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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경제

광우병은 '괴담' 아닌 현실

국민감시단, '3불 운동' 시작

 

'안먹고 안사고 안팔기', 파리 삼보일배, 청와대 금줄 등 반대물결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가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물결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거세게 일었다. 정부가 OIE 총회에서 ‘광우병 위험 통제국가’로 판정받은 것을 빌미로 뼈있는 쇠고기까지 수입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지난 20일 시민사회단체 대표 25명을 파리 원정투쟁단으로 파견했다. 또 국내에서는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국민감시단’이 지난 21일 구성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고, 다음 날 청와대 앞에서는 광우병 의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학부모·어린이 선언식’이 있었다.

원정투쟁단 파리 삼보일배

20일 프랑스 파리로 간 원정투쟁단 25명은 OIE 총회 참석국 대표단과 현지 시민들에게 ‘광우병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튿날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함께 원정단은 파리 브루스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의장을 돌아 오페라역까지 1.5km구간을  “NO US BEEF(미국산 쇠고기 반대)"를 외치며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23일 프랑스 스트라스브르에서 열린 유럽의회에서 원정투쟁단은 카스페리 유럽보고서(The Caspary 'Global Europe' Report)'에 대한 표결이 진행된 이후 한EUFTA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 한EUFTA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낙농분야에 대해 집중 성토했다. 카스페리 글로벌 유럽보고서는 다니엘 카스페리 의원이 제안한 것으로 양자 무역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3일째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OIE 총회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농해수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자료를 베르나르드 발렛 OIE 총재에게 전달하고 왔다”며 “미국은 안전성에 대한 노력은 없이 힘으로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원정투쟁단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OIE 총회에서는 미국 광우병 등급을 두 계단 상향 조정했다. 24일 파리 원정투쟁단은 OIE 판정에 실망해 총회장 앞에서 상복을 입고 억울한 심정을 담아 곡을 하며 반대운동을 펼쳤다.

국민감시단 3不운동 펼친다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국민감시단은 지난 21일 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산 쇠고기 3不운동(안사고 안팔고 안먹기)을 펼치기로 했다. 국민감시단은 “지난달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 6.4톤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안전성에 대한 어떤 개선조치도 마련하지 않고 검역에서 합격 판정을 내렸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한미FTA 협상의 담보로 거래되고 있는 현실에 놓여있다”고 규탄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괴담’이 아니라 정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영국정부가 광우병을 은폐하다 인간광우병 참사를 맞았듯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한 정부 책임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단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옥병 학교급식운동본부 네트워크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가 무작위로 들어오면 아이들이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제일 높다. 학교급식은 저질·저가의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위탁급식을 집중 감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감시단은 지난 25일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열리는 미국산 쇠고기 시식행사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학부모·어린이 8천여명 청와대에 민원

한미FTA 저지 여성대책위원회는 지난 22일 청와대 근처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우병 의심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한미FTA 전면 무효화’를 촉구했다.

여성대책위는 지난 3월부터 전국의 학부모들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광우병 의심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선언’운동을 진행했다. 이날 여성대책위는 전국에서 이 운동에 동참한 8천여 명의 학부모들과 어린이들의 이름으로 낸 선언문을 청와대 민원실에 접수했다.

김미자 지구를 살리는 청주 여성모임 회장은 “우리는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한미FTA를 체결하라고 한 적이 없다. 이 땅에 광우병 소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고자 청주에서 서울까지 왔다”면서 “‘내 새끼 먹는 데 장난치는 놈이 제일 나쁜 놈’이라는 영동의 한 할머니 말씀처럼 정부는 성난 어머니들의 질타가 들리지 않는가”라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지구를 살리는 청주여성 모임은 충북도에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됨으로써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평가하고, 정확한 이력추적제를 시행할 것을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충북 현도에서 온 문한뫼(12) 군은 인간 광우병으로 죽은 영국인 조안나 양의 이야기를 들며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말 것을 대통령과 어른들에게 부탁했다. 문 군은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정하고 있는 규정을 들며 “우리 아이들에게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먹게 하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자신이 직접 쓴 선언문을 또박또박 낭독했다.

김상택 기자

한미FTA저지를 위한 여성대책위는 22일 오전 서울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광우병 의심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와 한미FTA 전면 무효'를 선언하고 금줄로 청와대를 둘러싸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한편 이날 여성대책위는 학부모·어린이 선언식을 끝내고 ‘광우병이 나라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을 상징하는 금줄 두르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회원들이 금줄을 들고 청와대 앞 도로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전경들이 아이들과 여성들을 막고 사방을 포위하는 위협적인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향미 기자

 

제5호 5면 2007년 5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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