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人/오피니언

“동아시아판 ‘ARF-NGO’ 만들기 나서야”

동아시아 반전평화운동[3]

 

동아시아에 탈미-평화 공동체 만들기
평화체제를 위한 가버넌스(Governance) 형성하기

앞에서 언급한 ‘동아시아 경제권’과 해양세력-대륙세력의 평화공존 구도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생명선이다. 분단 이후 지금까지 남한은 해양세력과의 동맹-중동원유 수송로를 생명선으로, 북한은 대륙세력(중국·러시아)과의 우호관계를 생명선으로 여기며 지내왔다. 여기에서 남북한의 생명선의 차이가 분단의 강화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이런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남북한 생명선의 통합을 통한 한반도 평화통일의 길’을 모색해야하는데, 남북한 생명선 통합의 방편 중 하나가 ‘철의 실크로드’이다. 이와 함께 그러면 소 평화지대를 중심으로 비무장 지대의 분단장벽을 뚫는 방도를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DMZ에 小 평화지대 조성

우선 금강산의 소 평화지대다. ‘경제-안보 평화 3각형(peace triangle)’을 온정리-고성-육로 관광의 남측 입구를 중심으로 그릴 수 있다. 이 3각형을 통해 분단장벽을 뚫을 수 있다. 다음 철원의 소 평화지대다. 이 지대의 ‘경-안 평화 3각형’은, 평강-구철원-신철원(평화도시 예정지; 노동당사 부근)을 중심으로 그릴 수 있다. 이 3각형을 통해 분단장벽에 평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어 개성의 소 평화지대다. 이 ‘경-안 평화 3각형’은, 개성-파주-인천권(김포 ? 강화)을 중심으로 그릴 수 있다. 이 3각형을 통해 분단장벽에 평화의 훈풍을 집어넣을 수 있다. 세 곳에 있는 소 평화지대의 평화력(peace power)이 동서남북으로 전파되는 현상에 대하여 설명하자면, 우선 3곳 소 평화지대의 동서 띠를 만든다. 금강산의 ‘경-안 평화 3각형’-철원의 ‘경-안 평화 3각형’-개성의 ‘경-안 평화 3각형’을 잇는 동서 띠를 만들어 비무장 지대 전체가 평화권(平和圈)으로 탈바꿈하도록 한다. DMZ의 평화권이 서해안의 북방한계선(NLL)으로 이어가도록 한다. 이렇게 되면 비무장 지대 안팎의 육지·해상에 걸쳐 평화의 기류가 형성된다.

‘점-선-면' 전략 확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경-안 3단계 평화 지대화 구상’의 두 번째 단계는 DMZ의 평화지대화에서 출발하며, 종점은 ‘점-선-면 전략이 남북의 수도권까지 확대되는 지점’이다. 이 종점을 향해 DMZ 평화권(DMZ 평화지대화)의 확대전략을 추진한다. 비무장 지대 부근의 점-선-면 전략의 남하(서울 쪽으로)와 북상(평양 쪽으로)을 동시에 시도한다. DMZ 평화지대화의 핵심인 소 평화지대들을 확대하여 남북의 수도권 사이에 ‘중(中) 평화지대’를 만든다. 다시 말하면 DMZ 평화권의 남하를 통한 서울~DMZ 지역의 경무장화(輕武裝化), DMZ 평화권의 북상을 통한 DMZ~평양 지역의 경무장화에 도전한다. 여기에서 ‘경무장화’란 대량파괴무기를 없앤다는 뜻이며, ‘합리적 충분성의 원칙에 의한 전수방어’라는 안보 패러다임 전환에 어울리는 조치이다.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남북한의 수도권 지역(서울~평양)을 대량파괴무기 금지지대(WMDFZ; Weapons of Mass Destruction Free Zone)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실행조건은 다음과 같다. △주한미군 재편(한국판 GPR)에 의한 대북(對北) 원격전쟁 계획의 포기 △평택에로의 주한 미군기지 총집결 포기 △한-미 연합전력의 대북(對北) 종심공격 전략, 작전계획 5027-98 등의 포기 등이다. 또 △남북한의 군축조치에 걸맞는 대량파괴무기(북한의 장사포 포함) 제거, 북방한계선(NLL) 등 해상에서의 군축 실시 △서울~평양의 남북한 수도권 지역 안에서 외국군의 철수 등이 있다.

한반도 전체로 확

위의 두 번째 단계가 성공하면, 점-선-면 전략을 서울 이남과 평양 이북으로 동시에 확대하여 한반도 전체의 경무장화를 통한 ‘대(大) 평화지대화’를 시도한다.

언급한 동아시아·한반도의 평화선을 구축하는 일이 반전평화 운동의 핵심적인 활동이며, 이를 위한 과제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녹색연합

용산 미군기지 전경


반미·친미의 2분법을 뛰어 넘는 탈미를 통한 동아시아의 평화 공동체 만들기 운동이 필요하다.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제국 미국에 의한 세계 평정)를 벗어나는 ‘탈미’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예약한다. ‘탈미’의 핵심은 한미동맹-미일동맹의 상대화, 동아시아 주둔 미군의 군살빼기·영향력 감퇴에 있다. Pax Americana에 수직적으로 통합된 한미동맹-미일 동맹이 수평적으로 자율성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동맹의 상대화’ 운동이 전개되어야한다.

