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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정치

“진짜경제와 가짜경제 가리자”

문국현 사장 대선 출마 공식선언

 

“중소기업 중심 500만 일자리 창출”
‘이명박 대항마’ 이미지 구축 주력


친 시민사회 인물로 평가받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대선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문국현 사장은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대한민국 희망제안’ 선포식을 개최하고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사람중심 진짜경제’, ‘깨끗하고 따뜻한 번영 실현’이란 슬로건을 내세웠다. 핵심 대선 공약이라 불릴만한 17개 정책 노선도 제시했다.

김상택 기자

23일 출마 선언을 한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문 사장은 “이제 33년의 기업인 역할을 끝내고 새로운 인생을 살려는 인생의 전환점에 서있다”며 “사람 중심 진짜 경제의 희망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 “이 나라가 천민자본주의로 갈 것이냐, 사람입국 번영의 나라로 갈 것인가 중대한 기로 앞에 백척간두 진일보의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경제패러다임과 사회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희망이 없고 결국 문제는 정치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윤리경영과 사회책임기업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은 사회를 바꾸겠다는 열정의 산물이었다”며 “그동안 노력해온 조용한 혁명이 한국사회를 바꾸는 거대한 동력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재창조를 위한 17가지 약속’이 함께 발표됐다. △500만개 안정적 일자리 창출을 국정 최고 목표로 추진 △신도시 시세 대비 반의 반값 아파트 공급 △중소기업과 대기업 상생협력 △남북경제공동체 추진 및 환황해권 벨트 강화 환동해권 벨트 구축 △사회 특권계층에 대한 엄정한 법치 △공동주택 1층을 보육 및 교육시설로 활용하는 등 보육의 국가보장 △재벌 하도급 비리 척결 및 기업사회책임 강화 △재벌 은행지배 금지 △조세개혁과 금융개혁 추진 △FTA 국민적 합의하 추진 △노사정 차원을 넘어 시민단체 등과의 다자간 사회적 대타협 추진 등이다.

대선 출마 선언식장에서는 특히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각 세우기가 강조됐다. 이 후보를 겨냥해 ‘재벌을 중시하고 정리해고와 같은 양적 구조조정에 의존하는 신자유주의 경제모델과 경부운하로 대표되는 토목건설 중심 성장전략은 가짜 경제’로 규정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 박영숙 여성재단 이사장, 윤준하 환경연합 공동대표 등이, 정치권에서는 대통합 민주신당 천정배, 한명숙 예비 대선후보, 원혜영, 이계안 제종길, 김종인, 임종인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학계에서는 김영호 유한대 학장,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최현섭 강원대 총장, 재계에서는 원경선 풀무원 회장, 장원 김정문 알로에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김상택 기자

출마선언식에 참가한 각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는 문국현 사장.


문 사장은 대선 출마 선언 다음날인 24일 국립묘지 4.19묘역 참배, 전태일 열사 어머니 이소선 씨와 여동생 전순옥 씨가 운영하는 평화시장 수다공방 방문 등의 일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다. 출마 선언문과 함께 배포된 신상자료에는 현 유한킴벌리 사장으로 명시돼 있지만 곧 자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대선캠프에는 신봉호 서울시립대 교수,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김태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선언식장에 참석한 정치인 중 일부와 정범구 전 의원 등도 주변에 포진하고 있다.

경제인 출신 이명박 한나라 후보의 대항마 경쟁력을 앞세운 문 사장은 ‘재래식 정치권’과 거리를 둔 ‘제3의 길’을 강조했다. 하지만 범여권 경선전 참여, 범개혁세력 후보단일화 등 다양한 포석을 염두 해 두고 있다는 게 주변의 이야기다.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 청렴한 CEO 이미지, 서민중심 경제정책에 대한 뚜렷한 신념 등의 강점에 대비되는 경제 분야 외 정치 사회적 정책 검증, 여전히 낮은 유권자 인지도, 비정치인 출신으로서 조직력 강화 과제 등을 어떻게 풀 것인지 등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단기간 내 ‘바람몰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본선 무대에 오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익대변하는 시민사회와 함께하겠다”
[기자회견장 일문일답]

“이명박 후보는 정신적 패자”
“문국현식 경제공약, 믿어도 좋다”

“많은 성원에 감사하다. 국민과 함께 미래를 보고 나가겠다는 새로운 희망에 관심 가져줘 고맙다. 33년간 기업활동을 하면서 늘 사회개혁을 꿈꿔왔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나 반부패 운동, 일자리 창출운동이 그것이다. 많은 기업인들과 학자, 시민사회가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 꾸준히 범여권 대선후보로 지목됐지만 한발 물러난 자세를 취하다 늦은 출마선언을 한 것이다.

