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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환경

여수 기름유출사고, 소량이 164톤?

사건 축소 급급해 초동방제 실패 피해 확산

 

민관조사단 구성하고 지역주민 참여 보장해야 

 

 

설날 아침, 여수에는 최악의 설 선물이 날아들었다. 유조선 우이산호(Wu Yi San)GS-칼텍스 원유부두의 충돌로 다량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된 것이다.

 

1995년 씨프린스호 사고의 악몽을 기억하고 있는 여수시민들은 마음을 졸일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유조선에서의 유출은 없고 유출량도 소량(800L)이며, 신속히 방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정부 발표에 조금이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러나 사고 발생 후 시간이 지나면서 오염범위가 넓어지고, 두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어났으며, 급기야 164L(164)의 엄청난 기름이 유출되었다는 해경의 발표가 이어지면서 이번 유류오염의 피해 규모가 당초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유출량과 유출 원인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이후 방제작업과 피해보상, 환경복원 대책 마련, 재발방지책 구성 등을 위해 너무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GS-칼텍스는 사건 축소에 급급해 초동방제에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피해를 일파만파로 확산시켰다.

 

 

이번 기름유출사고는 씨프린스호 사고 때에 비해 장비와 시스템 등 방제능력이 향상되었고 악천후도 아니었다. 게다가 주기적으로 방재훈련도 실시해왔다. 때문에 수백 톤의 원유 유출이라 하더라도 이토록 허둥대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초동 방제를 마무리한 지금, 당국은 사고의 휴유증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장비와 인력을 최대한 안전하게 동원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과 피해 규모를 밝히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씨프린스호 사고의 경우 어민 피해보상 청구액이 약 735억 원임에도 불구하고 보상액은 약 154억 원만 지급되어 보상율이 20%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어민들의 직접적인 피해를 제외한 관광업, 숙박업, 요식업 등 간접적인 피해와 환경 복원 비용은 청구는 물론 산출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피해에 대한 과학적인 입증과 어업 소득에 대한 증거자료가 미비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사고회사인 GS-칼텍스가 전문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민관조사단을 구성해 사고원인 및 피해 사례 조사, 환경영향과 복원 계획 수립, 주민 보상안 등에 대해 공동으로 조사할 것을 제안한다.

 

여수시에는 대규모의 산업단지와 석유 비축기지, 발전소 등이 밀집해 있어, 해양 유류오염사고의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하지만 씨프린스호 사고와 서해안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의 경험에서 볼 때 정작 피해 당사자인 지역민들이 무시되고 지역 주민들 간에 의견이 달라지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았다. 때문에 조사의 전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활동 과정이 과학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민간 전문가들의 참여도 보장해야 한다.

 

 

이번 기름유출사고 수습의 시작은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밝히고, 피해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해경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그 결과를 공개하고 책임자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사고기업인 GS-칼텍스는 당시의 상황과 이후 조치 등을 숨김없이 공개하고 수사에 협조하면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20년 전, 700톤이라던 유출량이 5,035톤으로 늘어나고, 기업은 사고를 축소하기 위해 뇌물을 뿌리면서 기관장(해경서장, 군수 등)과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사법처리 되었던 씨프린스호의 부끄러운 경험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

 

환경연합은 민관조사단 구성을 요구하는 여수 지역 단체들의 요구를 지지하며, 필요하다면 시민방재단을 조직하는 등 사고 수습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다.(사진= 여수환경연합) 

 

한숙영 환경연합 미디어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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