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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오피니언

시민의 행복지수

[시론]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낄까요. 경제규모 11위를 자랑하는 우리는 과연 행복합니까?

대다수 한국인의 내면은 '극빈층'이라는 평가입니다. 영국 신경제학재단(NEF)이 최근 세계 178개국을 대상으로 삶의 만족도, 평균수명, 1인당 생존에 필요한 면적과 환경 등을 종합해 발표한 한국의 행복지수 순위는 놀랍게도 102위. 충격이었습니다. 중국(82위), 일본(90위) 보다 낮았으며 오히려 경제 빈국으로 알려진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티베트, 부탄 등의 행복지수는 높았습니다. 한국갤럽이 2006년 11월 조사한 ‘한국인 행복지수’ 결과도 비슷합니다. 우리 국민은 행복을 점수로 따져 100점 만점에 69점을 주었습니다. 이 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은 건강과 가족간 배려와 화목 등이 행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대답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매일 평균 33명이 자살하는 등 한국은 가장 높은 자살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뿐 만 아니라 교통사고를 포함해 사고사율이 가장 높고, 이혼율도 최고 수준입니다.

학생들은 입시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학을 나와도 취업문은 바늘구멍이라고 표현될 정도이니 한마디로 취직 때문에 피 말린다는 말이 옳을 것입니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청년 실업율은 7.9%이지만 20대 후반의 ‘백수’는 107만명으로 청년 3명중 1명이 실업자라고 합니다.

중년의 나이가 되면 언제 잘릴지 몰라 좌불안석입니다. 낙오하지 않기 위해 허덕이고 있습니다. 잘나가는 소수와 그렇지 못한 대다수 사이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빈곤의 대물림, 노후불안, 사회적 양극화, 출산기피, 일자리 감소 같은 사회문제로 개인들의 불안감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이 무한경쟁의 틀 속에서 어떻게 행복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먹고 살만해졌지만 행복과는 멀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저는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배려입니다. 한국 신자유주의 사회경제 구조상 갈수록 낭떠러지로 밀려나는 다수의 사회 약자를 위한 교육 안전망 구축과 사회안전망 정책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정책들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사각지대에 내몰린 우리의 이웃들이 많습니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합니다.

올해는 6월항쟁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건강한 풀뿌리 시민들의 입지가 점점 어려워지는 이즈음, 20년전 6월의 기운을 다시금 얻고자 합니다. 당시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치며 거리로 나온 대학생과 시민, 그리고 퇴근 후 시위에 합류한 ‘넥타이 부대’가 있었습니다. 전경들에게 장미꽃을 건넨 사람도, 정성스레 물 한잔을 건네 준 사람도, 전경을 피해 달아나는 시위대를 숨겨 준 사람도 6월 항쟁의 숨은 주역이었습니다. 우리 기억 속에 6월 항쟁의 중심에는 ‘시민’이 있었습니다. 6월 항쟁의 결과로 시민운동의 활성화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2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법과 제도는 개선되어도 실제 시민의 삶이 그다지 행복해지지 않았다면 그 간극을 메우면서 함께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 만들기를 위한 운동을 펼쳐야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결국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시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참 많습니다. 저는 이들 시민운동의 대변지를 표방하는 <시민사회신문>의 창간을 주목합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 어떻게 사는 신문, 시민운동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대변지이자 소금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시민사회신문>의것이 올바른 것인지, 시민사회가 보다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직도 개선되어야 법과 제도가 산적해 있습니다. 시민의 눈으로 법과 제도가 개선해야 합니다.

6월 항쟁의 그 마음을 계승하여 시민 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 신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작은 씨앗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시민들의 품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홍미영 열린우리당 의원

 

제2호 18면 2007년 5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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