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사설
한국 시민운동의 새 역사를 기록할 시민사회운동 전문 매체가 탄생했다. 시민사회신문은 시민의 편에서 권력을 감시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며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할 것이다. 또한 때로는 따끔하게 시민운동의 성찰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정론지 역할을 다 할 것이다.
시민사회신문은 무엇보다 우선 시민사회단체 활동에 안팎으로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시민운동 발전에 기여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시민사회신문이 지향하는 것은 매스미디어가 아니다. 운동하는 신문이다. 시민운동하는 신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운동을 잘 생각해보면 사업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주역은 사업을 성인이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업은 하늘과 더불어 하늘이 하는 일에 참여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본질적 의미는 역사에 일치하는 게 운동이다. 시민사회신문은 개인의 목소리를 높이거나 집단이 이익을 관철하는 운동이 아닌 역사에 일치하는 것, 자유정신에 따라 사업과 운동을 공유할 것이다.
최근 시민운동이 위기 또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이야기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좋은 사회가 만들어지면 시민운동이 할 일이 없어지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시민운동의 필요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양극화 사회 문제와 경제정의, FTA, 풀뿌리 민주주의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의 산적해 있다. 함께 꿈꾸며 현실로 만들어야 할 일들이 많은 것이다.
시민사회가 한국사회 변혁을 일궈온 지난 세월의 열매보다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할 때 어깨가 자못 무겁다. 시민사회신문은 지면 하나하나에 우리 시민사회가 걸어온 족적을 낱낱이 기록할 것이다. 시민사회신문의 걸어갈 길이 한국 시민사회와 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그런 시민사회의 녹록한 애정을 자양분 삼아 처음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날마다 거듭나는 참언론의 씨를 뿌릴 것도 다짐한다. 그래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한국시민사회의 오롯한 창이 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은 바다이듯이 시민사회신문은 ‘낮은 신문’임을 명심할 것이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물어보는, 그래서 사회의 소외계층과 약자를 먼저 생각하는 신문이 되고자 한다. 언제나 시민과 함께하고 더 좋은 세상을 향한 어깨걸기에 주저하지 않을 작정이다. 이는 왜곡되지 않은 한국사회의 여론을 전달하고 다양한 가치 지향적 여론 형성의 중심에 서기 위한 걸음마요, 목적지를 향한 숭고한 사명이다.
시민사회신문은 참 주인인 시민사회와 시민, 그리고 애독자와 더불어 운명의 핏줄로 맺어질 것이고 세상을 바꾸려는데 혼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그리하여 눈이 확 트이는 신문, 우리사회 경종을 울리는 신문, 피부로 느껴지는 신문, 맛깔스러운 신문, 사람냄새 가득한 신문을 세상에 선 보이고자 한다.
시민운동은 꿈꾸는 사람들의 무대라고 했던가. 시민운동속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정의와 평등과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꾼다. 시민사회신문도 꿈을 꾼다. 대한민국 시민사회의 희망을 연주하고 진보를 말할 것이다. 나아가 한국사회 진보적 지성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는 언론이고자 한다. 시민사회의 소중한 활동을 엮어내는 시민사회 역사의 집을 짓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시민사회신문이 시민운동의 새 길을 개척하는데 앞장서고자 한다. 역시 시민운동의 발전이 시민사회신문과 나아가 한국사회를 변화시킨다는 믿음에서다. 이를 위해 자본으로부터 보다 독립적인 신문, 시민사회와 함께 대안을 창출하는 언론으로서 서기 위한 준비를 해 나갈 것이다. 시민사회의 박수와 한 발 나서 내미는 손이 필요하다. 든든한 지원군이기 때문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시민사회, 그리고 독자 여러분의 지고지순한 애정을 바란다.
설동본(본지 발행인)
시민사회신문
1호 27면 2007년 4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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