시민사회신문 | 설동본 | (121-865) 서울 마포구 연남동 240-6 504호 | 사업자 등록번호 : 105-20-38740 | TEL : 02-3143-4161 | Mail : ingopress@ingopress.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서울아02638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