23일 출마 선언장에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범여권 경선 참여여부가 주목된다. 예비경선은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본경선 참여 여부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크다. 한 집단은 1백만 실업을 만든 집단이고 한 그룹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양극화를 줄이겠다고 하지만 서민과 중소기업, 비정규직을 더 울린 책임이 있기에 기존 정치세력은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 속에 있다. 새로운 세력이 국민만 보고 갈 필요가 있다.

-대선까지의 정치일정상 늦은 감이 있다. 대선주자군으로 자리매김할지 궁금해진다. 또 대선출마 선언이후 국민적 지지가 따르지 않을 경우 과연 앞으로 정치를 계속할지 묻고 싶다.


▲기존 세력이 국민들의 지지를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 방식, 양극화를 극대화하는 경제방식을 지탱하려 한 기존 세력들에게 국민들은 실망하고 있다. 새로운 희망을 찾는 국민들을 향해, 강자의 그늘아래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중소기업과 850만 비정규직, 650만 자영업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특히 35세 미만 200만명의 청년실업자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상황을 해결하는 길을 함께 연구하고 접근하겠다.

-올해 대선의 주요 이슈는 경제와 평화라고 말한다. 경제부분에 대해 강조했는데 한반도 평화,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동북아 경제CEO로 지난 4~5년간 활동하면서 국제사회 지도자들을 만났다. 최근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러시아에 갔는데 한국에 대한 불만이 많더라. 러시아에 대한 직접투자가 넘치는지만 연해주와 블라디보스톡을 경유하는 동아시아 파트너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통해 지하자원, 철도관광 등 수많은 건설기회가 있다. 하지만 북미수교와 북한 개방이 없는 한 아무리 하려해도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남한과 북한을 경제적으로 연결하고 개성공단을 한국 원산지로 자리잡게 해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정상회담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남북협력없이 새로운 환동해경제협력벨트는 이뤄지지 않는다. 정상회담은 하루속히 진행돼야 한다.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2일 ‘창조한국’이 발족하는데 이를 통해 세력화를 이룰 생각인가.


▲그날 교육문화회관에서 1천명에 가까운 지역활동가들과 전문가 그룹 등 뜻 있는 분들이 시민단체를 만든다는 이야기는 전해들었다. 힘을 합쳐 새로운 국민운동 기구를 발족하고 토론회와 워크숍을 진행할 것으로 안다. 정당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정당을 만들 의지와 능력을 가진 분들이라고 알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염두해 두고 ‘가짜경제’를 이야기 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간 이명박 후보의 정책에 대해 ‘부풀리기’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대표적으로 신혼부부에게 아파트 한 채씩은 제공해줘야 하지 않냐는 발언과 일자리 350만개 창출 등이다. 문 사장은 일자리 500만개 창출 목표, 신도시 시세 기준 반의 반값 아파트 공급을 이야기 했는데 어떻게 가능한가.


▲일자리는 온 국민의 관심사다. 직장에서 밀린 40대나 취직 못하는 자식을 둔 부모들의 똑같은 심정이다. 두 딸이 있는데 비정규직 파견사원으로 일한다. 어떻게 성공한 기업인이 딸들 비정규직을 하는 것을 막지 않았냐는 생각도 들겠지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보니 정말 우리 사회의 고쳐야 할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건설부문 비정규직이 300만명 가까이 된다는 현실을 보니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방식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재래식 방법으로는 350만명이 정상일 것이다. 그러나 포스코나 유한킴벌리가 찾은 새로운 방식으로는 500만명이 가능하다. 전문직 서비스직 종사자를 보면 전체 일자리 비중에서 20%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으로 가면 40% 이상인 나라도 있다. 이 차이가 일자리 500만명을 이야기할 수 있다. 블루칼러, 화이트칼러 일자리가 모두 있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8년만에 2천5백만개 일자리를 만든 것처럼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중소, 벤처 기업을 이용해 10년안에 1천만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이걸 5년동안 500만개를 만들자는 것이다. 믿어도 좋다.

