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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환경

저소득층 주거문제 아시아 공통 과제

"빈민주거 개선 위해선 빈곤퇴치프로그램 병행되야"

 

[주거복지연대 주관 주거복지 아시아 네트워크 2007]

빈곤선 아래서 고통 받는 아시아 국가들의 저소득층은 주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우리나라에 비해 국제구호단체나 국제기구의 도움에 많이 의존하고 있지만 공동체의 협력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ANAH2007(주거복지아시아네트워크2007)의 본 행사격인 ‘NPO리더스 데이 세미나’가 지난 2일 라마다서울호텔에서 열렸다. ANAH2007은 주거복지연대가 서민의 주거복지와 주택문제해결을 위해 후진양성에 헌신한 고(故)임진길 박사의 유지를 이어 주거문제로 고통 받는 아시아지역의 주거복지시민단체들간의 연대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네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7개국의 주택분야 NPO들이 방한해 리더스 데이 세미나 등에 참가했다.

페리아디 HFHI자카르타 대표(인도네시아)

비영리 단체 열할 커

이날 세미나 참가자들은 주거문제로 고통을 겪는 아시아 빈민들의 주택문제는 국가나 시장만이 해결하기 곤란하고 따라서 보완적인 역할로 비영리주택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인도네시아 NPO단체 HFH(Habitat for Humanity)의 쓰나미 재난 대응 프로젝트가 소개됐다. 아체지역에서는 지난 2004년 쓰나미 재난으로 40만명이 집을 잃었고 현재까지도 난민 대부분이 임시 수용소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HTH인도네시아는 국제구호단체의 지원으로 원거주지에 영구주택을 건설했다. 지금까지 4천500가구의 주택건축이 완료됐다. 이러한 직접지원과 함께 기술워크숍을 통해 주민 스스로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건축자재 생산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HFH인도네시아의 페리아디씨는 “재건 프로젝트가 1천500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기업들의 기부에 힘입어 가능했다”고 밝혔다.

카트만두의 슬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네팔의 NPO 루만티(Lumanti)의 사례소개가 이어졌다. 정부의 도로건설 로 집을 잃은 시누마티강가의 주거민들은 빚을 진채 갈 곳 없는 처지로 전락했다. 하지만 루만티, 네팔구호행동, 국제슬럼거주자단체 등 지역단체들이 연대해 지역자치단체에 지속적인 압력을 행사했고, 빈민들을 지원할 도시지원기금을 설립하게 했다. 기금은 철거민들에게 소액대출을 제공해 주택사정을 개선시켰다.  

정부지원의 필요성

쉐레스타 SLTD 대표(네팔)

 

하지만 쉐레스타 SLTD(Shelter & Local Technology Development)센터 대표는 “네팔만 하더라도 향후 10년간 빈민의 수가 2배로 늘어 사회제반시설에 엄청난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저소득층의 경제적 지위 개선을 위한 빈곤퇴치프로그램이 동반되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경우에는 마닐라지역의 폭파사고로 인해 발생한 도시 빈민가정의 복지와 사회보호를 위해 창립된 단체인 DAMPA가 세미나에 참가했다. DAMAP는 지난 2003년 불과 10명의 조합원으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비슷한 처지의 빈민들을 다른 거주지로 배치하는 사업을 지원할 정도로 규모를 키웠다. 교육을 담당하는 7명의 상근자가 주거정비 뿐 아니라 보건, 교육 등 빈민들의 생활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쿠야 S.S.S 부대표(일본)

일본의 주거지원사설기관인 SSS의 다쿠야 부대표는 일본의 노숙자 주거현황와 정부의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의 쉼터와 유사한 성격을 지닌 SSS는 2002년부터 운영돼 현재 지원시설이 127개로 늘어나 4천211명을 수용할 수 있다.

SSS는 주거를 제공할 뿐 아니라 건강관리, 그룹상담을 통해 자립을 지원하면서 채무 등 금전문제를 조정하는 역할도 병행하는  실질적인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체계적인 지원은 일본정부가 8년 전부터 ‘인생을 길거리에서 주택으로’라는 구호로 적극적인 노숙자대책을 펼쳤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다쿠야 부대표의 설명이다.

또한 일본에서는 여성범죄의 증가로 구호처를 찾는 여성(미혼모)가 늘었고 SSS에서는 이들을 위한 구호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노숙자들을 가정으로 돌아가게 하거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미비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연대 프로그램 확산

또 정부가 개인을 직접 보조하는 재정지원이 여전히 미흡하고 지역주민이 노숙자에 대한 선입견으로 구호기관 설립을 반대하고 있는 것도 노숙자 문제 해결을 더디게 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부동산정책과 유사한 논란이 진행되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 1991~1998년 제7차 경제정책에서 중저가주택의 보급이 선결과제로 채택된다. 도시 저소득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저가공공주택이 세워지고, 1998년에는 새로운 통합저가공공주택이 건설된다. 하지만 이런 공공주택 공급 정책은 최근 민간건설업자들에 대한 저가주택할당비율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하는 논쟁과 선분양, 후분양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ANAH는 앞으로도 ‘적절한 주거’를 슬로건으로 아시아민중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 학술, 후원분야 등에서 공동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아시아 주거복지지표 개발 및 평가’ 연구진을 구성한다.   

 

심재훈 기자

 

제22호 8면 2007년 10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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