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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오피니언

검역 주권 포기하는 한심한 정부

[시론]

 

며칠 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리는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검역재개 규탄대회에 참석하였다. 평일 낮이라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서울 곳곳에서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의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그 유통과정을 감시하는 광우병 감시단원들의 소망과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집회장과 감시단 실천을 전개한 서울역 롯데마트에는 많은 언론기자들이 뜨거운 취재열기를 뿜어내며 따라다녔다. 이런 언론의 높은 관심은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 문제가 우리 국민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을까?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작년 10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후 이후 한미간 수입위생조건 위반 사항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전체 319건 중 약 60%에 달하는 188건의 위반사항이 반복적으로 나왔다는 것은 미국의 검역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저들이 한국정부 알기를 얼마나 우습게 아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미 쇠고기 수입에 관한 위생검역 협정 제22조에 따르면 30개월 미만의 살코기 수입조건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거나 특정위험물질(SRM)이 나올 경우 수입중단조처를 취한다고 나와 있다. 그런데 정부는 광우병 위험물질인 척추뼈가 발견되었음에도 수입중단이 아닌 검역중단조치를 취했고, 대형 유통 자본들은 여전히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더니 미국이 단순한 일회성 실수라며 문서 한 장을 보내오자 다시 검역을 재개하여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를 우리 국민의 식탁위에 올려 놓으려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최소한의 현장조사조차 없이 실수다 미안하다 하는 달랑 문서 한 장에 모든 것을 내주며 검역주권을 포기하는 이 나라 정부가 어느 나라 정부인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이는 자기 이익만을 쫓는 미국의 거대 기업과 국내 유통업체, 그리고 한미FTA 비준을 위해서라면 국민 건강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현 정부의 성격과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국민들의 강력한 분노의 표현과 감시만이 잘못된 정책을 바꾸고 우리 식탁을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지켜내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잘 보여 준다.

지금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로부터 우리 식탁을 지키려는 광우병 감시단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마트에서 시장에서 식당에서 광우병위험에 대하여 경고하고 홍보하며 안사고 안팔고 안먹는 3불(不)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필자가 사는 충북 청주에서도 광우병 감시단이 만들어져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를 우리 식탁에서 몰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를 판매하는 롯데마트와 이마트에게 지속적으로 항의 규탄을 하고 있으며,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에게는 직접적인 설득을 통해 광우병의 위험에 대하여 홍보하고 있다. 또한 시내에 있는 도매 유통점들이 미국산쇠고기를 취급하지 못하도록 이들을 설득 홍보하는 일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들의 주요 거래처가 소규모 정육점이나 식당들이라 도매점에서 광우병 위험 미국산쇠고기가 유통되면 원산지 표기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시중에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가 넘쳐나게 된다. 즉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광우병위험에 항상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청주에서는 몇몇 곳의 도매 유통점에서 미국산쇠고기를 판매한 적이 있다. 이에 충북감시단에서는 동네별로 감시단을 꾸려 판매 저지와 감시활동을 벌여 판매중단 약속을 받아 내었다. 처음에는 찾아가서 광우병위험에 대하여 설명하고 미국산 쇠고기 판매 자제를 요청하였다. 그러면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여 판매를 접는 업소도 있고, 거칠게 반발하며 판매를 강행하는 업소도 있다.

이 때 동네주민들에게 알리고 주민이 함께 광우병위험으로부터 우리 식탁을 지키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자 호소하면 많은 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신다. 동네감시단이 주민홍보를 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청주시 봉명동 감시단, 금천동 감시단 모두 이렇게 만들어 졌다. 

현재 미국의 목표는 한국에 뼈를 포함한 모든 연령의 쇠고기를 수출하는 것이고 한국정부는 이를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특히 뼈를 포함한 쇠고기의 수출이 중요한 것은 갈비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성 때문이다. 지금처럼 뼈 있는 쇠고기의 수입이 금지된 상황에서도 수십 차례에 걸쳐 위생조건을 위반하고 있는데 앞으로 뼈까지 수입이 허용되면 육안검사로는 척추 뼈인지 갈비뼈인지 구분할 수 없어 광우병위험물질이 거의 무제한적으로 반입될 것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정부에게 기대할 수 없는 지금 국민이 나서서 광우병위험으로부터 우리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동네마다, 마을마다, 생활감시단의 촘촘한 그물이 필요한 것이다.

 

신동명 충북 광우병 감시단 집행위원장

 

제18호 18면 2007년 9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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