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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노동&인권

교정인문학도 소통과 연대다

시범실시 결과 행정,인식 벽 높아 특단 마련 시급

소외계층 인문학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공론장이 마련됐다. ‘교정 인문학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가 지난 21일 인권연대 교육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강연 주제인 재소자 인문학교육 뿐 아니라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빈자의 인문학’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방안과 이후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현재 인문학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성 프란시스 대학과 여성자활공동체 윙(W-ing), 재소자 인문학 교육을 계획하고 있는 전북대, 전남대, 부산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먼저 의정부교도소에서 재소자 인문학 교육을 진행한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열악한 교정현실 속에서 인문학 교육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시민들은 범죄의 공포로부터 시달리고 있다. 이런 것을 막기 위해서는 교화가 필요하다. 재활 교육이 제때 이뤄진다면 범죄 재발률이 상당히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3할 정도가 재수용 된다는 현실에 비하면 출소자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인권연대

‘교정 인문학 간담회’가 인권연대 주최로 지난 21일 인권연대 교육장에서 진행됐다.


의정부 교도소의 인문학 교육은 53명의 수강생이 지난 3월 13일부터 6월 5일까지 총 2시간 씩 총 13강 코스로 진행됐다. 수업은 철학, 문학과 소설가 공선옥 씨의 특강 등으로 구성됐다.  


철학 수업을 진행한 조광제 철학아카데미 대표는 “인문학적인 해방공간을 제공하는 것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상황에서 충동, 갈등 등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는 게 우회적인 접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성과 집착 버려야

문학 수업을 진행한 이명원 문학평론가는 앞으로 과제에 대해 강조했다. “교도소에서 한국사회가 계급사회라는 인식을 확인하게 됐다. 재소자를 관리하는 교도관도 결코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지 못했다. 교도소 별로 인문학 교정 교육을 진행해 이 분들에게 전문성을 담보하고 강좌를 서포트하는 역할을 하도록 한다면 전반적인 교정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문학 프로그램의 정규교화과목 편성에 대해 교정당국은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최세림 법무부 교육교화과 계장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기는 어렵다. 문화강좌로 진행하려고 한다. 노숙인 인문학 강좌처럼 정규교양강좌를 설립해 운영하는 것은 어렵다.”며 “각 교정시설의 실정에 맞춰 운영을 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 다만 앞으로 발전적인 방향으로 충분히 검토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이명원 평론가는 “교정당국에서는 성과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 성과를 확인하는 방법이 별로 없다. 자격증이나 어학성적이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관료들의 태도가 극복되지 않는다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인문학 교육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유보적인 태도문제와 함께 사회적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인문학 담당 관련 예산지원체제가 확립돼 사회적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이러한 구조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1회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각계 실시 경험 공유 시급

이와 함께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인문학 과정이 서로 소통돼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최준영 성 프란시스 대학 강사는 “교육하는 입장에서 주입식 교육을 하지 않기 위해 인문학이 왜 필요한지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며 “또한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인문학 교육의 성과와 과제를 공유하고 조직화시키는 연대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권연대는 오는 9월 10일부터 2차 시범 재소자교육을 영등포교도소에서 진행한다. 1천400명 재소자 중에서 자원을 받아 두 차례 시범운영을 하게 된다.

심재훈 기자

 

제9호 4면 2007년 6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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