아파트값 이야기는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토지 불로소득이 큰 문제다. 젊은이들을 울리는 부동산값 폭등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걸 어떻게 개선하고 선진국처럼 투기의 대상으로 두지 않게 하느냐가 열쇠다. 또 토지 외 나머지 건축비 등에서 사업의 90%가 외주에 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연 50조원 이상의 부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바로잡아도 아파트값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

-정책과 비전만 가지고 대통령이 되긴 힘들다. 조직이 필요 할 텐데 이 문제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가. 또 한나라당 후보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에 양극화 등의 문제를 주제로 대논쟁을 제안했다. 어떻게 성사시킬 것인가.


▲조직에 대해서는 아까 말했듯이 이제 비로소 국민들이 마음을 둘 전문가 그룹이 생겼다고 본다. 그래서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이분들이 국민의 대변인이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국민들이 합류하리라 본다. 그 외에도 중소기업인, 비정규직, 청년실업자등 수많은 민심이 모인 자발적 조직이 생기리라 본다. 창조한국이라는 조직이 그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존 정치인들 중 훌륭하신 분들이 함께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대논쟁은 과연 99%의 서민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줬는지에 관해 토론해 보고 싶은 것이다. 국민들이 정말 듣고 싶어 하는 민생문제를 피하는 정치인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

-독자 창당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열어둔 것 같은데 향후 후보단일화 방식을 염두 한 것인지 궁금하다. 그렇다면 시기와 방식은.


▲국민과 함께 논의 하면서 국민이 원하는 길에 유연하게 대응하려 한다. 무조건 가치의 합의 없이 과거 반성 없는 세력과의 단일화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후보가 경선에 승리한 것은 부패했지만 경제전문가라는 생각의 선택일 수 있다. 이에 동의하는가. 또 아무리 문국현 이라는 상품이 좋아도 어떻게 유권자라는 소비자에게 접근할지 궁금하다. 최근 정치권을 바라본 느낌도 묻고 싶다.


▲한나라당 경선이 끝났지만 그 승자가 과연 승자인지 묻고 싶다. 정신적으로는 패자 아니던가. 일이주일만 지났더라도 낙선할 수 밖에 없던 패자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경선의 정신적 패자일 뿐 아니라 온 국민에게 기업인의 이미지를 나쁘게 부각시켰다. 일자리를 늘리고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인들을 모욕한 사건이다.

 

가족들만 부자로 만든 지도자가 어떻게 국가의 지도자가 될 것인가. 부패한 개발독재 시대 경제인은 21세기 경제인이 아니다. 대운하 따위의 환경과 경제 재앙을 일으킬 땅투기적 사고방식과 달리 한국 밖 인도와 러시아까지 보는 참 지도자들이 우리 경제계에 많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인지도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또 기존 정치인들도 지금 통합과 경선의 열풍 속에 울타리 안에 갇혀있지만 우리 곁에 올 것이다.

최근 정치동향을 보면 기능적으로는 훌륭한 이들이 많지만 과거 중심적이고 세력중심적인 인물로는 국민들을 정말 행복하게 만들 지도자가 많지 않다고 본다.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참정치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오는 30일 대선시민연대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대선후보 정책검증에 나선다. 문 사장은 그동안 시민사회의 우호적 시선을 받았지만 이제 평가의 대상이다. 시민사회가 현재 문 사장을 어떻게 보고 있다고 생각하나. 또 ‘진짜 경제’의 핵심은 서민을 위한 경제라고 읽힌다. 혹시 최근 서울시내 버스요금과 택시 기본요금은 알고 있나.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데 왜 혼자 다니냐는 이야기를 듣는다. 택시도 타는데 늦은 시간에는 요금이 많이 올라가더라. 기업인으로서 1년에 120일 이상 외국에 나가 있었다. 서민과 함께하기 위해서 이제 그런 것들에 대한 관심도 늘려가야 할 것이다.

생명의 숲이나 국민신탁운동 등을 만들고 벌여나가면서 함께했던 NGO들은 나한테 굉장히 긍정적일 것 같고, 시민단체들 중에서도 보수적인 단체들도 있고. 늘 시민단체가 공익을 대변하는 것을 굉장히 높게 사고 있다. 그중 완벽하지 않은 곳이 있더라도 정부가 할 일을 NGO, NPO가 공익과 지역발전을 대변하고 많은 제안들을 할 때 기꺼이 함께하고, 그 분들과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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