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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지구촌

민관협치 마을만들기 '마치즈쿠리'

일본시민사회 프런티어[2]

<시민사회신문>은 한국 시민사회와 연대의 폭과 깊이가 갈수록 확장돼 가는 일본 시민운동을 폭넓게 조망하는 ‘일본 시민사회 프론티어’ 기획을 10회 연재한다. 기획을 맡아 준 미우라 히로키(三浦大樹) 한국관광대학 전임강사는 경희대 정치학과 박사과정을 거치면서 ‘동북아시아NGO백서’(공저)를 집필하는 등 일본 시민사회 소식통이자 한국 시민사회에도 폭넓은 이해를 갖추고 있다. /편집자  

‘마치즈쿠리’란 일반적으로 ‘마을조성,’ ‘마을 만들기’등으로 번역되는데, 일본 시민사회의 특징을 나타내는 말 중의 하나이다. 이것에 대한 엄밀한 정의는 없지만, 예를 들어 일본의 도시계획용어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지역주민이 살고 생활하는 장소를 공동으로 혹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서, 지역에 맞고 살기 좋은 매력 있는 곳으로 만들어가는 활동’이라고 말이다. 이러한 마치즈쿠리를 목표로 세우고, 일본에서는 수많은 풀뿌리 시민단체가 90년대에 형성되었고, 이 움직임은 마치즈쿠리를 보다 촉진하기 위해 2개의 제도를 실현시켰다.

‘마을 만들기’ 지원 제도 확립

하나는 1998년에 제정된 ‘특정비영리활동촉진법’이다. 이것은 ‘10명 이상’으로 구성되어, 정치와 종교를 제외한 특정의 비영리활동을 하는 단체를 ‘NPO법인’(특정비영리활동법인)으로서 지방자치단체가 인정하는 제도이다. 2007년 3월까지 약 3만개 단체가 인정되었다. 또 하나는 같은 1998년에 제정된 ‘마치즈쿠리 3법’(도시계획법·중심시가지활성화법·대규모소매점포입지법의 총칭)이다. 이것은 주로 지역개발과 지역경제의 활성화 등, 마치즈쿠리의 보다 구체적인 부분에 관한 법제도이며, TMO(Town Management Organization)라는 시스템이 도입되어져 있다.

TMO란 지역의 마치즈쿠리를 종합적으로 담당하는 기관이고, 미국의 BID(Business Improvement District)와 영국의 TCM(Town Center Management) 등을 모델로서 탄생했다. 특정의 지역개발을 목표로 행정과 시민, 기업 등이 협력해서 특수기관을 운영한다는 아이디어이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전문적인 시민단체나 부동산소유자 등에 의해서 운영되지만 일본의 경우는 지역의 상공회의소와 공익법인, 또는 행정과 민간기업이 공동출자한 ‘제3섹터’가 운영주체로 돼 이것에 시민과 NPO가 참여하는 형식을 다루고 있다.

TMO에 의한 마치즈쿠리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우선, TMO로 되려는 단체가 미치즈쿠리의 청사진을 그린 ‘TMO구상’을 작성하여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한다. 다음으로 그것이 행정에서 인정되면 조례 제정에 의해 행정과 민간기업이 공동출자하는 것으로 주식회사로서의 ‘법정TMO’가 설립되는 것이다. 이후 TMO는 그 구상에 기초해, 행정과 기업, 시민단체와 협력하면서 보다 구체적으로 계획 및 실행하는 것이다. 또 동시에 공공시설의 운영과 수익적 사업을 개발하는 것으로 주식회사로서의 조직을 스스로 유지해가는 것이다.

2007년까지 일본각지에서 약 400개 TMO가 설립되어져 지역에 맞춰 다양한 마치즈쿠리사업이 전개되었다. 그러나 많은 TMO가 실패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 원인은 행정으로부터의 지원부족이나 TMO자체의 자금부족, 인재부족, 행정과 TMO와의 제휴의 미숙함, 또 대기업과의 경쟁에 있어서의 역부족 등이 손꼽히고 있다.

‘마치즈쿠리 미타카(三鷹)’의 성공

주식회사 ‘마치즈쿠리 미타카’는 성공적인 TMO를 설명하는 대표 예이다. 1999년에 지역기업과 시민단체, 대학 등의 협력으로 설립, 도쿄 미타카시(三鷹市)의 TMO로서 만들어졌다. 자본금 2억7천500만엔(약 23억원)은 미타카시와 민간기업 들이 융자했다. 10명의 임원 중 3명이 시의 직원이며 나머지가 민간인, 사원은 약 50명 중 6명이 시에서 파견되고, 기타는 계약 사원과 아르바이트이다. 또 시의회의원과, 대학교수, 시민단체 등에 의해 구성되는 자문 기관도 설치되고 있다. TMO로서 인정된 후 ‘마치즈쿠리 미타카’는 다각적으로 사업을 전개, 미타카시의 마치즈쿠리에 있어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우선 사용되지 않은 주차장 철거지에 본사 빌딩인 ‘미타카 산업 플라자’를 세우고, 사무소로 사용함과 동시에 소호사업지원 시설, 인터넷 카페, 지역 정보센터, PC 스쿨, 대여 회의실, 음식점이나 상가 등을 갖춰 마치즈쿠리의 중심적 거점과 수익적 사업을 동시에 실현했다. 다음으로 지역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밀착형의 인터넷 쇼핑몰 ‘Mitaka-mall’을 운영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또 지역소재 시민단체들에 대한 지원이나 네트워크화를 촉진하거나, 지역의 환경문제나 복지제도, 교육제도 등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토론하는 ‘미치즈쿠리 워크숍’을 빈번하게 개최함으로써 시민참여를 중시한 미치즈쿠리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시민주택이나 주차장, 지역농원, 공원, 커뮤니티센터 등의 관리를 수탁하거나 공공시설에 대한 자원봉사 활동의 조정, 문화 행사의 주최까지 맡고 있다.

새로운 운영모델 창출 실험 중

‘마치즈쿠리 미타카’가 성공적이라고 주목 받는 이유는 그 수익활동에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연간 수익은 약 8억엔. 주차장관리, 공공시설의 운영이나 미술관의 티켓 판매 대행, SOHO지원이나 쇼핑몰 운영 등의 수탁 업무나 사업 수입에서 수익을 올리고 경영은 매년 흑자다. 행정이나 기업은 새로운 업무위탁을 제안하고, 시민이나 시민단체의 참여 또한 증대함에 따라 명실 공히 미치즈쿠리의 중심적 기관으로서 신뢰 받는 결과를 만든 것이다.

최근의 일본 시민사회에서는 많은 TMO가 사업의 좌절이나 자금부족 등에 직면하는 가운데 어떻게 하면 ‘마치즈쿠리 미타카’와 같이 TMO를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인지 구체적인 조건 찾기가 중요한 과제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행정조직과 시민단체의 중간적인 성격의 장점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영리적 사업과 비영리적 정신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주식회사로서의 조직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다른 기업, 특히 대기업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주요한 쟁점인 것 같다. 이들에 대해 요즘에는 ‘마치즈쿠리 3법’을 개정하고, TMO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과연 일본형 마치즈쿠리 시스템을 새로 확립할 수 있을지, TMO의 앞으로의 동향이 주목된다.


미우라 히로키 한국관광대 전임강사

 

제7호 12면 2007년 6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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