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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문화

중국 NGO연대 활발

칭화대 왕밍교수 '아시아시민사회포럼'서 강연

 

'공민사회' 성숙 위해 300만개 활동
농촌 상경 비정규직 문제 심각

지난 2005년 3월 전국인민대회에서 국가군사위원회 주석직에 취임함으로써 중국의 3권을 모두 장악한 후진타오는 새로운 시대에 지향해야 할 정치이념으로 ‘화해사회(和諧社會)’를 내걸었다. 인민의 일부를 부유하게 만들어 다른 인민을 이끌고 가게 하자던 덩샤오핑의 ‘선부론’을 멈추고 그 동안 심화된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현대중국의 이념적 기초인 평등을 강조한다는 의미다.

‘화해사회’를 이루기 위해 최근 중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활발하게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세력들이 생겨나고 있다. 바로 정부, 기업과 더불어 조화로운 사회건설의 한 축으로 인정받고 있는 NGO들이다. 이들의 발전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중국의 NGO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왕밍 칭화대 교수

성공회대학교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연구소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NGO 단체와 활동에 관심을 갖고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 및 활동 협력을 위해 올해 계속해서 진행 중인 ‘아시아시민사회포럼’의 여섯 번째 시간으로 중국 칭화대의 왕밍 교수를 초청했다. 왕밍 교수는 칭화대 공공부문관리학원 교수로서 중국 NGO 전문가다.

총 인구수 약 13억에 국토 면적은 960만㎢, 그리고 56개의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진 중국답게 중국 국내에서 활동하는 NGO수를 왕 교수는 약 300만개 정도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왕 교수는 “역사, 문화적 배경이 다르다 보니 NGO 개념에 대해 중국과 한국 간의 차이가 조금 있을 것”이라며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발표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운을 띄었다.

정부에 35만4천개 등록

왕 교수에 따르면 중국 NGO의 속성으로는 비정부기구, 즉 민간조직이라는 점과 사회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원봉사자들로 조직이 구성되었다는 점, 마지막으로 공익적 성격을 갖는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서 공익은 ‘公益’과 ‘共益’으로 나눠지는데 전자는 불특정 다수를 위한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고 후자는 특정 이익집단의 구성원들을 위한 이익활동을 말한다는 차이가 있다”며 “중국 사회가 변화하면서 다양한 이익집단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공의 개념을 구분해줄 필요가 있다”고 왕 교수는 설명했다. 또한 왕 교수는 중국에서 ‘시민’은 주로 도시민들을 의미하기 때문에 농업 인구가 더 많은 중국사회의 특성상 ‘공민(公民)사회’로 불러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왕 교수는 중국에서 NGO가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을 “1989년부터 1992년까지는 중국의 개혁개방 시기로 그 자체가 NGO 발전의 원동력이었고 1992년부터 1998년까지는 시장개방이, 2000년 이후에는 중국 정부의 자체개혁과 WTO가입, 인터넷의 발전과 사회계층 분화와 이익집단 형성” 등을 지목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중국 NGO는 몇 가지 특징을 갖게 됐다. 먼저 정부에 등록된 NGO 단체들만 35만4천개일 정도로 수량이 굉장히 많고 활동영역 또한 무척 광범위하다. 하지만 지역적으로 불균형하고 범위가 제한적이며 개별 단체는 영세하다는 특징도 있다. 또한 자원이 부족하고 재원이 부족해 동원력과 전문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관련 법규들이 NGO 발전을 저해하고 있을 뿐 더러 사회적 관심의 부족 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정부가 이제 NGO를 중요한 섹터로 인정하면서 앞으로 법률, 제도적 지원은 물론 기업과 단체들이 NGO 지원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올해 3월 기업이 기부할 수 있는 정도를 3%에서 12%로 증가시킨 법률이 제정된 바 있다. 공공서비스 영역에 있어서는 NGO로부터 서비스를 조달받는 정책도 마련할 수 있고 NGO가 정부의 행정을 감독하고 사회를 감시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왕 교수는 NGO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왕 교수는 “지금 발전 추세로 봤을 때 중국의 NGO 발전 전망은 굉장히 밝다”며 “중국이 전환기에 들어오면서 공민들의 의식수준이 상당히 높아져서 자발적으로 NGO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어 중국의 공민사회를 이루는 데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낙관했다.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연구소는 지난 2일 '제6회 아시아시민사회포럼'에 중국 칭화대왕밍 교수를 초청해 '중국 NGO의 발전현황과 정책분석'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포럼에서 보조발제를 맡은 황하오밍 중국NGO협력연합(CANGO) 상임이사도 왕 교수의 발제 내용에 정부가 NGO와 함께 벌인 환경캠페인 등의 구체적인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했다.

사회 현실에 맞는 유연성

토론 시간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NGO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먼저 중국 NGO간의 연대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냐는 질문에 왕 교수는 “중국에선 현행 법률상 NGO 연대는 제한되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문제에 있어서 많은 단체들이 점차적으로 공동행동을 펼치고 있으며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커뮤니티를 통한 연대활동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과거보단 유연한 사회주의 체제이긴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으로 경직된 부분이 있는 중국 사회 내에서 NGO가 과연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정부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공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의식 향상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낙관한다”며 “과거 투쟁적인 운동이 아닌 중국사회의 현실체제에 맞게 유연하면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중국 공민사회와 노동과의 관계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 왕 교수는 “농촌에서 올라와 도시 빈민층으로 흡수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가 심각하다”며 “노조가 제 역할을 찾아야 하고 기업과 결탁한 지방정부를 제제하는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상희 기자

 

제11호 12면 2007년 7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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