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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경제

재벌가 IT 회사 지원성 거래 ‘위험수위’

주력사 지분확보 자금줄·경영권 승계 의혹

재벌 총수 일가의 IT회사 지분보유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왔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2일 정기발행하는 경제개혁리포트를 통해 ‘IT회사를 통한 재벌총수 일가 지원성 거래현황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조사 이유=경제개혁연대는 “적은 자본으로 회사설립이 가능하고 계열사와의 계속 거래를 통해 안정적 이윤 창출이 가능하면서 이에 따른 법률적, 사회적 위험이 크지 않아 재벌 총수 일가가 IT회사의 지분을 소유하려 한다”며 “상속을 통한 경영권 승계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총수 일가, 특히 2세나 3세들이 IT회사에 상당한 지분을 확보한 후 이를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이용해 여타 계열사들을 지배하거나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자금줄(Cash Cow)로 사용하는 의혹이 있다는 설명이다.

◇현황과 분석=지배주주가 존재하는 43개 기업집단 중 IT회사가 계열사로 있는 그룹은 28개며 이 28개 기업집단의 IT회사는 모두 30개다. 대규모 기업집단 내 IT회사들의 소유구조 및 계열사 거래관계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이들 30개 IT회사에 대한 총수일가의 평균지분율은 38.0%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2006년 상호출자 기업집단의 총수 일가 평균 지분율 5.0%와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치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이 중 지배주주 일가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12개사, 2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는 18개사다. 지배주주 및 가족들이 100% 지분을 소유한 경우는 태광그룹의 태광시스템즈와 한화그룹의 한화에스엔씨 등 2개사로 나타났다. 한화에스엔씨의 경우 김승연 회장의 아들 3명이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설립시점에 따른 이들 IT회사의 특징도 주목된다. 최근 설립된 회사일수록 지배주주들의 지분율이 높았다. 90년대 설립된 회사들의 경우 지배주주 및 가족들의 지분율이 30% 정도이나 2001년 이후 설립된 회사의 경우 지배주주들의 지분율은 86%에 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는 최근 설립된 회사일 수록 지배주주들이 독점적으로 지분을 보유하려 한다는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비상장주식 등을 통해 직접 부를 이전하기 힘든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IT회사를 보유해 지배주주의 자금 확보 또는 상속문제 해결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문제점 및 해결방향=경제개혁연대는 IT 회사들에 대한 지원성 거래의 문제점 및 해결방안으로 우선 지배주주 일가의 사익추구 행위를 근원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경쟁법·회사법적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상품·용역거래에 의한 물량 몰아주기를 규율해야 하며 이는 공정거래법상의 거래 상대방 회사 지분율 요건과 거래규모 요건을 대폭 낮춰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배주주 및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 행위를 회사법적으로 규율하기 위해 자기거래 규제 강화 및 회사기회 유용 금지 등의 실체법적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며 “비상장회사 이사에 대한 이중대표소송 인정 등 절차적인 제도개선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조속히 입법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환 기자

 

제5호 15면 2007년 5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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