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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사설

사회책임(SR) 담론과 시민사회

사회책임(SR)이 새 담론으로 부상하고 있다. SR은 원래 기업사회책임(CSR)에서 출발했지만, 최근 논의 흐름은 모든 조직의 SR로 확산되고 있다. 시민단체가 주요 대기업들의 사회책임 수준을 평가하기도 하고, 노동부문에서의 기업사회책임과 NGO의 사회책임에 대해서도 토론이 활발하다.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SM)과 SR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현재까지 약 25개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기업의 SM과 SR경영을 위한 국제기구들의 움직임은 한층 더 빠르다. GRI에서는 2006년 말 가이드라인 개정판(G3)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작업을 이끌고 있고,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사회책임에 관한 국제적 가이드라인 ISO26000(SR)을 2009년 말까지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SR에 대한 논의는 그동안 CSR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기업사회책임에서 C(Corporate)를 빼고 SR 국제표준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기업 외에 정부, 노조, 단체 등 다양한 조직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해석되나, 환경경영체제(ISO14001) 규격처럼 여전히 SR 표준의 핵심은 기업 경영에 있어서의 사회책임을 규정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논의 중인 SR 국제표준화의 가장 큰 특징은, 보통의 ISO 규격과는 달리 기업의 경영체제를 위한 규격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ISO 문서의 권위, 조직의 자율성 정도, 그리고 각 기업 활동 국가의 사회, 문화, 정치적 차이를 존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SR에 대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자발적이고 다양한 접근을 가능케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사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업사회책임에 대한 논의와 사회책임투자(SRI), 윤리적 투자를 위한 사회운동이 일찍부터 진행되어 왔다. 유엔사무총장이 나서서 기업의 인권, 노동권, 환경, 부패방지를 위한 책임성을 강조한 UN의 Global Compact는 이러한 지구촌 사회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고, GRI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라인은 사회 각 분야에 대한 기업 책임성 규정과 이와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는 지침을 수록하고 있다.

그동안 ISO의 SR 논의의 주제는 조직의 지배구조, 환경, 인권, 노동문제, 공정한 조직운영,소비자 이슈, 공동체 참여 및 사회발전 등 모두 7분야로 정리되고 있다. 사회책임을 위한 실행지침으로서는 조직의 활동배경분석, 사회책임의 통합, 이해관계자 관리 등이 제시되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Communication)을 통해 사회책임 수준을 높여나간다는 방법론이다. 향후 ISO26000 논의는 기업의 SM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더욱 그 영향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CSR과 SM의 관계를 혼동하는데, SM은 기업사회책임을 요구하는 사회의 목소리에 대한 기업의 대응적 수단이다. 기업이 더 이상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지 않고, 능동적으로 SM을 실현함으로써 지속가능한 투자를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를 이뤄 내는 것이 지속가능사회의 기본 요건이 되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글로벌화와 다양성의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기업사회책임성 강화와 지속가능경영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는 위기적 요인과 기회적 요인이 동시에 존재한다. 기업이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사회책임을 다할 경우, 그 기업은 글로벌 규범의 적합성을 증명하고 신뢰성과 좋은 인지도를 유지할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경제적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사회 여론과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지속가능경영을 솔선수범하는 기업을 선택하고 그 기업에 더 많이 투자하리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제 SM-SR-SRI의 선(善)순환 고리를 통해 우리사회 전체의 건강성과 지속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고, 이러한 사회적 토대 위에서 비로소 기업들도 제대로 된 ‘지속가능경영’을 이룰 수 있다는 총체적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시민사회신문

 

제2호 19면 2007년 5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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