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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오피니언

'영산강살리기 대탐사’를 마치고

[풀뿌리 기고]

 

올 여름 광주·전남 시민환경단체(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가 영산강의 모습을 재조명하고, 다시 희망의 강으로 부활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영산강 350리 대장정을 준비하고 함께 하였다. 한낮의 폭염 가운데 강변의 둑길을 걸으면서, 뱃길을 이용하여 영산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자전거를 이용한 탐사를 통해서 우리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흘러내리는 구슬땀 속에서 자연의 소중함과 영산강을 들여다보았다. 우리의 삶 중심에서 수천년을 굽이굽이 흘러온 영산강은 물줄기만 흐르는 것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250만 남도민의 애환과 오랜 삶의 흔적이 배어 있었으며, 우리와 함께 숨 쉬면서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역사와 문화를 안은 강  

그러나 그동안 마시는 물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없었기에 우리의 관심밖에 있었던, 아니 우리가 너무나 무심하게 바라만 보았던 점을 먼저 반성하고 우리 앞에 놓여진 '영산강을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해야 할 것인가'라는  숙제를 해결하여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영산강을 단지 수자원으로서의 이용하려는 경제가치적 사고에서 벗어나, 푸르름이 가득하고, 생물이 다양하게 서식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생태공간으로서의 영산강을 건강하게 가꾸어 가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며 다음의 노력들을 기울여 가야할 것이다.

먼저 영산강살리기 운동의 전체적인 협력과 역할분담을 나누고 방향과 목표를 단계별로 정하여 구체적인 전략프로그램 연구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여러 생활의 주체와 결합하는 운동을 통해 시민과 더 밀착하고 그 대안들을 함께 만들어야한다.  

영산강 350리 대장정에 나선 탐사대의 모습.


둘째로 하나의 수계임에도 환경정책이 광주, 전남의 행정권역으로 나뉘어 관리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환경정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관리 행정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통합관리를 촉구하기 위하여 이 유역에 속한 지역의 시민·환경단체가 앞장서야 한다.

셋째로 영산강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문화운동의 전개이다. 생활공간으로서 영산강의 문화를 찾아서 새로운 시민문화운동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영산강이 지닌 지리, 역사, 문화적인 배경을 소홀히 하면서 진행된다면 숲은 모르고 나무만 보는 꼴이 되고 만다. 즉 수질개선 및 생태계보전과 함께 영산강을 알기 위한 계획이 동시에 이루어져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이 담긴 강 문화를 창출, 친수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일이다.  
  
인공적 조성 벗어나야

넷째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강을 만들어야한다. 하천 경관의 가장 큰 특징은 물의 흐름에 의하여 형성되는 경관의 다양성이다. 물과 녹음, 물의 동적 움직임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경관은 사람들의 틀에 박힌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름다움과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장소이다. 이를 위해 자연의 선택을 존중하고 기다리자. 인공적인 조성이 아니라 자연의 선택과 적응을 기다리면서 오랫동안 계획하고 인내했으면 좋겠다. '자연의 질서'를 '인간의 두뇌'로 대신할 수 없다. 따라서 자연의 가치와 운행의 원리를 폭넓게 수용하자. 효율과 속도만을 쫓아 건설된 지금의 반자연적 하천에 다양성, 공존과 공생, 순환성 등이 인정된, 그리하여 강 스스로 완전한 생태계가 되도록 하자. 
  
영산강 문화권 만들자

영산강이 지역의 생명의 젖줄로서의 역할을 다시 할 수 있는 그날이 올 때 까지 영산강 유역에 사는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의 협력과 이해를 통해 안전하고, 아름답고, 생태적인 공간으로 살리는 운동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도 단순하게 수질만을 개선하려는 단선적 접근이 아니라 맑은 물이 흐르는 생명력 넘치는 하천을 만들고 한 걸음 너 나아가 상·하류간, 지역간, 유역구성원들이 상호 협력하는 ‘지속가능한 유역공동체’(sustainable watershed community)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영산강의 모습은 무엇인지를 서로 이야기 나누고 하천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며 강 살리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영산강은 자연과 인간의 희망이 담겨있는 공간으로 되살아날 것으로 믿는다.  


최길성 푸른전남21협의회 사무처장

 

제15호 14면 2007년 8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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