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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문화

“아시아 이주민에게 '고향의 책' 선물하세요 ”

아름다운재단, ‘책날개를 단 아시아’ 캠페인

 

“동남아 여행에서 돌아올 때 책 한 권 기부”

“꾸엔 싹 나오 반 득 니에우 녓?”
“부꾸 아빠 양 빨링 뿔뿔레르?”
“낭쓰- 차밥 티-삔 티-니욤 크-아라이 크랍?”

외계어가 아니다. 가장 인기 있는 책이 무엇인지 묻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 각 국가들의 말이다.

아름다운재단이 여름여행 시즌을 맞아 ‘책날개를 단 아시아’ 캠페인을 진행한다. 오는 31일까지 진행될 이번 캠페인은 아시아 국가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아시아 이주민들을 위해 방문국가의 자국어 책을 가져와 기증하거나 아시아 책 구입기금에 직접 기부 등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재단은 한국외대 교수들의 도움을 받아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책 구입에 필요한 원어표현과 도서목록을 작성해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현재 국내 인구의 1.1%가 외국인이고 그 수는 55만 명에 이른다. 이들 중 90% 이상이 아시아인들이다. 이미 한국도 다인종,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는 아직 문화와 인종의 다양성 보다는 한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아시아 이주민들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문화의 습득을 강요해왔다.

박선민 아름다운재단 1%기부팀장은 “이주민들이 한국의 법을 알고 권리를 인식하는 것, 언어를 배우고 한국의 요리와 에티켓 등 문화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기의 언어와 문화를 향유할 권리 또한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에는 우리말 책 외에 중국어, 일본어, 몽골어 서적만 소량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아시아 이주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경기지역의 시립도서관에도 영어 서적 외의 외국어 서적은 전무한 실정이다.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습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을 책이라고 본 재단은 아시아인권연대와 부천외국인노동자의집,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등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도서관에 모아진 책들을 배분할 예정이다.

박 팀장은 “일반인들의 참여가 어려운 새로운 형식의 캠페인이지만 ‘우리 안의 아시아’로 이주민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꼭 필요한 작업이라는 데에 의의를 두고 사업을 기획, 진행했다”며 “여행객들도 단순히 유명한 관광지를 둘러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책을 구입하면서 그 나라 문화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돌아와서는 의미있는 일에 동참한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캠페인이 진행되는 8월달 동안 서점 이벤트를 비롯해 개인과 기업, 각국 대사관 등의 참여를 유도하는 홍보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시아 지역으로 국제자원봉사활동을 떠나는 대학생 중심의 국제협력단에게도 협조를 요청했다. 아시아의 사회와 문화에 이미 관심을 갖고 있는 그룹이기 때문에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박 팀장은 기대감을 밝혔다.  

 

전상희 기자

 

제14호 12면 2007년 8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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