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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풀뿌리

“벽돌 한 장의 참여로 만든 작은 기적”

[풀뿌리시민운동수상사례]

 

지역공동체의 힘, 동네를 바꾸다
[풀뿌리상]부산 해운대구 ‘희망세상’-‘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의 도서관을’

부산 ‘해운대’ 하면 사람들은 푸른 바다를 떠올린다. 하지만 ‘반송’하면 외지인은 모르고 부산사람들은 ‘아, 그 촌동네’ 한다. 해운대 지역 기초생활수급권자의 65%가 사는 곳. 문화시설은커녕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로 한여름에도 문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생활하는 집들이 많다.

그 곳에 이달 중 놀이터도 없어 방과 후면 갈 곳이 없는 이곳 아이들과 엄마들이 모여 마을 발전을 논의할 수 있는 희망의 도서관이 생긴다. 누구의 지원에 의한 것도 아니다. 유치원 아이부터 80대 할아버지까지 지역민들이 벽돌 한장 기금(1만원)을 모아 만든 작은 기적이다.

‘2007 전국 시민·환경운동가대회’의 하이라이트 풀뿌리 시민운동 시상식의 최고상 격인 풀뿌리상은 부산 해운대구의 풀뿌리단체인 ‘희망세상’의 ‘우리아이들에게 희망도서관을 만들어주세요’ 사업에게 돌아갔다.

희망세상은 “열악한 환경 탓인지 오히려 주민들의 문화시설 확충 열의가 대단히 높았다”며 “우리 아이들이 지역 공동체를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삶과 마을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문화를 남기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마을 도서관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송에서 돈이 모아지겠냐’, ‘가만히 있으면 정부가 알아서 해 줄 걸’이라며 의문을 가졌던 주민들도 매주 토요일 거리에서 모금활동을 벌이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보며 동참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렇게 모금활동을 통해 적립한 기금이 7천만원. 무료 설계를 자청하한 설계사, 철근을 후원한 사람,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몽땅 기부한 청소년 등이 큰 힘이 됐다. 이제 건평 35평에 각 층별로 20평씩 5층 규모인 ‘동네의 자랑’이 곧 선을 보인다. 단순히 교육시설이 아니다. 설립 과정에서 만들어진 튼실한 지역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주민들에게는 자신감과 자부심으로 남는 작지만 큰 희망이다.

김상택 기자

시민환경운동가대회에 참가한 활동가들이 풀뿌리시민운동사례 발표회를 지켜보고 있다.


“도서관 만들기로 쌓인 신뢰 확산을”
[풀잎상]대전마을어린이도서관협-‘어린이도서관만들기를 통한 생활공동체기반구축’

동네 아줌마들의 도전이 시작됐다. 우리 사는 마을에도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 꿈이 커졌기 때문이다. 풀잎상을 받은 대전마을어린이도서관협의회의 ‘마을마다 어린이도서관만들기를 통한 생활공동체기반구축’ 사업의 출발이었다.

‘대전시민사회연구소’ ‘동화읽는 어른’ ‘모퉁이마을어린이도서관’과 함께 대전마을어린이도서관만들기모임을 구성하고 어린이도서관학교를 열자 도서관에 애정이 있는 대전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8개 마을의 주민모임이 결성됐고 그 중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4개 마을에 도서관이 생겼다.  

이전부터 대전지역에서 설립 운영되던 사립문고인 ‘전민동모퉁이마을어린이도서관’ 포함해 민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총 6개의 도서관만들기모임은 마을어린이도서관협의회로 확대 개편돼 더 넓은 꿈을 꾸게 된다. 도서관만들기에서 주민운동으로의 진화 발전이었다.  

한 사람은 종이공예를 잘하고, 한 사람은 족발을 잘 만들며, 다른 사람은 옷 수선을 잘하는 재능이 있을 때 이를 연결하여 서로 교환하는 마을 돈(지역화폐) 시스템 축을 통해 도서관이 아닌 다른 생활영역에서도 생활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꿈을 갖고 6개 마을어린이도서관, 지역통화운동을 벌여온 ‘한밭레츠’, 의료공동체를 꿈꾸는 ‘한밭의료생협’, ‘대전시민사회연구소’가 ‘반딧불터사업단’을 구성했다.  여기 모인 주민들이 대전의 생활공동체운동기반을 구축하는 주민활동가로 성장해 가고 있다.

마을어린이도서관 만들기, 사회적 소기업만들기, 공동육아대안 형성, 마을 돈(지역통화)운동, 의료생협 만들기 등과 같은 다양한 주민운동에 대한 실험을 새로이 준비되고 있다.

“중증장애아 엄마들의 세상과 대화하기”
[풀꽃상](사)성서공동체 FM-‘담장 허무는 엄마들’

‘담장허무는 엄마들’ 사업의 목적은 자녀들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 소원이었던 중증장애아 엄마들이 아이들을 세상에 내려놓기 위해서, 담장너머 세상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방송이라는 매개로 ‘방송 밖 활동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역에 소출력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이 설립된 이후  방송소외계층이 직접 방송을 제작해야 한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눈을 돌린 것이 이 사업이었다. 중증장애아를 키우는 엄마들도 장애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었다. 방송국은 중증장애아 부모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5년 8월부터 매월 넷째주 금요일 1시간씩 방송을 하고 있다. 엄마들의 사연과 육아일기, 장애아동 시설 선생님의 교단일기, 장애문제에 대해서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전문가 토크 등으로 구성된다. 방송제작과정은 ‘십시일반’ 방식이다. 음악 좋아하는 엄마는 음악을 선곡, 기획에 재주가 있는 엄마들은 기획하는 식이다. 방송 이후 대구지역 장애 특수학교의 방과 후 활동 시간 확대, 학교에 엘레베이터 설치 등의 현안을 엄마들 스스로가 해결해나가고 있다.

