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포항 동빈항서 선박300여척 동원 해상시위
동빈항 붙박이 정박시켜 원천봉쇄
울릉도 저동항서도 해상시위
【포항】“선박 열쇠와 선적증서, 어업허가증을 모두 정부에 반납합니다. 이제 우리는 평생 생명밭인 바다로 나가지 않겠습니다.”
남효선 기자 |
경남북 근해 채낚기 어민 1천여명은 9일 해수부 포항지방수산청 앞 광장에서 '근해산 오징어 전량 수매' 등을 요구하는 해상시위를 벌였다. 사진은 구룡포, 감포, 울진 등지서 동빈항으로 들어와 붙박이 정박시켜 항구를 원천봉쇄한 모습 |
9일 동해안 오징어채낚기어선 협회 소속 선주와 어민 천 여명은 포항 동빈항 인근 해수부포항지방수산청 앞 광장에서 ‘도산위기 근해 채낚기어업 회생’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진 뒤 선박소유증과 어선 키를 해수부 포항지방수산청장에게 반납하고 세시간 남짓 포항 동빈항 도로에서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사)전국채낚기연합회와 오징어채낚기실무자협회 소속 어민들이 동빈항에 선박을 정박시켜 항구를 봉쇄하는 해상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남효선 기자 |
어민생존권 회생을 요구하며 해상시위를 벌이기 위해 포항 동빈항으로 들어서는 경남북 채낚기 어선들 |
남효선 기자 |
어민들은 이날 아침부터 자기 소유의 채낚기 어선을 끌고 시위현장인 포항 동빈항으로 집결했다. 이날 해상시위에 동원된 선박은 구룡포항 선적 채낚기 어선 200여척을 비롯 감포, 울진, 영덕 등지에서 300여척이 동원됐다.
어민들의 요구를 담은 현수막을 게첨한 선박들은 집회시간인 오후 2시에 맞춰 속속 동빈항에 정박, 항구를 완전 봉쇄했다.
어민들은 이날 집회에서 ‘해수부 정책 부재에 따른 우리의 소리’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 근해 채낚기 업계는 고유가, 고비용의 열악한 조건 속에서 수 년째 적자경영에 허덕이며 천직인 오징어잡이에 나서고 있다”고 밝히고 “ 그러나 정부는 동경128도 이동해역 조업금지가 엄연히 법으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트롤선에 의한 불법어업을 근절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정부의 수산정책을 비난했다.
남효선 기자 |
9일 경남북지역 근해 채낚기 연합회 소속 어민 1천여명은 포항 동빈항서 해상시위를 갖고 어민생존권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 어민들은 이날 해수부포항지방수상청장에게 선박증서와 선박열쇠를 반납하고 조업을 포기할 것을 선언하고 정부는 즉각 채낚기 어선 전량을 감축하고 보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
남효선 기자 |
동해안 채낚기 어민들은 포항수산청사 앞 광장서 시위를 벌이고 조업을 포기하는 뜻으로 선박열쇠와 선박증서를 연합회 집행부에 자진 반납했다. 사진은 어민 대표들이 시위 도중 어선인계처분요청서를 접수하는 모습 |
또 이들 어민들은 “동해구 트롤선박의 선미식 불법개조를 대법원이 명백한 불법임을 확인시켰음에도 정부는 아무런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민들은 또 “오징어 성어기인 6~7월 경 북한수역에서 중국 쌍끌이 어선들이 조업을 하고 있어도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에 무상으로 쌀만 퍼줄 것이 아니라 북한수역에서의 오징어 조업을 개방해줄 것”을 요구했다.
남효선 기자 |
어자원 보호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TAC(총허용어획량)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어민들은 “국내 오징어 어가는 원양어선이 해외어장에서 잡은 오징어의 반입량에 의해 결정된다”고 지적하고 “현재 국내에 원양어선이 조업하여 반입한 오징어가 17만톤이 반입되었고, 올 7~8월 경이면 반입량은 24만톤으로 추정된다”며 “냉동오징어 1박스(20마리들이, 8kg)에 2만원하던 것이 현재 1만2천원으로 하락해 채낚기 어민들은 조업비용조차 건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어민들은 “국내 채낚기 어민들에게는 TAC제도를 도입, 조업량을 규제하면서도 원양어업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아 해외어장에서 잡은 오징어가 무분별하게 반입되고 있다”며 “TAC제도를 즉각 철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어민들은 오후 3시경 해수부 포항지방수산청 정문 앞에서 어민들의 요구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한 뒤 시위 도중 접수한 ‘선박인수처분요청서’와 ‘선박국적증서, 선박 열쇠를 담은 상자를 이용우 해수부 포항지방수산청장에게 전달했다.
남효선 기자 |
임학진 전국오징어 채낚기연합회 회장 등 집행부는 해상시위 후 연합회 소속 어민들이 자진반납한 선박증서와 선박열쇠를 담은 '어선 인계처분 요청서'를 이용우 해수부 포항지방수산청장에게 전달했다. 사진은 임회장 일행이 선박열쇠 등을 담은 박스를 들고 포항수산청사로 들어서는 모습 |
남효선 기자 |
임학진 채낚기 연합회장 등 어민대표들이 선박증서와 선박열쇠 등을 담은 어선인계처분요청서를 이용우 청장에게 전달하는 모습 |
이날 어민들이 반납한 선박국적증서 등 선박인수처분요청서는 모두 153매로 확인됐다.
