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와 우리의 미래' 포럼 창립
김지하 기념강연… 김영호·손숙·수경 대표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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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시인 |
“대다수 사람들이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이산화탄소 배출로만 결정지으려고 하는데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의 심각성이 주된 요인이겠지만 이 외에도 플러스 알파로 작용하는 다른 원인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지구온난화를 해결하려고 할 때 지나치게 과학적 원인에만 집착하지 말기를 바란다는 시인이자 생명운동가인 김지하 씨의 말이다. 지난 18일 열린 포럼 ‘지구온난화와 우리의 미래’ 창립식에서 발기인으로 참가한 김 시인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생명학적 성찰’이란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김 시인은 “며칠 전 일본을 뒤흔든 지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는데 일본 학자들은 지난 2004년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와 같은 지진과 해일이 온실가스 배출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전하며 “미국 과학자들도 상당수 그 관계 너머의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학적으로 증명할 길이 없어 유럽 과학자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과학설명 불가 영역
온난화포럼의 창립제안서에도 반영된 “기후변화는 인간의 사유 범위를 뛰어넘는 지구의 우주적 변동과 인류의 산업 활동에 연관되어 있다”는 김 시인의 문제의식은 동학, 정역, 강증산의 남조선 사상, 원불교 등의 대안으로 귀결된다. “혹세무민, 미신 같은 예언이라고 비난할 수 있겠으나 분명 과학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영역에 대해 한국은 19세기부터 이미 직감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한국에서의 지구온난화방지 운동이 서구에서는 내놓을 수 없는 대안적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시인은 “쓰나미의 원인으로 대륙판과 해양판이 충돌하면서 해일과 지진이 왔다는 주장이 있는데 판의 충돌은 지구자전축의 이동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예로 들면서 “정역에 이미 서남방으로 기울었던 지구 자전축이 20세기에 본 자리로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나와 있고 강증산에도 같은 얘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은 직관적 체험이 과학에 충격을 줘서 수준 높은 논리를 이끌어내 한 차원 진보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김 시인은 “후천개벽을 지향했던 동학과 정역, 남조선 사상, 원불교 등을 미신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심각하게 받아들여 과학적 검토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교토의정서 대체 새 틀을
김 시인의 강연이 끝난 후에는 김영호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지구온난화와 생물다양성 위기 - 포스트 교토 의정서 문제를 중심으로’란 주제발표를 했다. 김 전 장관은 “2007년은 UN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와 다보스포럼의 세계 경제지도자들, G8 정상회담의 각 국 정상들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지적했다”며 “자크 시라크 프랑스 전 대통령의 말처럼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틀을 위해 혁명할 때”라고 강연을 시작했다.
김 전 장관은 “석탄·석유·자동차 산업 등 소위 ‘오염산업연대’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려는 ‘의지의 연대’간 긴 싸움이 서서히 후자의 승리가 전망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계속 문제제기가 되면서 ‘오염산업연대’의 유지비용이 증가하고 ‘의지의 연대’ 비용 조건이 개선되면서 나타난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바이오연료, 수소 산업 등은 신성장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이제 온실가스를 줄이면서도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는 증거로 덴마크를 들 수 있다. 덴마크는 지난 25년간 온실가스를 18% 줄이면서도 70%의 경제성장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생물다양성 급감 시급
지구온난화로 인해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급감’을 지적하며 김 전 장관은 “기후변화 문제는 교토의정서로 해결해보자는 합의가 이어졌고 이미 포스트 교토의정서 논의가 전 지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반해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심각한 생물다양성 급감 문제는 아직 행동의 큰 틀이 짜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2010년과 2012년에 열리는 UN 생물다양성조약 체결국 회의를 한국이 유치해 한국의 생태주의 복원과 생태경제 시대의 주도권을 잡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김 전 장관의 주장이다.
포스트 교토의정서 시대에는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두 참여하는 논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조정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8년 람사협약회의, 2010년 혹은 2012년 UN 생물다양성협약, 2012년의 리우+20 지구환경정상회의 등을 유치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김 전 장관은 강조했다.
김상택 기자 |
포럼'지구온난화와우리의미래'는 18일 서울 배재학술지원센터 세미나실에서 창립행사를 열고 김지하 시인과 김영호 교수의 특별강연을 들었다. |
한편 이날 정관과 임원선출, 사업계획안 등을 통과시킨 온난화포럼은 생태지평의 기획으로 김영호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손숙 전 환경부 장관, 수경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로 선임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인해 닥쳐올 경제적·환경적·사회적 위기를 최소화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포럼 ‘지구온난화와 우리의 미래’를 창립한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제13호 10면 2007년 7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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