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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문화예술기획 |
600만명 이상의 관객이 봤다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외모지상주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결국 다 아는 얘기를 보여주기만 했다는 한계 또한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반해 사회·문화적으로 규정된 왜곡된 아름다움에 문제를 제기하며 외모지상주의 현실을 넘어 대안적 가치를 지향하는 의미 있는 움직임이 있다.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열렸던 ‘빅 우먼 패션쇼’가 오는 8일 ‘통 큰 엄마와 언니, 그리고 딸들의 축제’란 주제로 준비 중이다. ‘통이 크다’는 ‘몸통이 크다’는 것을 넘어 ‘마음이 크다’는 내면적인 자긍심에 대해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 외모지상주의와 성형 열풍에서 자신의 몸을 더 이상 ‘부정’하지 않고 사회의 시선에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함을 지켜가자는 바람이 담겨 있다.
주최 측인 여성문화예술기획은 아름다움의 다양한 가치에 대한 지속적인 사회적 담론을 만들고 젊은 여성 디자이너들의 참여를 통해 패션산업 인재 발굴 및 육성이 행사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모델모집엔 총 128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지원자들은 20~30대 비혼 여성이 가장 많았다. 1차 서류심사와 오디션을 통해 20명의 모델이 최종 선발됐다. 심사위원으로는 코미디언 전유성 씨와 임순례 영화감독, 이기연 질경이 대표 등이 참가했다. 외모중심의 채점방식이 아닌 모델의 ‘끼, 깡, 꾀’와 기획의도에 대한 이해도를 중심으로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오디션에서 참가자들은 가게에서 퇴짜를 맞았던 경험, 남자친구와 함께 길을 걸을 때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등을 나누며 이번 행사에 참가하게 된 배경들을 설명했다. 특히 한 참가자는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때 뚱뚱하다는 이유만으로 지나가는 남성에게 폭력을 당했다고 밝히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28일엔 빅 우먼 패션쇼 사전행사로 ‘쾌도난담-이 시대의 통 큰 사람들을 찾아서’란 토크쇼를 진행했다. 강경희 한국여성재단 사무총장, 박찬숙 전 여자농구팀 감독, 가수 양희은, 오한숙희 여성학자, 이해영 영화감독 등이 참가해 획일적인 미의 기준에 반대하고, 어렵더라도 여성들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자는 대화가 오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