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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풀뿌리

슬로우 시티(SIow City)를 아십니까

[시민기자석]

 

'슬로우 시티(SIow City)운동'은 1999년 이탈리아의 작은 소도시 그레베 인 키안티 시장으로 취임한 '파울로 사투르니니'로부터 시작한다. 파울로 시장은 “빨리빨리 살 것을 강요하는 바쁜 현대생활은 인간을 망가뜨리는 바이러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느리게 살기를 실천함으로써 참다운 행복을 얻을 수 있으며. 도시 공동체 전체가 함께 느리게 살기를 실천함으로써 더욱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민을 설득했다. 이후 도시 전체를 슬로우 시티로 바꾸고자 자판기. 냉동식품. 패스트푸드. 백화점. 할인마트를 몰아냈다. 버스도 사라지고 주민은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거리를 이동했다.

느리게 살기로 참다운 행복을

슬로우 시티운동 초기에는 패스트푸드와 자동차 등에 의존하는 일상생활에 익숙한 주민의 강력한 저항에 맞닥뜨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파울로 시장의 비전제시와 설득으로 그레베 인 키안티 시는 세계최초의 슬로우 시티로 재탄생하였다.

지금은 이탈리아 32개 도시가 슬로우 시티운동에 동참하고 있으며. 전 세계 10여 개국 93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다. 9월 6~10일 현재 슬로우 시티 국제연맹 회장단이 방한. 한국관광공사에서 '한국 슬로우 시티 도입과 세계적 브랜드화'라는 주제로 방문기념 세미나를 열었으며. '슬로우 시티 국제연맹' 가입을 신청한 전남 완도군. 담양군. 장흥군. 신안군 등 4개 자치단체를 현장 방문. 확인한다. 이처럼 슬로우 시티 운동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슬로우 시티(SIow City)는 “불편함이 아닌 자연에 대한 인간의 기다림”을 주제로 한다. 급하고 빠르게 사는 것보다 천천히 살며. 자연과 인간의 삶을 조화롭게 지속가능한 지구를 추구한다. 나와 내 가족만이 아닌 내 이웃과 더불어 사회 전체의 건강과 행복을 지향한다.

'웰빙'은 건강한 몸과 안락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유기농식품을 먹고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며. 도시의 여러 공해로부터 일정한 거리 두기를 하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다. 개인적 건강. 개인적 삶의 만족성 추구가 웰빙이라면 '로하스'는 '나' 포함해 사회와 지구 전체의 건강성을 추구한다. “슬로우 시티 운동”은 로하스의 사회공동체적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로하스의 사회공동체적 실천

슬로우 시티 운동의 성공조건은 '슬로우 푸드'운동과 '유기자연농법' 등 친환경 농업의 정착이다. 슬로우 푸드 운동은 통조림. 냉동식품. 고도 가공식품. 제과. 아이스크림. 술과 담배. 청량음료 등을 안 먹고 안 피우고 안 마시자는 운동이다. 또 식품의 규격화. 대량생산체제. 전 세계적 표준화를 통한 맛과 영양. 종류의 획일화를 거부한다.

또한 화학비료와 화학농약을 사용한 농축산물을 생산. 거래하지 않고 먹지 않는다. 이처럼 슬로우 시티운동은 슬로우 푸드 운동에 이르고 자연스럽게 유기자연농법 등 친환경 농업을 연구하고 실천하게 된다.

슬로우 시티 국제연맹에 가입하면 자전거와 걸어다니는 사람을 위한 도로 정비. 도로공원. 마을 공원 확대.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필수적이지 않은 인공 구조물 설치 금지. 무공해. 또는 저공해 버스운행. 경음기 사용금지. 네온사인 간판. 외래어 간판. 지역특성과 무관한 간판을 지역특성을 살리고 시각적 안정감과 친화력을 고려한 간판으로 교체해야 한다.

냉동식품. 가공식품을 팔지 않고 청량음료와 아이스크림. 방부제와 색소가 첨가된 과자 등을 팔지 않는다. 식품점과 식당은 지역 전통식품. 전통 음식만을 팔아야 한다.

슬로우 시티가 성공하려면 자연환경파괴를 전제하는 개발. 속도를 숭배하는 발전. 화학비료와 화학농약을 대량 사용해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체제. 지구온난화와 환경호르몬 섭취를 유발하는 에너지낭비와 화학물질 사용. 간편하고 맛있는 햄버거. 통닭. 피자. 샌드위치 등 패스트푸드. 무절제한 음주와 흡연. 어린이의 인격과 꿈을 무시하는 교육체계 등 지역사회의 오래된 관행과 관습을 바꾸어나가야만 한다.

슬로우 시티의 모범적 성공모델은 이탈리아의 그레베 인 키안티와 일본의 '유후인'을 들 수 있다. 그레베는 인구 약 1만5천명이고 유후인은 약 1만1천명이다. 두 곳의 공통점은 두 곳 다 낙후한 지역이고 자연환경과 경관을 지키고자 댐. 골프장. 리조트 등을 반대했다. 환경파괴를 통한 통상적인 발전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환경과 경관을 지켜갈 수 있는 범위에서 발전을 모색했다.

이들 주민은 전통적인 삶의 모습과 자연환경. 경관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 세계적인 관광지로 가꾸어냈으며. 개발. 발전의 정도가 높은 다른 지역 주민보다 삶의 질. 삶의 만족성이 높고 경제적 수입 또한. 훨씬 많다.

삶의 질과 경제적 수익 일거양득

우리는 이제까지 '지역발전=빠르게=도시화'라는 등식을 당연시해왔다. 그러나 그레베나 유후인은 좁은 도로를 넓히지 않았다. 크고 높은 건물도 금지했다. 이처럼 지역이 살아남고 발전하고자 한다면. 전국적 보편성보다 지역적 특수성을 살려야 한다는 사실에 눈을 돌려야 한다. 도시 관광객은 도시에는 없는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지역만의 가치를 찾아 지방을 돌며. 농어촌에 가고자 한다.

농어촌 관광이 농어촌 활성화. 농어촌 환경보전. 도시민의 여유로운 여가활동을 목표로 할 때. “슬로우 시티”가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할 수 있고 서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몸과 마음의 건강. 정서적 시간적 여유와 함께 경제적 수입까지 누리는 슬로우 시티라면 지역 주민의 환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역주민이 슬로우 시티를 받아들인다 해도 “주어진 것”만을 받을 게 아니라 그레베나 유후인 주민처럼 스스로 “자기의 것”, 지역만의 가치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이끌고 통제하고 연구. 개발. 경영하고자하는 '지역공동체'를 구성하고 발전시켜가야 한다.

한용현 참여자치 완도 시민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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