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 썸네일형 리스트형 모두의 안녕을 위하여 "우선 새를 잡아와 (…) 그리고 남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 새의 주둥이를 틀어막고 때리란 말이야 시퍼렇게 멍들 때까지 얼룩지지 않도록 골고루 때리는 게 중요해 잘못 건드려서 숨지더라도 신경 쓰지 마 하늘은 넓고 새는 널려 있으니 오히려 몇 마리 죽이고 나면 더 완벽한 파랑새를 얻을 수 있지 (…) 맞아서 파랗든 원래 파랗든 파랑새라는 게 중요한 거야" 성미정의 시 「동화-파랑새」의 한 대목이다. 1997년에 나온 시집(『대머리와의 사랑』, 세계사)에 실린 시인데, 시간의 흐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멀쩡한 새를 잡아다가 '골고루' 때려서 억지로 행복의 파랑새를 만드는 대목에서는 나도 모르게 멈칫했다. 독서모임의 학생들을 반국가단체 주도자로 바꾼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의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 2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