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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환경

"동해연안에 아열대성 어종 몰린다"

지구온난화 영향...2003년부터 아열대화 징후 뚜렷

 

전문학계, 2006년 깃점으로 아열대 어종 출현 잦아  

【울진】지구온난화 문제가 전 지구적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동해가 아열대로 변화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동해수산연구소

최근 동해 연안 해역에 아열대성 어종이 자주 출몰하면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양생태계 변화 징후가 급속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지난 12일 속초 앞 바다에서 잡힌 '문어와 오징어 중간형 특이 어종'. 이 특이어종은 현재 화진포 해양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수 년 전부터 해양전문가들은 동해안이 아열대화로 변화하고 있으며 해양생태계 변화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해 왔다.

이같은 동해 해양생태계 변화 징후는 난류성 어종의 출몰이 잦아진 데서부터 발견된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동해안이 아열대화로 점차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그 징후로 “최근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볼 수 없었던 아열대성 어종들이 대거 출현하고 있거나 연근해 정치망 어장에서 자주 포획되고 있는 사실”을 들었다.

이같은 아열대성 어종들은 울산인근 해역에서부터 강원도 최북단 고성연안까지 동해 전 해역에서 빈번하게 출몰되고 있다는 게 수산관련자들의 진단이다.

실제 지난 해 동해 연안 어장에서 포획되는 어종의 어획량 추이에 따르면 명태·대구·도루묵 등 한류성 어종의 어획량은 감소한 반면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는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해안에서 아열대성 어종의 출현은 2003년 양양과 주문진 인근 해역에서 몸무게가 200㎏에 달하는 초대형 노랑가오리 100여마리와 대형 해파리, 보라문어가 출현하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같은 아열대성 어종의 출현 빈도는 지난 해를 깃점으로 대폭 늘어났다는 게 전문학계의 진단이다.
 

울진군 수산과

지난 2003년 이후 동해연안 해역에 자주 출몰하고 있는 아열대성 어종.


실제 지난 해 강원도 양양과 주문진 인근 해역에서는 초대형 노랑가오리, 대형 해파리, 보라문어 등이 대거 정치망 어장에서 포획되었으며 울산연안에서는 참다랑어가 잡히기도 했다.

또 올 6월 경에는 울진 후포 연안 정치망 어장에서 가장 열대성이 강한 흑새치가 잡혔으며, 아열대 해역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붉은바다거북이가 강원도 양양 해역과 부산 영도 해역에서 어획되기도 했다.

아열대 해역서 서식하는 붉은바다거북이, 은행게 자주 출

특히 지난 7월에는 제주도 서귀포 근해에서 잡힌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은행게' 두 마리가 울진 죽변 연안에서 잡힌데 이어 지난 12일 속초 앞 바다에서는 '문어와 오징어 중간형인 특이어종'이 잡혀 학계의 관심과 함께 동해의 아열대화 징후를 뒷받침하고 있다.

동해안서 아열대성 희귀어종 잇따라 잡혀
죽변항서 ‘은행게’ 포획... 69년도에 서귀포에서 첫 포획 기록
속초서는 오징어와 문어 중간형 어종 잡혀

최근 울진 연안을 비롯 동해 연안 해역에서 아열대성 희귀어종이 잇따라 잡히는 등 해양생태계 변화 징후가 두드러지면서 관련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해 죽변항에서 제주도 서귀포 인근 해역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은행게' 2마리가 포획된데 이어 지난 11일, 삼척시 임원항 동방 7마일 해상에서 다리가 8개로 문어로 보이지만 생김새는 오징어를 닮은 길이 50㎝, 15㎏되는 희귀어종이 잡혔다.

울진군 수산과

지난 해 죽변항에서 아열대 어종인 '은행게' 2마리가 포획된데 이어 최근까지 동해연안에 아열대 어종이 다수 포획돼, 동해안이 아열대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사진은 은행게 모습.


또 12일 속초 앞바다에서 오징어와 문어를 닮은 특이 어종 1마리가 잡힌데 이어, 강릉시 주문진항 소돌 앞바다에서 아열대성 어종인 ‘보라문어’ 1마리가 포획됐다고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가 16일 밝혔다.

