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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사회

“시민사회는 바다가 돼야 합니다”

<시민사회신문>제호 제작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나의 서체를 두고 이곳 저곳ㅣ에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오랜 수감 생활을 빗대 ‘유배체’라고 부르더군요.




어떻게 부르든 크게 상관 안하지만, 나는 나의 서체를 ‘민(民)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시민사회신문의 제호를 쓰면서도 민체의 정서를 담고 싶었습니다. 친근하고 서민적 정서를 살리려 애를 썼죠.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 ‘바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은 ‘바다’입니다. 큰 강이든 작은 실개천이든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바다’인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지요.

나는 시민사회와 바다가 공통점이 있다고 봅니다. 때문에 시민사회운동이 좀 더 삶 속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시민사회에선 다중의 의미를 넘어 각성되고 자각된 시민의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시민운동적 시각은 사회 곳곳에서 무수히 존재하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읽게 하는 힘입니다. 변혁과 개혁은 1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처음을 부단히 만드는 연속이기도 하지요.

성찰적 시민사회운동을

시민사회운동은 성찰적 자각이 더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초심을 읽지 않기 위해 부단히 회귀하는 자세입니다. ‘성찰’(省察)의 ‘성’(省)자는 ‘젊을 소’(少)에 ‘눈 목’(目)자가 합쳐진 한자지요. 때묻지 않은 젊은 눈, 물들지 않은 순수한 눈을 말합니다.

시민의 개념이 이전엔 신중산층이었지만 이제는 고전적 의미가 됐지요. 각 부문 시민운동이 계급적 틀에 갇혀 선 안 될 것입니다. 낮은 곳을 지향하는 연대야 말로 바다를 이루기 위한 당면 실천과제지요. 개량 콤플렉스를 뛰어 넘어 연대하고 소통하는 자각적 시민운동을 말합니다.

강이 넓어야 큰 고기들이 놀고, 숲이 깊어야 지친새들이 돌아옵니다. 개인으로서의 품성이 이와 같아야 할 뿐 아니라 시민사회운동 역시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을 향해 열려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화합과 평화의 조건이면서 화합과 평화 그 자체입니다.

젊은 감각, 새로운 느낌으로

제호 이야기로 다시 넘어갈까요.

앞서 말한 것처럼 서민의 정서와 삶에 가까운 느낌을 살리려고 애를 썼죠.(편집자 주 : 신영복 선생은 모두 7개의 제호 시안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선택 된 이 제호는 최대한 젊은 감각, 친근한 느낌을 주려고 했습니다.

다시 한번 어려운 상황을 거치며 출발한 시민사회신문이 넓은 뜻 펼치시길 바랍니다.


 

 

신영복(성공회대 석좌교수)

 

지난 4일 신영복 선생으로부터 제호를 받으며 구술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시민사회신문>은 신영복 선생이 준 제호 시안들을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공모에 부쳐 하나를 선택, 확정했습니다. /편집자 주

이재환 기자

 

제1호 3면 2007년 4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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