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환 클럽문화협회 기획팀장 |
지난 18일 홍대 앞 놀이터에선 ‘아침이슬’과 ‘광야에서’가 울려 퍼졌다. 서른여덟번째 사운드데이 행사날이었다. 클럽문화협회 주최로 매월 셋째주 금요일 홍대 주변 10개 라이브 클럽이 하나가 돼 장르를 초월한 공연을 펼치는 사운드데이의 이번달 테마는 ‘6월 민주항쟁’. 사운드데이에 앞서 민주화와 인디음악의 즐거운 만남을 기획한 이승환 클럽문화협회 기획팀장을 만났다.
“음악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사회와의 소통이 중요해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음악도 사회의 영향을 받으니까요. 시대, 역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좋은 음악도 만들어집니다.” 마니아 층의 문화로 여겨진 클럽에서 민주화를 얘기하는 것을 의아해하자 이 팀장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지난 달로 3주년을 맞은 사운드데이는 매달 이슈와 테마를 정해 진행된다. 이번처럼 사회정치적 주제를 선택한 것은 지난 2005년 ‘청계천전태일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와 열었던 열여덟번째 사운드데이 ‘바보, 전태일과 함께 노래합니다’ 이후 두 번째다.
“그 때 반응이 상당히 좋았어요. 전태일 씨를 잘 몰랐던 20대들이 공연이 끝나고 전태일 씨가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했고 왜 죽어야 했는지 알게 된 게 가장 큰 성과라고 해야겠죠. 그 이후로 여러 단체들이 함께 하자고 연락을 주세요. 그 중에서 사운드데이의 성격과 맞고 클럽문화협회의 지향점과 맞아떨어지는 사업들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운드데이도 ‘6월민주항쟁20년사업추진위원회’ 측이 먼저 연락을 해왔다. 2,30대에게 6월 민주항쟁을 알리고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다.
대학시절 총학생회 활동을 하며 소위 ‘운동’을 경험한 이 팀장은 졸업 후 대기업 인턴, 영화제 스탭 등 다양한 경력을 쌓다가 문화의 벽이 낮아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곳을 찾아 클럽문화협회로 오게 됐다. “‘문화운동’보단 ‘문화무브먼트’란 표현을 써요. 운동이란 단어가 주는 강제적인 느낌이 아닌, 대중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의미 있는 흐름 혹은 움직임을 만들어가자는 생각에서죠.” 이번 행사도 6월 민주항쟁의 의미를 반드시 녹여 내리거나 사운드데이를 찾는 관객들이 6월 민주항쟁 ‘교육’을 받고 가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 모든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를 상징하는 인디음악과 6월 민주항쟁의 정신이 맞닿는 지점을 관객들이 느꼈다면 그걸로 족하다.
“록이 추구하는 게 피스, 평화잖아요. 이와 관련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내부논의를 거쳐야겠지만 음악을 통해 뜻 깊은 행사를 진행하는 건 저희들도 즐거운 일이니까요.” 다음 번 홍대 놀이터에선 어떤 노래가 울려 퍼질까. 벌써부터 설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