고성군 화진포해양박물관에도 12일 속초 앞바다에서 어민에 의해 잡힌 오징어와 문어를 닮은 특이 어종 1마리는 현재 고성군 화진포 해양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오징어처럼 뭉툭한 머리에 8개의 막이 붙은 다리를 가진 보라문어는 동해안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출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진현국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해양환경팀장은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 바닷물 평균 수온 상승 속도보다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 상승 속도가 빨라 아열대성 해역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동해 중부 해역까지 진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해 13일 죽변항 동북방 약 6마일지점에서 잡힌 '은행게'는 지난 1969년에 제주도 서귀포 인근 해역에서 어획된 것이 최초의 기록이며 아열대성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동해안에서의 은행게 포획은 처음 있는 일로서 최근 징후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동해안 아열대화 현상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말했다.
은행게는 죽변항에서는 두 마리가 잡혔으며 크기는 갑장 70.19㎜, 갑폭은 111.33㎜이었으며 무게는 154g이다.

은행게는 절지동물 십각목(十脚目) 은행게과의 갑각류로서 아열대성 어종이며 주로 깊이 30∼100m의 모래진흙 또는 조개껍데기바닥에 서식한다.

흡사 모습이 은행잎을 닮아 이름붙혀진 '은행게'는 뒤쪽 옆가장자리는 안으로 오목하게 휘고 뒷가장자리는 비교적 곧은 편이며 앞쪽 옆가장자리는 바깥쪽으로 볼록하게 휘고 12개의 톱니로 갈라wu 있으며 양 집게다리는 크고 억세며 서로 대칭이다. 다리 윗면에는 분홍색 얼룩무늬가 있는게 특징이다. 특히 집게바닥 바깥면에 사마귀 모양 돌기가 흩어져 있다.

울진군 수산과는 은행게가 포획되자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 인수, 은행게의 서식 배경 등을 분석해줄 것을 의뢰했었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울릉도 주변해역은 수년 전까지 난대성 어족과 수중생물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엔 온대·열대성 어족에 아열대 바다 식물까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해양수산청은 동해 연안 조사를 통해 지난해 여름부터 남해 및 제주도에서 볼 수 있었던 흰꼬리볼락, 쏠배감팽(라이언-피시), 해마 등도 다수 관찰됐다고 밝혔다.

또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울릉사무소가 최근 주변해역을 조사한 결과, 울릉도와 독도 바다 속에는 부채뿔산호 및 백산호(백송), 제주도에서 서식하고 있는 연산호의 군락이 다수 관찰됐다.

또 울릉도 갯바위에서는 제주도 특산물인 다금바리류가 대량으로 잡히고 제주옥돔도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고 밝혔다.

울릉.독도해역 아열대어종이 토종어종으로 정착

울릉사무속 측 관계자는 “제주도 일대에 서식하는 능성어, 자바리, 파랑돔, 강담돔 등 아열대성 어종이 수년 전부터 울릉도·독도의 토종 어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울진군 수산과

동해수산연구소는 울릉.독도 해양생태계 조사 결과, 파랑돔, 강담돔 등 아열대성 어종이 토종어종으로 정착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울릉도 해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파랑돔.

동해 아열대화 징후는 양양, 삼척, 울진, 포항 등 동해안 정치망 어종조사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매월 1회 조사되는 '정치망 어종조사'에 따르면, 강담돔, 백미돔, 독가시지, 자리돔, 철갑상어 등 주로 남해안이나 제주도 인근에 출현하는 아열대성 어종이 어획된다는 것.

특히 동해안 한류와 난류의 교차해역인 울진 왕돌초 주변해역에는 최근 줄도화돔, 파랑돔, 자리돔, 거북복 등 아열대성 어종이 전체 분포도의 20%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돼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다.

동해수산연구소 왕선재 박사는 " 아열대성 어종이 대거 동해안에서 출몰하고 있는 것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온의 상승이 원인"이라고 말하고 " 실제 동해안 표층수온 조사 결과, 지난 36년 동안 수온이 약 0.82도C 상승했다"고 밝혔다.
 

동해수산연구소

동해수산연구소 왕선재 박사는 동해연안 표층수온 조사 결과, 수온이 36년동안 0.82도C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 왕박사는 " 특히 겨울철 표층수의 상승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엘니뇨 등 지구 규모의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 이같은 추세에 말미암아 동해안에서의 아열대성 어종 출현은 앞으로도 빈번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남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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