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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사회

지역 활동가 갈증 풀어주길

시민사회신문에 바란다[8]

 

이른바 ‘시민의 신문’ 파행사태와 그 뒤를 이어 ‘시민사회신문’ 창간을 지켜보며 우리말 ‘우리’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우리 것, 우리 매체, 우리 신문, 우리 편, 우리들...’ 지역에서 언론운동을 하면서 특히, ‘우리 매체, 우리 신문’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우리는 ‘우리 것’을 가져본 적이 있던가? 대체로 ‘저들의, 그들의’ 매체가 우리를 포위하고 있지 않던가? 이런 연유로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매체를 갖길 갈망했다.

진정한 ‘우리 신문’이 되기를

시민사회신문은 ‘우리 신문’이 될 수 있겠는가? 좁은 소견으로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이런 인식을 하게 될 것인지 아닌지가 이 신문의 성격과 성공을 가늠하게 될 중요한 잣대가 될 것 같다. 시민사회신문이 시민사회의 공론장과 대변지로 가겠다는 정체성을 밝힌 이상 우선 가장먼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가장 신뢰하는 매체가 돼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시민사회신문이 그런 신문이 되기를 진정으로 소망한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 걱정된다. 말 꺼내기가 다소 부담스럽지만, 솔직히 파행 사태 이전에도 ‘시민의 신문’에 대해 우리 매체라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과거 ‘시민의 신문’은 지역 운동과 지역 시민단체를 얼마나 다뤘던가, 충실했던가, 진지했던가? 지역에 대한 관심 자체가 부족하지 않았던가? 그보다는 지역을 지면의 한 부분을 배려해줘야 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가끔씩은 의문이 들곤 했다. 시민의 신문이 그 동안 해왔던 역할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에 살면서 ‘우리 신문’이라는 자기 확신을 갖기에는 뭔가 부족함을 느껴야만 했다.

지역의 이슈와 가치를 담는 신문

늘 하는 얘기지만, 지역도 지역 나름대로 중요한 이슈와 가치가 있고, 단체마다 우선순위가 다르다. 이슈에도 원산지가 있다. 시민사회신문은 ‘시민사회 공론의 장, 대변지’를 표방하고 있는데, 그 이슈는 주로 어디에서 생산될 것인가도 궁금하다. 시민운동이 깃발만 들었다고 지지받는 것이 아니듯 ‘신문’ 역시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하는 역할이 무엇이냐에 따라 지지받을 수도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는 현실이다.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기자가 되는 신문, 시민사회 공론장과 시민운동 대변지 역할을 하는 신문을 만들겠다"고 한 다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덧붙여 지역의 중요성과 가치도 담아내는 시민사회신문이 되길 희망한다.

지역운동가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매체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시민사회신문은 ‘그들의 매체’에 포위된 지역 운동가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매체가 됐으면 좋겠다. 열악한 지역의 언론 현실을 감안하면 지역 활동가들이 느끼는 ‘우리 매체’에 대한 갈증은 그 만큼 더 절박하다. 시민사회신문이 그 모든 갈증을 풀어 줄 순 없겠지만 ‘우리 매체’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해 주길 기대한다. 또, 우리 지역 단체 회계부서가 구독을 위한 재정지출에 기꺼이 동의할 수 있는 신문이 됐으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이런 소망이 실현될지 말지와 관계없이 시민단체를 주 고객으로 하는 시민사회신문 창간 주역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열악한 시민사회의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깃발을 내거는 것은 진정성과 큰 용기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기에 그 앞날이 밝고 활기차기를 바란다. 또, 그 과정에 지역 운동단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기동 대전충남 민언련 매체감시팀장

 

제11호 18면 2007년 7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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