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人/오피니언

매니페스토 성공의 조건

[시민광장]

 

시민사회에서 시작된 우리나라 매니페스토운동은 이번 17대 대선을 통하여 정치영역에 정착해야 한다. 당연히 정치영역은 정치인들이 담당해야 할 몫이 대부분이다. 누구라도 알 수 있듯이 대선 매니페스토운동의 열쇠는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다. 후보자가 문서로 된 매니페스토를 발표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우수한 민주의식을 갖고 있는 유권자라 할지라도 매니페스토 토론회에 참석할 수 없으며 매니페스토 선거를 치룰 수 없다.

열쇠는 정치권과 언론

이번 대선 매니페스토 운동의 최대 과제이자 목표는 정당과 후보자가 국민들의 마음을 잘 읽고 제대로 된 매니페스토를 문서로 발표하는 것이다. 당내 경선이 완료되면 상대후보자를 포용하고 그 후보자의 정책과 주장을 가능한 많이 수용하여 자신과 정당의 통합 매니페스토에 반영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경선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정책적 약점들을 보완하고 취약한 국민적 목소리를 담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훌륭한 '대한민국 매니페스토'를 완성하여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너무 선거일에 임박하여 제출하면 검증하고 토론할 시간을 확보할 수 없으므로 최종 선거일인 12월 19일보다 45일 앞서는 11월 초순에는 문서로 발표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선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매니페스토 선거를 바라는 국민들의 걱정은 커져만 가고 있다. 과연 소위 범 여권의 후보자는 언제쯤 등장하고 상호 경선을 통해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며 이들의 매니페스토은 언제 발표되어 토론될 수 있는가하는 문제 때문이다. 범 여권의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이 문제에 답을 주어야 한다. 혹시라도 선거일 임박하여 불어오는 '바람'을 기대하지 않길 바란다. 매니페스토 운동을 통해 성숙한 국민들은 더 이상의 바람몰이 선거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문서로 된 매니페스토를 국민들이 받아 볼 수 있으려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방송과 신문, 인터넷언론 등 모든 언론매체는 후보자와 정당의 정책관련 발언과 자료를 꼼꼼하면서도 철저하게 추적, 정리하여 국민에게 전달해 주어야 한다. 단지 사실전달을 넘어서서 과거 발표내용과의 일관성, 전문가 및 시민사회, 다양한 계층과 지역주민의 애환이 담겨져 있는 정책의 분석과 평가, 이를 비교분석한 내용과 각 종 비교표를 책임 있게 보여 주어야 한다. 흥미위주의 단편적인 보도를 넘어서서 흥미 저 편에 묻혀 있는 국민들의 소망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일시적으로 형성된 후보자들의 왜곡된 이미지보다는 오랜 경험과 능력을 평가하고 보여 줄 수 있는 보도를 해야 한다. 믿을 수 있는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철학과 도덕을 갖추고 있는지를 이러저러한 의혹제기가 아니라 투명하고 합리적인 근거에 바탕 하는 문제제기와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함에도, 검증공방의 양 편의 의견과 주장을 전달함에도, 각 분야의 정책을 분석하고 평가하여 그 결과를 국민에게 보여줌에 있어서도, 매니페스토 선거를 정착시켜 나가려는 사회적 책임을 수행함에 있어서도 대한민국 언론은 이번 대선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유권자 참여가 좌우

역시 마지막에 남은 최종적인 책임은 유권자의 몫이다. 민주주의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표가 모여 완성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선거일 당일 행사할 주권의 신성함이 아니라 선거과정을 지켜보고 이끌어 나가려는 일상적 주권의 소중함이다. 수준 낮은 검증공방을 벌여가는 정치권을 질타하고 잘못된 언론관행을 바로 잡아 나가려는 국민들의 수준 높은 정치의식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이다.

흩어져 있는 목소리라 두려워하지 말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장하고 작은 자리라도 마련되면 꼭 참여하여 분명하게 요구해야 한다. 여름이 지나면 다양하게 전개될 유권자 캠페인에 참여하여 위대한 국민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매니페스토 토론회에 참석하여 정책을 따져보고 직장에서, 가정에서, 혹은 그 어떤 작은 모임에서라도 매니페스토 토론을 전개하여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선거,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17대 대선은 매니페스토 선거로 기록되어야 한다.



유문종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제10호 15면 2007년 7월 2일자

 

사업자 정보 표시
시민사회신문 | 설동본 | (121-865) 서울 마포구 연남동 240-6 504호 | 사업자 등록번호 : 105-20-38740 | TEL : 02-3143-4161 | Mail : ingopress@ingopress.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서울아02638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