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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트워크 |
“페미니즘에는 찬성하지만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여성들이 있다. 그들은 페미니스트를 과격하고 사나운 싸움꾼 여자들로 인식하기 때문인지 스스로를 그런 이미지와 구분하곤 한다. “페미니즘에 찬성한다면 당신도 페미니스트다”라고 말하는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페미니스트를 여성으로 태어나 자기 일상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여성들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인지 스스로를 그런 이미지와 일치시키곤 한다.
이런 맥락 속에서 준비된 것이 언니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여성재단이 후원하는 1회 여성주의 액션박람회다. ‘여성의 눈, 나를 구하고 세상을 구한다’는 주제로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홍대 앞 ‘갤러리 헛’에서 열린다. 액션박람회 기획단은 “여성운동가뿐만 아니라 일반 여성들도 와서 전시를 보고 직접 참여하면서 자신들의 삶과 행동 그 자체가 여성운동이라고 느꼈으면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진주 액션박람회 기획단장은 "여성의 역사 특히 여성운동의 역사는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않는다“며 ”20~30대 여성운동가들의 개별적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해서 새로운 여성주의 흐름 속에서 자기가 서 있는 위치를 확인하고 앞으로의 역할을 고민하는 살아있는 박람회가 목표“라고 말했다.
언니네트워크의 ‘액션나우’팀이 중심이 돼 언니네트워크가 운영하는 언니네 사이트 회원들을 대상으로 기획단을 모집해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2004년부터 여름마다 여는 페미니즘 캠프에서 참가자들이 ‘나의 페미니즘’이란 주제로 준비했던 미니 액션박람회가 이번 기획의 모태가 됐다”고 유여원 언니네트워크 사무국장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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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트워크 |
언니네트워크는 여성차별적 발언을 한 사람들을 '꼬매고 싶은 입' 수상자로 선정하는 행사와 여름마다 페미니즘에 대해, 여성에 대해 그리고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페미니즘 캠프' 등을 진행하고 있다. |
전국의 여성운동 단체나 개인 활동가, 학교를 대상으로 자료를 요청해서 지금까지 수집된 물품만 1천200여점이 넘는다. ‘묘운’으로 불리는 기획단원은 “대학 때 여성운동을 하면서 예전에도 누군가가 여성운동을 했었을 텐데 기록되고 기억되지 않아 매번 맨 땅에 헤딩하기 식 운동방법에 어려움을 느꼈다”며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단체나 활동가들 스스로가 자료화의 필요성을 인식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액션박람회에는 90년대 후반부터 한국여성운동의 흐름을 돌아보는 포스터들과 여성으로서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기억과 물품들 등이 전시된다. 갤러리 한 쪽에선 여성운동의 역사현장 속 증인들을 인터뷰한 ‘여성주의 액션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행사 기간 중 누구나 액션 포스터와 피켓, 스텐실 티셔츠를 만들 수 있으며 23일에는 여성뮤지션들의 공연이 펼쳐지는 액션파티도 준비 중이다. 홍대 앞에선 여성운동 관련 문구들로 카드 섹션이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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