임학진 전국오징어 채낚기연합회장은 선박증서 등을 반납하면서 “더 이상 채낚기 어민들은 조업을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놓여있다”며 “국내산에 대해서만 TAC를 실시한다는 것은 결국 불법조업을 자행하는 기업형 트롤선들만 배불리는 처사”라고 정부의 무능한 수산정책을 비난했다.
남효선 기자 |
임학진 전국 오징어채낚기연합회장은 어민생존권 보장을 위한 해상시위에서 '해수부의 일관성없는 수산정책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대형트롤선의 불법조업과 원양산 오징어 반입에 떼밀려 도산위기에 빠진 근해 채낚기 어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
임회장은 또 “불법조업을 자행하는 기업형 트롤업자들과 함께 TAC제도를 적용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수부장관이 장관직을 걸고라도 TAC제도를 강행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힘없는 연근해 어업인들을 말살하는 행위”라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임회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어민들은 정부에게 선박을 처분해줄 것을 요구하는 선박인계처분요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히고 “우리 어민 모두가 조업을 포기한 만큼 정부는 즉각 채낚기 어선 전량을 감축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민들로부터 선박증서 등을 건네받은 이용우 포항지방수산청장은 “어민들이 요구하는 내용을 잘 알고 있다. 해수부에서는 어민들의 요구를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어민들이 반납한 선박증서 등을 해수부 장관에게 보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근해산 오징어 전량 수매 등 8개항 요구
13일 해수부차관 면담 예정
요구사항 미 수용 시 18일 금강산 육로관광 원천봉쇄
이에앞서 어민들은 지난달 20일 해양수산부를 항의 방문, 최저 어가제를 통한 연근해산 오징어 전량수매와 근해어선 감척 확대 등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정부로부터 받은 어업허가권 314건을 반납한바 있다.
남효선 기자 |
1천여 채낚기 어민들은 포항수산청 앞 광장서 집회를 가진 뒤 포항 도심지에 위치한 죽도시장에서 가두시위를 벌이고 대형트롤선의 불법조업과 원양산 오징어 반입으로 몰락하는 채낚기 영세어민들의 실상을 고발했다. |
선박증서 등을 반납한 어민들은 지방수산청 정문 앞에서 청사진입을 시도하면서 오징어를 투척하는 등 경찰과 한 때 몸싸움을 벌였으나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남효선 기자 |
오징어 채낚기 어민들은 조업포기를 뜻하는 선박증서와 선박열쇠를 반납한 뒤 포항수산청사 진입을 시도하면서 오징어를 투척하면서 대치 중인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
남효선 기자 |
남효선 기자 |
공권력에 짓밟힌 오징어 |
남효선 기자 |
이들 어민들은 청사 정문 앞에서 집회를 마친 뒤 선박을 고정시켜 항구를 봉쇄하는 해상시위를 벌였다.
울릉군어업인연합회(회장 정영환) 소속 울릉지역 채낚기 어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연근해산 오징어 전량 정부 수매 등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171척의 어선을 울릉 저동항에 붙박이로 정박시켜 항구를 봉쇄하고 끝까지 투쟁할 것”을 밝혔다. 포항시내 죽도시장까지 가두시위를 벌이고 포항시민들에게 연근해 채낚기 어업인들의 실상을 알린 뒤 오후 4시40분 경 자진해산했다.
이날 어민들은 시위를 통해 ▼대형트롤, 동해구트롤 어선의 불법조업 원천 봉쇄 ▼연근해산 오징어 전량수매 및 수매가격 제시 ▼출어포기에 따른 소득보전 직불제 실시 ▼근해어선 전 선박 감척 수용 ▼불법조업인 대형트롤, 동해구트롤과의 TAC 동시 적용 불가 ▼대형트롤 동경128도 이동 조업 금지규정을 수산업법에 명시 ▼ 동해 폐기물 투기 전면 금지 ▼ 북한수역 중국싹쓸이 어업에 대한 정부 대책 수립 등 8개항을 제시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TAC제도를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경남북 어민들이 포항 동빈항에서 해상시위를 벌이는 같은 시각, 울릉군 저동항에서 울릉지역 채낚기 어업인 200여명이 어민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저동항에
한편 9일 해상시위를 벌인 어민들은 오는 13일 해수부차관과의 면담을 통해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18일 전국 채낚기 어업인 3천여명이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금강산 육로 관광을 원천봉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으로 알려져 근해채낚기 어업인들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연근해 오징어채낚기 어업 무엇이 문제인가
평생 자신들의 삶을 이어 준 생명밭인 푸른 동해를 끼고 마지막 ‘삶의 굿판’을 벌인 것이다.
실제 해양경찰청과 정부는 이들 대형트롤선에 의한 동경128도 이동조업을 단속하고 있으나 이를 근절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불법조업이 먼 해상에서 야간에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동해의 근해채낚기 어선과 동조한, 이른바 ‘불법동조어업’마저 성행하는 등 불법조업이 교묘한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임학진 채낚기연합회장은 “고유가, 고비용 등 빚을 져가며 오징어를 잡으면 뭐하겠는가? 원양 오징어에 떼밀려 가격 하락은 고사하고 오징어를 사는 사람들이 없다”며 “실제 작년도 산 오징어 수 십만 톤이 냉동창고에 쌓여있다”고 불만을 토했다.
또 어민들은 더군다나 선측식 조업으로만 허가가 난 동해구트롤선 39척 중 무려 33척이 선미식으로 선박자체를 불법개조해 조업을 자행하다가 지난해 4월 대법원으로부터 불법이라는 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당국은 이들 트롤선의 불법조업에 대해 행정처분조차 하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해 결국 근해 채낚기어선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
남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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