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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문화

경주 남산을 뒤덮은 장엄(莊嚴)

1300년 전 마애불상, 다시 세상을 밝히다

 

10일, 경주 남산서 8세기 마애불상 원형 발굴

【경주】1300년 전 통일신라인이 섬기던 신인(神人)이 되살아 났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1300여년 전 통일신라기 불상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경주 남산 열암곡의 마애불상. 지난 10일 마애불상이 원형을 그대로 드러내자 문화재 전문가들은 일제히 "5센티미터의 기적"이라며 감탄했다.


지난 10일 경주 남산 열암곡에서 8세게 통일신라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불상이 원형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자 발굴 작업에 참석했던 연구진들은 일제히 “5㎝의 기적이다”고 함성을 질렀다.

지난 5월 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가 발굴조사 때 마애불상은 원래의 위치에서 앞으로 넘어진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통일신라인의 천상의 모습을 담은 마애불상은 지난 5월 남산 어귀 바위 틈에 끼여 옷주름만 내민 채, 숨죽여 세상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발굴 4개월 여 만인 지난 10일,  1300여년 전 마애불상은 티끌만한 손상 없이 본래 모습 그대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게 70t에 이르는 대형 화강암(250×190×620㎝)에 부조한 마애불은 오뚝하게 솟은 코와 아래로 내리뜬 길고 날카로운 눈매, 도톰하고 부드럽게 처리된 입술은, 통일신라기의 불상이 지닌 ‘장엄(莊嚴)’ 그 자체였다.

불상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460cm, 발 아래 연화대좌가 100cm로, 전체 높이 560cm에 이른다.

불상은 육계(부처 정수리에 불룩 솟아오른 부분)가 높고, 민머리(소발.素髮)이며, 타원형 얼굴에 오뚝한 코와 아래로 내리뜬 길고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도톰하고 부드럽게 처리된 입술 등이 잘 표현됐다는 평가이다. 전문가들은 이점을 들어 통일신라기 불상의 전형적인 특징을 지녔다고 평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8세기 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불상은 지난 5월 발굴 당시 앞으로 엎디어 넘어진 채 바위 틈에 끼여 옷자락만 세상에 드러내놓고 있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특히 귀는 발제선(髮際線.머리털이 난 끝선)에서 어깨에 이를 정도로 매우 크고, 평면적으로 처리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목에는 삼도(三道)를 입체적으로 표현했으며, 어깨는 넓고 가슴을 편 당당한 모습이다.

법의(法衣)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발목까지 길게 내려오는 우견편단(右肩偏袒)형식이며, 아래로 내려올수록 간격이 넓어지는 옷 주름은 아홉 조각이었다. 두 발은 발끝을 밖으로 향해 벌렸으며, 연화대좌는 5장 꽃잎을 낮게 조각했다.

열암곡에서 마애불상을 친견한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은 불상이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자 에둘러 반야심경을 독송했다. 지관스님은 “1300년 만에 부처님을 뵌 감회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불과 5㎝ 차이로 부처님의 얼굴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이 놀랍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지금 모습을 보이신 것은 참으로 상서롭고 복된 일”이라고 감탄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불상의 콧날까지 완벽하게 남아있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뛰어난 석조입상은 발견된 사례가 극히 드물다”고 평가한 뒤, “불상을 다시 일으켜 본래 자리에 다시 세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또 유 청장은 “불상을 새긴 돌의 무게가 워낙 무거워 본래대로 일으켜 세우는 데는 상당한 작업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조각면이 드러날 수 있도록 90°방향으로 회전, 와불 형태로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병목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소장은 경주 남산 열암곡 현장에서 불상을 공개하고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등 불교계 인사와 함께 친견법회를 개최했다.

 

남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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