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人/이버들ㅣ에코에너지

9회말 2아웃

이버들_에코에너지 [18]

 

흔히 인생은 야구에 비유되곤 한다. 희노애락과 기승전결이 있고 9회말까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역전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은 암울하고 어렵더라도 실낱같은 희망만 있다면 즐거움으로 하루를 버텨낼 수 있는 게 야구와 인생의 공통점일지도 모른다.

1906년 월드시리즈에서 3번 등판해서 3번 모두 완봉승을 얻은 전설적인 투수 크리스티 매튜슨은 ‘승리하면 배울 수 있다. 그러나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라고 패배의 중요성과 겸양의 자세를 강조하곤 했다.

인생의 축소판에 생긴 이변

인생의 축소판 같은 야구 경기를 통해 역전의 환희와 감동, 패배의 쓰라림, 승리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학벌이나 외모는 경기를 좌우할 수 없다. 오직 실력과 행운만이 경기를 좌우할 뿐이다.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남긴 매튜슨은 군 면제였지만 1차 세계대전에 참전, 전쟁 당시 받은 독가스공격으로 결국 폐암으로 숨져 많은 팬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주변에도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설레는 지인들이 있다. 그러나 요샌 한참 재밌을 프로야구 시즌인데도 울상이다. 올해 들어 쏟아진 비로 연기된 프로야구 일정이 벌써 61차례나 되기 때문이다.

7~8월 장마기간에는 어렵다고 예상했었지만 장마가 끝난 9월에도 좀처럼 비가 그치지 않아 취소되는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결국 일정이 자꾸 늦어져 한국시리즈까지 마치려면 11월이나 돼야할 처지가 됐다. 추운 늦가을에 야구를 하려면 두꺼운 겨울 잠바를 꺼내 입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 시즌 프로야구는 추석연휴에도 쉬지 않는 초강수를 두게 되었다. 비 때문에 연기된 잔여경기를 하루빨리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한화와 삼성, 기아와 두산은 추석 당일에도 경기를 치러야 한다. 선수들은 명절도 가족들과 보내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한국야구위원회는 비가 내려도 웬만하면 시합을 강행하도록 전국 야구장에 파견된 감독관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현장 감독관들은 비가 오더라도 땅의 상태가 괜찮다면 경기 강행을 위해 시작 직전까지 버텼지만 결국 경기를 취소하는 사태가 번번이 생기고 있다. 11년 만에 제 2의 중흥기를 맞으며 400만 관중동원을 목표로 했던 프로야구가 ‘비’ 때문에 여러 가지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다.

프로야구 진흥의 적?

변화하는 기후는 우리의 예상보다 더 많은 삶의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기상이변과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프로야구도 비를 피할 수 있는 돔 구장 건설 같은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러한 새로운 대안을 현실화하려면 많은 예산과 노력이 소요된다. 변화된 기상으로 인해 한 달 이상 일정이 늘어난 프로야구 진영도 기후변화를 고민해야할 만큼 기후변화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다.


이버들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차장

 

제20호 10면 2007년 9월 17일자

 

사업자 정보 표시
시민사회신문 | 설동본 | (121-865) 서울 마포구 연남동 240-6 504호 | 사업자 등록번호 : 105-20-38740 | TEL : 02-3143-4161 | Mail : ingopress@ingopress.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서울아02638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사람人 > 이버들ㅣ에코에너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해와 맞바꾼 개발  (0) 2007.10.08
네 이웃의 석유를 탐하지 말라  (0) 2007.09.24
긍정의 힘  (0) 2007.09.10
각주구검  (0) 2007.09.03
언플로그드의 향연  (0) 2007.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