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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정치

정윤재 구속 대선파장주목

사법처리 전망에 부산 등 범여권 공황상태

 

부산 건설업자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의 구속여부가 이르면 20일 오후 결정된다. 이 구속 여부가 이번 수사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방법원은 19일 정윤재 전 비서관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됨에 따라 구인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이르면 20일 정씨를 상대로 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거친뒤 구속 또는 불구속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씨는 세무조사 무마를 목적으로 건설업자 김상진씨를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 소개시켜주고 그 대가로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두차례에 걸쳐 2천만원 안팎의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누구?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42) 씨 비호의혹과 함께 청와대 재직시절 김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19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노무현 대통령과 20여년에 걸친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홍재균

건설업자 김상진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18일 오전 취재진의 질문을 외면하면서 부산지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 전 비서관을 '리틀 노무현'이라고 부를 정도로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분류하고 있다. 부산대 경제학과 83학번인 정 전 비서관은 총학생회장이던 1986년 학내 시위로 구속됐을 때 자신의 변호를 맡은 노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는 88년 총선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낸 노 대통령의 연설비서를 맡은 이래 20여년간 노 대통령의 곁을 지켜왔다.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 극복을 내세우며 2000년 4월 총선에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 북ㆍ강서을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시는 바람에 '바보 노무현'이라는 호칭을 받았을 때도 함께 했다.

 

2001년에는 노 대통령의 대선캠프가 꾸려지자 부산지역 실무팀장을 맡았고, 2003년 1월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정무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다. 2004년 총선 때는 부산 사상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한나라당 권철현 후보(현 국회의원)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으나 낙선했다.

 

그해 9월 국무총리 민정2비서관으로 기용됐다가 지난해 8월에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지난달 10일 비서관직을 그만둔 정 전 비서관은 내년 총선 때 부산 사상구에 도전장을 다시 내기 위해 물밑작업을 계속해왔고, 최근 이 지역에 위치한 신라대의 겸임교수로 임용돼 2학기에 국제관계학과 4학년을 대상으로 강의를 맡았으나 검찰소환 등으로 인해 수업공백이 빚어지고 있다.

 

정윤재씨 사법처리 전망에 부산 범여권 공황상태
 “도덕성에 치명타…대선ㆍ총선에 큰 악재”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 씨 비호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청와대 재직 시절 김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산지역의 범여권 인사들은 사실상 공황상태에 빠졌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 씨 비호의혹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 전 비서관의 비리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노 대통령을 비롯한 범여권 전체가 도덕적으로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범여권의 지지율이 바닥을 헤메고 있는 부산지역에서는 정 전 비서관의 사법처리가 몰고 올 파장이 예측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는 게 범여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범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정 전 비서관이 (김상진씨로부터)돈을 받았다는 게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정 전 비서관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둑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또 "정 전 비서관이 사법처리될 경우 부산지역에 미칠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면서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범여권은 특히 참신함과 도덕성을 무기로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치인이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인 도덕성을 잃을 경우 자칫 부산에서 구축해온 정치적 기반마저 흔들려 불과 석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준비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범여권의 더 큰 고민은 내년 총선
“1석이라도 얻을 수 있을지 의문”

 

2004년 총선에서는 '탄핵역풍'을 타고 부산지역 여러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고 지역구 의원 1명(사하을 조경태 의원)을 배출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최근 범여권의 지지율이 땅에 떨어진 터에 도덕성까지 의심받게 되면 아예 전의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정 전 비서관의 경우 이번에 사법처리될 경우 내년 총선출마는 사실상 물 건너 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또 정 전 비서관과 함께 친노그룹의 핵심멤버로 부산 해운대구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최인호 전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의 총선가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

지난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유스호스텔 '아르피나'에서 실시된 한나라당 부산시당 위원장 경선에서 엄호성 의원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선된 안경률 의원이 서병수 전 부산시당 위원장(왼쪽)과 정의화 의원 등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통합민주신당 윤원호, 조경태 의원,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장관, 박재호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이현만 가스안전공사 사장, 노재철 사학연금재단 감사, 전재수 청와대 행정관, 박재율 청와대 비서관 등 내년 총선에서 부산출마를 준비중이거나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친노그룹 및 범여권 인사들의 행보에도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범여권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부산에서 범여권의 지지율이 낮은데 정 전 비서관이 비리문제로 사법처리될 경우 연말 대선은 물론 내년 총선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정 전 비서관의 사법처리 수준에 따라 부산에서 총선출마를 저울질하던 범여권 인사 가운데 일부는 출마를 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1석이라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통합 민주신당 부산서 표밭갈이 

한편 오는 30일 부산 경선전을 앞두고 대통합민주신당의 각 후보 진영이 부산에서 본격적인 표밭갈이에 들어갔다. 이해찬 후보의 선대위원장인 유시민 의원은 20일 오전 대통합민주신당 부산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 위기관리 능력과 통합적 리더십을 갖춘 이해찬 전 총리가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또 일부 지역 경선에서의 동원선거 시비와 함께 손학규 전 지사가 칩거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 특정 후보가 무작정 이기는 데만 몰두해 경선이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동영 후보 측을 꼬집었다.

 

당내 경선에서 현재까지 득표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정동영 후보도 20일 오후 3시 한국경로복지회관에서 부산지역 노인단체 대표 20여명과 어르신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하며 지역 표심잡기 행보에 돌입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부산지역 노인단체 대표 200여명이 정동영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선언을 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9일 방송사 TV토론회에 불참하며 칩거에 들어간 손학규 후보는 21일 부산에서 열리는 TV토론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 부산시당 위원장에 안경률 의원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측 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된 한나라당 부산시당 위원장 경선에서 이 후보측인 재선의 안경률 의원(해운대ㆍ기장을)이 선출됐다.

 

안경률 의원은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유스호스텔 '아르피나'에서 실시된 경선에서 유효투표(1천269표)의 63.9%인 811표를 얻어 458표(36.1%)를 획득하는 데 그친 엄호성 의원(사하갑)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날 경선에는 전체 대의원 1천422명 가운데 1천271명이 투표에 참여해 89.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표는 무효표였다.

 

안경률 신임 부산시당 위원장은 당선 수락연설에서 "한나라당 부산시당이 하나가 돼 연말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주역이 되겠다"고 강조하고 "내년 총선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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