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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풀뿌리

"농협이 앞장서 미 쇠고기 수입"

350만 농민 “농협중앙회 해체 투쟁” 결의

 

폭우 속 전국 지역별로 규탄대회 가져
수입중단 요구...7일까지 확답없으면 전면투쟁


【전국】농민들의 분노가 다시 폭발했다. 한미FTA 타결 이후 이의 국회비준을 저지와 대선연계 투쟁을 모색해 오던 전국의 농민들이 5일 다시 팔뚝을 걷어부쳤다.

 

전국농민총연맹

농협중앙회가 100% 출자한 '(주)농협무역' 측이 지난 2004년부터 호주산 쇠고기를 연간 3~4천톤여 수입해온 데 이어 지난 7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온 사실이 드러나자 5일 전국 농민들이 일제히 규탄대회를 갖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농민총연맹은 6일 서울 농협중앙회 앞에서 규탄집회를갖고 '농협중앙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농민들의 피땀으로 설립, 운영하고 있는 농협중앙회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산 쇠고기 뿐만 아니라, 미국산 소갈비 수입계획도 사실상 결정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농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농민들은 농협중앙회가 앞서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온 사실이 드러나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한 채 농협중앙회 존재론 자체를 부정하고 나서는 등 강도 높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5일, 농민들은 전국 농민회 지회별로 일제히 규탄대회를  갖고 “농협이 미국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농협중앙회 해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농민들은 이번 농협중앙회 측의 미국 쇠고기 수입 행태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11일 있을 ‘이경해 열사 4주년 추모식’을 기해 전국적인 투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주)농협무역 측이 미국 쇠고기를 수입해 온 사실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 김우남 의원(통합민주신당)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밝혀졌다.

11일 이경해열사 추념식 기해 전국투쟁 전개
한미FTA 찬성 대권후보 반대 정치투쟁도 병행


한미 FTA 저지 대구경북운동본부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은 5일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 농산물을 수입하기 위해 농협이 100% 출자해 만든 자회사인 농협무역이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음이 밝혀졌다”고 명시하고 “농협중앙회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전농경북도연맹은 이날 농협중앙회에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주)농협무역은 지난 5월 미국 타이슨(Tyson)사와 미국 쇠고기 669t(35만8700달러)을 수입하는 수입계약을 체결하고 이중 309t에 대해선 이미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명시하고 “이는 농협무역의 전체 매출액 3326억4500만원의 42.73%에 이르는 수준으로 국내 축산업계의 이익은 커녕 외국산 쇠고기 장사를 통해 막대한 이득을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농경북도연맹은 이어 “농협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 농민들의 민심을 외면한 채 대국민사기극을 진행하고 있다”고 적시하고 “ ▼한미 FTA 민간대책위 즉각 탈퇴 ▼쇠고기 수입 전면 중단 ▼한미 FTA에 대한 명확한 반대 입장 제시 ▼정대근 농협중앙회장 사퇴”를 요구했다.

도연맹은 10일까지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이의 수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농협중앙회 해체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이날 안동농민회(회장 김치현)는 농협중앙회 안동시지부 앞에서 규탄집회를 갖고 “농민이 주인인 농협이 앞장서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해 온 사실이 경악을 감출 수 없다”며 “이는 주인인 농민을 배신한 행위에 다름 아니다”고 비난했다.

 

안동농민회

농협중앙회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온 사실이 드러나자 5일 안동농민회는 농협중앙회 안동시지부에서 규탄집회를 갖고 "농협중앙회가 7일까지 수입중단 등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11일 이경해열사 추념식을 기해 농협중앙회 해체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김치현 안동농민회장은 “농협중앙회가 앞장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농협 스스로가 농업을 지켜가는 대들보 역할을 하는 것처럼 선전해대더니 속으로는 자회사를 앞세워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 11일, 우리 농민들은 천륜을 버린 농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 간판을 우리의 손으로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들 농민들은 “오는 11일 이경해 열사 4주년 추모식을 기해 한미FTA반대 전국동시다발 시군대회를 시작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즉각 중단을 위한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들은 또 11일 대투쟁 이후 농민회 각 지회별 간담회를 갖고 “한미FTA 찬성 대통령 후보자는 선택하지 않는다”는 의제를 설정, 대정치 투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농민들은 농협중앙회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안동농민회


전농연 광주·전남연맹 산하 농민단체들도 같은 날 각 지역별로 시위를 갖고 농협중앙회의 작태를 규탄했다.

이들 농민들은  '미쳐 돌아가는 세상, 농민들이 바꿀 것이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농민을 대변해야 할 농협무역이 앞장서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광주 북구 중흥동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농협중앙회 전남지부장실을 항의방문하고 “농협은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항의방문 자리에서 농민들은 "7일까지 이같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광주·전남지역 농협 시·군지부를 점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 농민들이 농협중앙회 규탄시위에 나서자 전농연은 6일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농협중앙회의 자회사인 농협무역측이 지난 2004년부터 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온데 이어 지난 7월 미국 타이슨(Tyson)사로부터 미국산 쇠고기 369톤을 들여와 검역을 받고 있는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며 “농협 중앙회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농협 중앙회 해체 투쟁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장흥농민회

 

또 전농연은 “농협무역측이 미국산 소갈비의 수입이 허용되면 이도 수입할 것임을 결정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농협이 농민의 편에 서지 않을 것이라면 농업협동조합 간판을 내리라“고 주장했다.

이에앞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국민감시단 제주본부(이하, 제주 감시단)’는 4일 농협중앙회제주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입쇠고기 전량폐기와 수입전면 중단, 농협무역 해체와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제주감시단은 “농협무역이 농산물 수출확대와 농자재 수입비용 절감이라는 당초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2002년부터 호주와 뉴질랜드산 쇠고기 수입에 주력해 왔다”고 지적하고 “군납이 주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동안 수입물량의 상당부분이 시중에 유통됐으며, 금번 미국쇠고기 역시 시중유통을 목적으로 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감시단은 또 “농협중앙회의 미국쇠고기 수입은 축산농가의 붕괴뿐 아니라 우리농업 전체를 절체절명의 위기로 몰고 갈 한미FTA의 비준을 돕는 것으로서,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스스로 존재근거마저 부정하는 이율배반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또 감시단은 “농협중앙회의 미국쇠고기 수입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이번 농협중앙회의 작태는 한미FTA 체결로 실의에 빠져있는 농민뿐만 아니라는 농업, 농촌을 위한다는 이유로 농협중앙회를 신뢰했던 국민들의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고 단정했다.

이번 농협무역 측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한미FTA 국회비준을 앞두고 터져나온 것이어서 농민들의 한미FTA 저지 투쟁을 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농협무역측, 2004년부터 외산 쇠고기 매년 3~4천톤 수입
군납으로 300여억원 수입올려

한편 농협무역측은 지난 2004년부터 호주산 쇠고기를 매년 3~4천톤씩 수입해 온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미국 타이슨(Tyson)사로부터 미국산 쇠고기 369톤을 들여와 검역절차를 밟고 있으며 내달에는 2차 수입분 300톤을 추가로 들여올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농협무역 측은 정부가 미국산 소갈비 수입을 허용하면 이를 수입할 것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무역 측은 외국 수입 쇠고기를 군납으로 판매해 약 300여억원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무역은 농협중앙회가 100% 출자하여 세운 자회사로 알려졌다.

농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주)농협무역측은 미국쇠고기 수입중단 의사는 없으며, 앞으로 미국산 소갈비 수입 허용 시 소갈비도 수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효선 기자

 

제19호 1면 2007년 9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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