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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오피니언

시민 힘으로 ISO부실인증 추방

[시민광장]
 

‘환경경영체제’로 알려진 ISO14001 인증제도는 기업을 비롯한 각 조직에서 환경친화적 경영을 위해 지난 1996년 제정되어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 제도는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경제발전과 환경보전을 둘러싼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지구 환경이 급속히 파괴되자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CED·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에서 1987년 ‘우리 공동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인류사회의 발전을 위한 개념으로서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 제시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후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가 개최되면서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환경경영체제 규격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바 있다.

현재 환경경영에 관한 국제표준인 ISO 14000 시리즈는 환경경영시스템에 관한 규격과 환경심사, 환경레이블과 선언, 환경성과평가, 전 과정평가, 환경친화적 제품설계, 환경의사소통, 온실가스 관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6년 10월 ISO 14001이 국제규격으로 제정·공표됨과 동시에 ‘환경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공포되면서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그러나, 그동안 ISO 인증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부정사례가 적발되어 그 신뢰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뒷돈으로 얼룩진 KS·ISO 인증’, ‘KS·ISO 인증, 브로커 조직적 개입’, ‘KS·ISO 인증 있으나 마나’ 등의 제목으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고, 2005년 6월 환경연합의 조사에 의하면, ISO 환경인증을 받고도 오염물질 배출한 기업체들이 적발되기도 하였다.

또 다른 언론 보도에 따르면, ISO인증 부정 발급·부당 심사가 많아, 국내 ISO 인증기관 34곳 중 12곳(35.2%)이 인증서를 부정 발급하거나 부당한 심사를 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하여 충격을 주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ISO14001(환경경영체제) 인증을 받은 5천여 업체가 제대로 환경경영을 실천한다면, 우리나라의 환경수준은 비약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위에서 살펴 본 부실인증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많은 기업들이 돈만 주고 인증서를 받은 경우도 있고, 졸속으로 심사를 받고 인증서를 받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기업들의 협력업체(Supply Chain)평가와 관리 방식도 문제다. 특히, 녹색구매시 ISO14001인증서를 요구하는데 부실인증 여부를 전혀 확인하지 않고 있어 ISO부실인증을 방치, 조장하고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환경경영 부실인증 사태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형국이다. 부실인증이 만연하다 보니 어느 기업체가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제대로 된 까다로운 심사를 받겠는가 ?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절차와 규정에 따라 힘들게 ISO14001 인증을 받은 업체들만 오히려 불이익을 받게 되는 셈이다.

원래 유럽에서 시작한 ISO인증제도는 순수 민간 기구의 자율적 활동이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ISO인증을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감시하고 모니터하는 활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ISO부실인증신고센터’ 개설은 시민단체가 자율적으로 ISO인증의 신뢰도를 지키고, 부실인증을 추방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 캠페인을 통하여 우리 환경단체는 제대로 된 환경경영 인증업체들은 적극 보호할 것이며, 부실인증을 받은 업체들은 더 이상 우리 사회와 ISO 인증업계에서 발붙이지 못하도록 시민 감시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한국의 ISO인증 수준과 신뢰도를 세계 최고 수준까지 끌어 올려 환경보호는 물론, 기업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시민과 양심적인 공익제보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황상규 환경연합 정책처장

 

제4호 19면 2007년 5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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