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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주 기획단장 |
“나비야, 그 재료들 좀 이리 줘”, “나비야님, 이번 주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액션박람회까지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지난 13일, ‘또하나의문화’ 사무실 다락방에 둥지를 튼 ‘언니네트워크’ 사무실을 찾았다. 분주하게 손을 놀리며 박람회 준비에 정신이 없는 기획단원들의 대화 중 계속 이름이 불리고 진행상황 등을 체크하는, 나비야로 불리는 이진주 액션박람회 기획단장에게 몇 가지를 물었다. 그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다른 기획단원들과 마찬가지로 일감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한국여성운동사로 정리되는 주류 여성운동뿐 아니라 개인들의 소소한 삶에서 벌어지는 행동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싶었어요. 의무적으로 2, 3회까지 이어지리라 기대하진 않습니다. 일상적인 여성들의 삶을 역사화하는 작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우리가 먼저 시작했다는 게 의미가 있고 이런 작업들이 쌓이면 또 언젠가 누군가 2, 3회를 열게 되지 않겠어요”라고 이 기획단장은 말했다.
더운 날씨에 바쁜 일정으로 지쳐있을 법도 한데 기획단원들과 나누는 대화엔 즐거움과 에너지가 배어있다. “뛰어난 누군가가 주도해야 행사가 잘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서로 소통하고 일을 잘 배분해서 함께 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한데, 기획단원들은 액션박람회의 필요성과 의미를 이미 공유한 사람들이라서 추진력이 뛰어납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점과 예산이 조금 부족한 점을 빼면 힘들지 않아요”라고 말하면서 바로 “그래도 기획단원들이 열정을 쏟아부어줘서 그 부족한 점들을 채우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기획단장은 2005년 2회 페미니즘 캠프에 참여하게 되면서 여성주의에 첫 발을 담그고 그 해 10월부터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본격적인 여성주의자가 됐다. “다른 삶을 꿈 꿀 수 있다는 걸 직접 체험하고 나니까 새로운 삶 만드는 게 너무 즐거워서 운동을 하게 됐지요.”
이번 액션박람회에 온 사람들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물었다. “페미니스트는 특이하고 이상한 여자들이라는 생각, 페미니스트는 꼭 이래야 한다는 편견들을 깨고 그저 우리의 삶 자체가 여성운동이고 액션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이야기의 마무리를 짓는 이 기획단장의 작업 속도가 더 빨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