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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북쪽으로 4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이타마 현에 속한 추루가시마란 시가 있다. 인구 6만9천의 작은 도시인데, 1966년에 시로 승격되면서 주민참여문화가 크게 발달한 곳이다. 일반 행정부문은 물론이고 2000년도에 학교와 교육공무원, 학부모, 일반시민 대표로 구성된 교육의회를 설립하였고 이 활동에서 사람들은 아동 참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001년 추루가시마 시의 교육임원단은 아동을 ‘작은 공동체건설자’로 규정하고, 아동참여문제를 핵심사안으로 삼았다. ‘작은 공동체건설자’로서의 아동이라는 개념은 아이들이 공동체 건설에 협력해야 할 현재의 파트너일 뿐 아니라 주체라는 것 그리고 공동체 건설에 있어 미래의 책임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생각은 2002년 유엔총회의 아동에 관한 특별세션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추루가시마 시는 2002년부터 시의 교육기본원칙에 아동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그 방법은 연례적인 ‘아동 자유토론’이다.
아동 자유토론에는 초등 4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매번 10명에서 20명의 아동이 참여하고 있고, 여기서 논의된 내용 중 많은 제안이 곧바로 교육기본원칙에 반영된다.
예를 들면 교실 청소시간을 줄이는 대신 쉬는 시간 늘리기, 아동 평가에 기초한 커리큘럼와 학교 발전계획, 아동 참여의 중요성을 아동 스스로 인식하게 하는 방법 채택, 학교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아동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다른 학교 학생이 해당 학교를 현장 조사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제 이러한 아동참여 프로그램은 각 학교의 변화뿐만 아니라 시의 교육정책에도 영향을 미치며, 더 나아가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지역 축제를 개최하는 등 그야말로 아동이 공동체의 한 주체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의사를 표현하고 제안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또 아이들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해 어른들이 가져야할 태도와 방법의 훈련도 함께 병행되었다.
추루가시마 시의 사례는 아동의 미성숙성은 아동의 참여권을 박탈할 이유가 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어른들이 아동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배워야 할 필요성과 책임감을 강조한다.
근래에 들어 거리로 나서는 한국 청소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체 집회를 가지는가 하면 1인 시위를 하기도 하고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학생들이 인권을 생각하고 인권을 위해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가 성숙해 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학교에서의 문제를 들고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은 우리가 생각해 볼 문제이다.
학생들은 피교육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교육의 한 주체이며 학교라는 공동체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더 이상 미성숙함을 이유로 이들의 참여권을 박탈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