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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사회

“망국적 협정 폐기하라”

공은 국회에… 29일 전국적 집회

 

국회의원 시민사회, 서명중단 요구 "비준 막아야"

 

정부가 한미FTA 체결을 강행키로 한 가운데 27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는 한미FTA를 반대하는 국회의원들과 시민사회 각계 인사 1백여명이 모여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국회의원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국민 모르게 진행되고 있는 한미FTA 재협상과 미국의 TPA(무역촉진권한)일정에 맞춘 협정문 서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또한 시민사회 인사들과 국회의원들은 “한미FTA 체결될 경우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가게 되며, 국회 비준만은 꼭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FTA 졸속체결 반대하는 국회의원과 시민사회 각계 인사 100여명은 27일 국회 본청 앞에 모여 '망국적인 협정을 폐기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김상택 기자


한미FTA 졸속체결을 반대하는 국회 비상시국회의 대표 김태홍 열린우리당 의원은 시국선언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우리 경제와 국민 생활에 심대하고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이 협정을 졸속으로 체결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의 만행에 대해 용서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면서 “카렌 바티야 미국 무역 대표부 부대표가 무역소위원회 증언에서 한미FTA가 체결되면 미국에게 430억(43조원)달러의 이익이 돌아온다고까지 증언했다.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광우병 소를 도입하면서 국민의 목숨을 짓밟는 만행을 국회의원과 시민사회단체가 저지하기 위해 총력투쟁을 감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 총력 투쟁 나선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망국적인 협상을 반드시 국회의원들이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동료의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우리 정부는 절대로 재협상 없다고 말했지만 미국의회의 말을 듣고 미 행정부가 우리에게 재협상 하자고 요청했다. 대한민국 국회가 미국의 꼭두각시 국회가 되어야 하나. 이것을 수용한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국회는 미국의 꼭두각시 국회이고 미국에 놀아나는 국회임을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언제 비준 요청이 올지는 모르지만 국회의원들의 자존심을 지키고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권오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한나라당 의원)도 이번 협상에 대해 “우리 국가 이익을 송두리째 팽개쳐버린 채 백지수표를 미국에게 주는 행위와 같다”면서 “FTA 협정 첫 단추를 잘못 꿰면 한-EU, 한-중, 한-일 간의 FTA에서도 우리나라 국익을 심대히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원은 “FTA는 당 구분이 없을 뿐아니라 당론도 있을 수 없다. 이 문제는 당의 문제도 아니고 개방이냐, 쇄국이냐의 문제도 아니다”고 일축하며 “우리나라는 이미 충분히 개방돼 있으며 문제는 국익이 무엇인지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국선언에는 김태홍, 권오을, 권영길, 심상정, 천정배, 신기남 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한미FTA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의원들이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임종인 무소속 의원은 “현재 국회 비상시국회의에는 65명의 의원들이 참석하고 있다.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반대하는 의원이 약 40여명 정도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동료의원들을 더욱 설득해 국회비준을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김상택 기자

한미FTA 저지 범국본 공동대표 한상렬 목사가 "굴욕적이고 비민주적인 FTA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분신한 고 허세욱 노동자의 죽음을 헛되이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연설하고 있다.

각계 인사 1천84명 시국선언 서명


이번 시국선언에는 정치, 여성, 노동, 문화예술, 민중통일, 법조, 소비자, 언론, 지역 등 한미FTA 체결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각계 인사 1천84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여성계를 대표해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정부는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한 것도 모자라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나름대로 실리라고 했던 자동차분야, 섬유분야 등에서도 실익이 없음이 드러났다”면서 “정부가 30일 협정문 체결에 서명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륙이자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미FTA 4대 선결조건인 스크린쿼터 축소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영화瓦【?�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정지영 영화인대책위 위원장(영화감독)은 “스크린쿼터 축소가 시행된지 1년이 채 안됐지만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 올해 한국 영화계는 작년의 108편의 반도 안되는 제작편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증언하며 “한미FTA 체결되면 다른 분야 역시 마찬가지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미FTA 저지 범국본 공동대표인 한상렬 목사는 “우리는 전태일 열사의 유언으로부터 자유로울 자가 없고, 온몸을 불사르며 절규한 허세욱 열사의 죽음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해 좌중을 숙연케 했다. 고 허세욱 열사는 지난 4월 2일 한미FTA를 반대하며 분신했다. 한 목사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택시 운전을 했던 고 허세욱 노동자가 남긴 ‘FTA 자료가 수북이 든 상자’ 유품을 보면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한미FTA를 검증해야할 국회의원들조차 기본도 모르는 이들이 있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각성을 촉구했다.

 

"반대 세력 탄압 중단하라"

또한 시국선언 참가자들은 최근 한미FTA 반대 시위를 주도 했다는 이유로 한미FTA저지 범국본 오종렬, 정광훈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실도 강하게 비난했다.

 

공동 선언문에서 이들은 "참여정부를 자처한 노무현 정부는 한미FTA체결을 앞두고 역대 독재정권과 다름없는 정보통제와 기본권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며 "집회의 자유를 억누르는 한편, 한미FTA저지 범국본 오종렬, 정광훈 공동대표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비롯하여 200여명의 시민운동가들을 소환하는 대대적 탄압을 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금속노조의 한미FTA저지 총파업 선언을 불법으로 규정해 탄압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서도 이들은 "전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대해 헌법이 정한 수단을 통해 반대의사를 표현할 권리를 국민들은 가지고 있다"며 "한미FTA에 반대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그동안 행사해온 최소한의 민주적 권리마저 봉쇄하고 제도를 자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범국본은 29일 한미FTA 저지를 위해 범국민 총궐기 대회를 광화문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민주노총과 전농은 이날 각각 사전 대회를 개최하고 오후 4시 범국본 총궐기 대회에 집결할 계획이며, 각 지역별로도 집회를 개최하는 등 29일은 한미FTA 체결 저지를 위한 분수령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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