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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사회

기업을 향해 질문 던져라

시민사회신문에 바란다[9]

 

기업감시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장벽들이 있다. 기업의 경영행태로부터 직접적으로 만들어지는 장벽도 있지만 기업의 영향력 자체가 장벽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시장에서 기업의 영향력은 기업권력과 비례한다. 영향력이 클수록 그 영향력은 권력화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두 가지 장벽은 언론이 기업에 대한 비판을 실어주지 않는다는 것과 기업의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치밀한 연구들이 없다는 것이다. 전자는 기업광고와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고 후자는 전문가들의 활동공간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기업과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과 전문가집단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강한 발언권을 가진 집단인데 이 집단이 기업의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꾸준히 할 말은 하는 신문

대표적 예로 이미 시민운동과 정부, 그리고 심지어는 기업까지도(오히려 기업이 더 주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하는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이 영역을 책임지고 연구하는 학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시장의 확대와 시장의 속성에 맞게 시민사회가 변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주 이론적이고 논리적이고 치밀한 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이야기는 그냥 대외용으로 여론달래기 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몇몇의 사회학자들이 이미 우리사회가 오래전에 기업사회로 진입해 왔으며 지금이라도 이 변화를 시민사회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러나 여전히 시민사회의 기업에 대한 대응은 싸움이 되기 힘들 정도로 취약하고 기반이 없다. 이론적 기반의 취약함도 있지만 기업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를 담아낼 만한 매체도 마땅하지 않다. 몇 개의 단체가 모여 직접 매체를 만들어 보자고 결의하지만 시민의 접근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민사회신문도 역시 광고로부터 아주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사회신문은 특정 구독층이 있고 발행의도가 충분히 차별화되어 있기 때문에 여타의 다른 신문들보다는 조금 더 자유롭게 기업을 언급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 어렵다면, 대다수의 시민이 기업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시민의 시각을 대변하는 방식을 통해서라도 기업이 현재 우리사회에 어떤 존재인가를 꾸준히 독자들로 하여금 인지하도록 역할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기업에 대한 이해관계자 이야기를

이랜드 계열사의 파업으로 인해 평소보다 10%가 넘게 추가 이윤을 벌어들인 이마트는 어떻게 노동정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영화 오션스13에 나오는 삼성의 이미지를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등 사회적으로 합의가 필요한 질문부터 생활속에서 접하게 되는 기업에 대한 가벼운 질문까지를 편견없이 자유롭게 묻고 답하게 하는 그런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기업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그 사람들의 시각에서 풀어내는 것이 출발점이 된다면 우리 사회에서 기업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전문연구보다도 생생한 해답집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정란아 함께하는 시민행동 좋은기업만들기 국장

 

제12호 14면 2007년 7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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