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실업률 3.5%. 정부의 공식통계만 가지고 보면 실업률은 심각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공식 실업자 중 절반 이상이 청년실업자고 취업을 원하는 중장년 여성 및 노인층, 노숙인, 장애인 등 대표적인 취업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은 아직 미약한 편이다. 고용 없는 성장의 심화와 취약계층의 고용문제에 대한 특별한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회적기업은 이러한 이들에게 직업훈련과 일자리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두 마리 토끼 쫓는다
사회적기업은 일반적인 기업방식과 유사하게 운영되기는 하지만 다른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주주와 소유자의 이윤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운영되지만 사회적기업은 기업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창출된 이윤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재투자되는, 소위 두 마리의 토끼를 쫓는 기업이다.
이윤의 극대화라는 측면만을 강조하게 된다면 일반 시장의 정상적인 비즈니스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직업훈련이나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동안 사회에서 관심을 두지 않았던 여러 공적인 영역에서 각종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공급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다는 면에서 가지는 사회적인 성과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회적기업은 주로 제3섹터에 속한 비영리단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과 참여를 나타내고 있다.
‘함께일하는세상(주)’은 장기실직과 빈곤으로 고통을 당하는 지역사회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친환경청소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 2003년 자활공동체 13개 청소사업단이 협력하여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초·중등학교와 관공서 등의 청소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12개소 지점을 직영하고 26개의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는 등, 200명 고용 규모의 사업체로 성장하였다.
‘행복도시락센터’는 일반 기업, 지방정부, 민간공익재단 그리고 자활후견기관을 비롯한 비영리기관의 지원과 협력으로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이다. 이 회사는 기업 사회공헌기금의 지원으로 위생적인 도시락 생산시설을 본격적으로 갖추고 결식아동이나 독거노인 가정에 매일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전국에 27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고, 500명에 달하는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매일 7천식의 행복도시락을 결식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렇듯 비영리기관이 직접 설립하여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 점차로 늘어나고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 비영리 부문의 고용비중이 10%를 상회하는 국가들이 영국과 이탈리아 등을 비롯하여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비영리부문의 확대는 실질적으로 실업률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의 목표는 부의 축적이 아니라 결국은 사회적 연대와 복지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시장 자본주의는 개인의 이윤추구를 통해 공동선이 증진된다는 아담 스미스(Adam Smith)의 기본전제를 바탕으로 하지만, 시민사회는 정반대의 전제에서 출발한다고 그는 ‘유러피안 드림’(2005, 민음사)에서 주장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시장과 정부의 실패로 인한 실업과 빈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을 사회적기업에서 찾아내고 있다.
관심과 참여 필요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시스템 구축과 지역사회 투자기관 등 사회적기업 투자자본의 육성, 사회적기업가 양성과 훈련 등 각종 사회적 기반 조성,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활동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도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관련법을 제정 하고 지원을 확대해나가는 추세이다. 또한 민간차원에서 실업극복국민재단, 희망제작소, 신나는조합 등이 사회적기업 지원과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경우 점차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기울이며 비영리단체와의 협력과 지원의 수준을 높여나가고 있는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과 경제적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의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기업 그리고 시민사회의 폭넓은 관심과 실제적인 협력을 통한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15호 19면 2007년 8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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