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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지구촌

재일 교포가 바꾸는 일본사회

일본시민사회 프런티어[8]

 

<시민사회신문>은 한국 시민사회와 연대의 폭과 깊이가 갈수록 확장돼 가는 일본 시민운동을 폭넓게 조망하는 ‘일본 시민사회 프론티어’ 기획을 10회 연재한다. 기획을 맡아 준 미우라 히로키(三浦大樹) 한국관광대학 전임강사는 경희대 정치학과 박사과정을 거치면서 ‘동북아시아NGO백서’(공저)를 집필하는 등 일본 시민사회 소식통이자 한국 시민사회에도 폭넓은 이해를 갖추고 있다. /편집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재일교포

과연 연속 당선이 실현 될까? 일본에서는 올 7월29일에 국회의원(참의원)선거가 실시되는데 야당 민주당에서는 지난 선거에서 당선된 백진훈 의원에 이어 재일 교포 2세의 김정옥 씨가 출마했다. 그는 다국적 NGO인 DPI(국제장애인연맹) 일본회의의 사무차장이며 다리에 장애를 가지고 있다. 지금 휠체어를 타면서 일본 야마구치현(山口縣) 시모노세키시(下關市)를 중심으로 유세중이다. 이번 선거를 위해서 2005년에 일본 국적을 취득하고 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제정과 국내제류 외국인의 지방참정권획득을 호소하고 있다. 장기 체류자라도 외국적의 주민에게는 선거권이 없기 때문이다.

민단(民團)을 비롯한 재일 교포단체는 선거지원을 할 수 없다. 그가 과연 당선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야당인 민주당이 어디까지 선전할지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를 지지하는 일본의 시민단체나 지역사회의 힘, 그리고 한국어 이름의 입후보자에 대한 일본사회의 시선 등 주목해야 할 요소가 많다.

3년 전의 선거에서 '아버지의 나라 한국, 어머니의 나라 일본'이라는 캐치 카피를 내걸어서 같은 민주당에서 당선된 백진훈 의원은 지금까지 한일간의 다리역할을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일본 및 한국의 언론으로부터도 크게 주목받아 국회의 외교위원회에서 맹활약 해 왔다. 그는 경제나 문화, 관광 등 한일간의 든든한 상호교류를 기초로 아시아의 평화를 만들어 간다라는 '신 아시아 주의'를 주장하며 한국계 국회의원인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외국에 ‘루트’를 가지는 후보자가 실제로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이 일본사회에 주는 영향 및  가능성은 막대하다. 또 일본정치의 국제화를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정옥 씨 이외에도 현직으로 핀란드 출신의 쯔루넨 마루티 씨, 티베트 출신의 페마 걀포 씨, 그리고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이 입후보하고 있지만 그들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 싶다.

코리아 NGO센터의 사례

일본에는 현재 한국 혹은 북한의 국적을 가지는 교포가 약 60만 명이 있다. 특히 오사카(大阪)나 도쿄(東京) 등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각 지역에서 시민단체를 설립하여 다양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이나 그린피스 등과 같이 외국에 본부를 가지는 다국적 NGO가 일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은 단연한 것이겠지만 특정의 민족적 루트를 가지고 설립된 시민단체로서 한국계 제 단체는 그 규모나 활동의 활발함을 보면 일본 시민사회 속에서도 독특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코리아NGO센터'는 그러한 교포단체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다방면에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다. 이 단체는 2004년 3월에 '재일한국 민주인권협의회'와 '민족교육문화' 그리고 '원 코리아 페스티벌 실행 위원회'의 3단체가 통합해서 설립된 단체이며 실질적으로는 20년을 넘는 활동 실적을 가지고 있다.

주된 활동 목표는 △재일 교포의 민족교육권의 확립과 다민족 다문화 공생사회의 실현 △ 동아시아의 코리언 네트워크의 구축 △남북한 및 일본의 시민, NGO의 교류 사업의 전개 △남북한의 통일과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 등이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문제나 선거권, 교육문제, 역사교과서문제 등에 관해 일본 국내에서 지역적인 서비스 활동이나 세미나, 정책제언 등을 하는 이외에 동북아 수준에서의 NGO네트워크나 교포단체간의 교류를 추진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통일을 기원해서 매년 실시되는 '원 코리아 페스티벌'은 2006년에 22회의 개최 실적을 만들어냈다.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유익한 것에 '강사파견활동'이 있다. 인권, 교육, 정치와 같은 사회문제 분야와, 음악, 예술, 역사 등 문화적 분야 등의 전문 강사를 파견하는 활동이다. 전자는 외국인의 인권이나 한일의 역사문제, 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세 등 뜨거운 논쟁이 전개되는  사회문제에 전문가를 파견하는 것이고 후자는 한국의 문화나 연예, 영화, 요리 등에 관한 것이다. 일본에 있어서의 '한류' 붐을 생각하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2004년의 활동 시작이후 1년에 약 100번 정도 강사를 파견해 왔다. 한일간의 정치적 마찰의 해결 및 문화교류의 촉진을 일본 국내에서 착실하게 지탱하고 있는 단체다.

'앤서 아시아(Answer Asia)'

2006년 4월 어떤 일본 유학 경험자가 '앤서 아시아(아시아의 평화와 우호를 생각하는 모임)'이라하는 NPO법인(민간비영리활동법인)의 설립을 신청하고 설립이 허가된 것이 화제가 되었다. 사무소는 일본 오사카에 설치되지만, 대표자는 한국에 거주 하는 형식은 일본에서지금까지 등록된 약 3만개의 NPO 중 첫 사례라고 한다.

'앤서 아시아'는 '아시아 공동 미디어'를 최종목표로 하고 현재는 한국어로 일본의 관한 뉴스를 알리는 인터넷신문 'News Japan'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사회에 일본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일본의 모습을 전달하고 싶다는 것이 활동 이념이다.

IT를 활용하고 적극적으로 아시아의 공동체를 제안해 가는 NPO는 일본에서 아직 많지 않고 한국 거주자가 경험이나 인맥을 활용하면서 일본에서 시민운동을 한다는 방법은 매우 신선한다. 연예나 문화의 분야가 아니고 사회운동에까지 '한류'가 왔다는 평가도 있다. 원래 국가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시민단체가 법제도나 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해서 국가를 넘어서 사회를 변화시키려고 하는 흥미로운 사례다.

미우라 히로키 한국관광대 전임강사

 

제13호 12면 2007년 7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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