문제의식의 공유를 위해서 방송제작물 CD제작, 단행본 출간 등을 통해 장애 부모운동을 지역사회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주민 풍성한 문화 지역민과 함께”
[풀꽃상]한국CLC 부설 이주노동자인권센터-용인 이주민공동체와 여는 다문화 지역공동체


용인지역은 이제 각 국 이주노동자공동체 및 다문화가정공동체가 형성되고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들이 지역의 한국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이주민과 지역주민이 다문화지역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2002년부터 이주민공동체, 띠앗지기(자원활동가모임), 센터 활동가가 함께 지속적인 다문화 이해활동을 열어왔다.

이주민공동체 형성 및 활성화를 위해 ‘미니아시안게임’, ‘여름캠프’, ‘계절나들이’, ‘이주노동자 권리교육’을 지속적으로 개최했다. 서로 잘 모르던 이주노동자들이 만나고 각 국가별로 공동체가 형성되도록 지원했다. 이주노동자 기숙사 방문, ‘아시아의날’ 준비지원, 이주노동 정책개선 집회참여, 국가별 명절행사 지원, 국가별 홍보물제작 지원 등도 이어졌다.

이렇게 활성화된 스리랑카, 네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몽골 등 이주민공동체 그리고 역시 한국어교실 등을 통해 형성된 자원활동가 모임 ‘띠앗지기’와 함께 지역주민의 일상적 공간으로 찾아가는 ‘리틀아시아문화축제’와 ‘다문화이해교육’, 지역주민을 초대해서 나누는 ‘아시아의날’, 거리에서 지역주민에게 말을 건네는 ‘캠페인’, 지역의 여러NGO, 지자체와 함께 진행하는 ‘용인아시아문화축제’, 일상적으로 문화를 접하고 소모임을 통해 교류하는 ‘북까페’를 진행했다.

지역주민에게 용인에 함께 살고 있는 이주민이 가진 풍성한 문화를 나누며 직접 만나 교류케 한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내 몸 뿐 아니라 지역사회 건강 챙긴다”
[풀씨상]인천평화의료생협-지역주민이 만들어 가는 건강마을 만들기

인천 평화의료생협은 조합원,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건강 마을만들기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건강증진활동으로 체조교실, 요가모임, 등산, 걷기, 탁구, 자전거모임 등이 생겼다. 무지개모임과 희망엄마모임 등 다양한 소모임 활동을 통해 자신과 지역의 건강증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의사 및 전문가의 결합을 통해 건강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해 오고 있다. 하지만 건강증진 활동에 있어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한 적절한 프로그램과 조직이 부족했다. 주민 스스로 건강 증진이 가능한 프로그램과 활동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건강증진활동에 있어서 참여자의 자발성과 건강주체 인식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자발적 참여가 가능한 건강증진 프로그램과 마을에 건강문화 확산이 필요한 이유다. 이런 필요성을 근거로 인천평화의료생협은 생활습관개선운동 프로그램으로 건강의 주체를 주민자신에게 두고 건강마을만들기 사업을 착수하게 되었으며 특히 걷기와 관련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역주민이 만들어 가는 건강마을은 단발적인 프로젝트형 사업은 아니다. 지역주민 스스로 ‘건강을 어떻게 유지 증진할 것인가’, ‘건강한 마을은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의 시발점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역의 건강을 함께 돌보는 생활밀착형, 주민참여형 생활변화 운동인 셈이다.

“주민 자치 역량 증진 위한 공동 모색”
[풀씨상]2006 지리산권 공동학습 프로그램

지리산 권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소속 회원들이 지리산권역의 주민자치 사례를 중심으로 주제별로 학습하고 공유하는 공동 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업이다.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지리산권역의 주민자치를 이끌 실무 역량을 키우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기획됐다.

단체 실무활동가들과 소속 회원들이 지역의 현실을 알고 비전을 모색하는 공부프로그램을 통해 안목과 자신감을 얻고자 했다. 지역 경쟁구도와 갈등을 극복하고 지리산권의 문화적 심리적 공동체성을 회복하며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네트워크를 공고히 한다는데 목적이 있다.

아름다운재단의 2006년도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 사업’으로 진행된 지리산권역 시민사회단체 실무자들을 위한 공동학습프로그램인 ‘지리산희망씨앗찾기’를 통해 기본적인 역량을 강화한 실무자와 주민들이 중심이 돼 올해부터는 개별 지역, 마을을 대상으로 주민들과 함께하는 주민참가형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사전에 세운 계획을 주민들에게 설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가 지역과 마을의 다양한 문제를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 발굴하고 그 해결 방안까지 스스로 찾아 실천하고 평가하는 주민자치의 토대를 마련할 생각이다.

 

이재환 기자

 

제13호 6면 2007년 7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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