그리고 동아시아 주둔 미군의 전면적이고 물리적인 철수 이전에 미군주둔의 반평화성을 지양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군사동맹 지향적인 한미동맹-미일 동맹을 ‘미군 없는 정치 동맹’으로 자리매김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한다. ‘일정한 숫자의 미군· 미군 관련자의 체류는 허용하지만 거대한 미군주둔 체제를 회피하는’ 정치동맹(동맹의 군사적 관계보다 정치적 관계·외교 관계를 상대적으로 중시하지만, 한미 FTA와 같은 경제동맹을 배제한 동맹)을 유지하며 선린우호하는 한미동맹-미일 동맹으로 전환(미국-캐나다의 관계와 같은 동맹체로 전환)하는 게 선결과제이다.    

신자유주의의 ‘군사화’ 봉쇄

신자유주의는 ‘20 대 80의 사회구조’를 낳아 평화의 상실(peacelessness)을 전 세계적으로 만연시켰다.

미국은 국방·안보상품(무기 등)을  WTO 협정의 예외조항으로 설정했다. WTO 신자유주의 체제의 다자간 투자협정(MAI)은 군?산 복합체에 초법적인 특혜를 부여했으며 이를 미국이 주도했다. ‘국가안보’를 MAI의 신자유주의적 조치들로부터 제외시켜야 한다는 것이 미국 쪽의 생각이다. 군대, 무기체계 개선, 무기 생산, 군수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정부 지출이 예외항목에 포함된다. MAI의 관련 조항에 따르면, 협약 당사자국들은 필요 불가결한 안보상의 이해를 위해 그에 상응하는 어떠한 군사적 행동·전쟁도 할 수 있다.

이는 신자유주의의 맹주국가인 미국이 ‘국방·안보라는 신자유주의의 해방구’에서 군사적 행동·전쟁을 기획·수행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오히려 전쟁국가 미국의 국가권력과 신자유주의가 상호작용하고 있는 지점에 주목해야한다.

한편 국민 국가(nation state)의 경계선을 없앤 신자유주의는 ‘국경 없는 다국적 전쟁’을 유발하고 있다. 미국의 군·산 복합체는 신자유주의 노선에 입각한 ‘국경 초월의 전쟁(borderless war)’을 다그치면서 ‘신자유주의의 군사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은  ‘신자유주의의 생산력’과 ‘군사주의의 살상력’의 종합판이며, 군·산 복합체 자본이 ‘생산력→살상력으로 전화’하는 것을 매개했다. 이라크 전쟁 이후 ‘자본의 세계화(신자유주의)’와 ‘전쟁의 세계화(반테러 전쟁의 세계화)’가 동시 진행되고 있으며, ‘군·산 복합체(초국적 군수업계·죽음의 상인들)’가 양자의 연결고리이다.

이처럼 ‘신자유주의의 군사화’를 추동하는 군·산 복합체의 군수자본 확대재생산을 저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신자유주의의 군사화’의 영향권 안에 있는 동아시아·한반도에서 초국적 군·산 복합체의 군수자본 확대재생산을 저지하는 반전평화운동이 절실하다.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의 탈미형 안보기구인 ‘아세안 지역 포럼(ARF)’을 모방한 ‘동아시아판 ARF'를 창설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ARF-평화 NGO의 가버넌스’를 모방한 ‘동아시아판 ARF-NGO 가버넌스’를 이루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끝>

한만도 평화통일 전략 단계 모색

DMZ 제거를 위한 점-선-면 전략 한반도의 평화 전략으로 ‘점(点)-선(線)-면(面) 이행 전략’을 제시한다. 중국이 개혁개방의 방법론으로 채택한 점-선-면 이행 전략을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반도 평화통일의 제1차적인 점(거점)을 비무장 지대(DMZ)의 3곳(금강산, 철원, 개성)으로 상정하고, 이 세 개의 점을 잇는 선을 중심으로 면을 확장해 나아간다는 구상이 ‘한반도의 점-선-면 이행 전략’이다.

중국은 심천 등의 해안선 특구에 개혁개방의 점(거점)을 먼저 조성하고(제1단계), 선(특구들 사이의 선)을 이어(제2단계) 개혁개방의 면(공간)을 만든 다음, 내륙으로 개혁개방의 면(공간)을 확대(제3단계)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 역시 비무장 지대에서 시작되는 점-선-면의 3단계 이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식 개혁개방의 거점이 해안이었다면 한반도 평화통일의 거점은 내륙(비무장 지대)인 점이 다르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통일의 점-선-면 이행은 금강산에서 성공한 경제-안보 연계 모델을 바탕으로 3단계에 걸쳐 ‘DMZ의 소(小) 평화 지대를 한반도 전체로 확장’하는 게 바람직하다. 필자는 이 과정 전체를 압축하여 ‘經(경제)-安(안보) 3단계 평화 지대화 구상’이라고 부른다. ‘經-安 3단계 평화 지대화’는, 바람직한 평화모델 중의 하나이다. ‘경-안 3단계 평화 지대화’의 첫 번째 단계는, 남북교류 단계에 해당된다.

이 단계는 ‘경제-안보 연계’ 발상에 따라 금강산·개성 관광·개성 공단 조성에서 시작하여 DMZ의 평화지대화로 수렴된다. ① 점=여기에서의 ‘점’은 경제-안보 연계의 구상이 관철될 수 있는 거점으로 다음의 세 곳이다. 동해안(동부전선)의 점: 금강산, 서해안(서부전선)의 점: 개성, 중부지방(중부전선)의 점: 철원 ② 선=여기에서의 선은, 비무장 지대를 중심으로 금강산-철원-개성을 잇는 선이다. ③ 면=위의 점과 선을 동서남북으로 확장하면, 세 개의 점을 중심으로 ‘소(mini) 평화지대’를 3곳에 형성할 수 있다. 이어 세 곳의 소 평화지대 사이를 선으로 연결하고 면(평화통일의 공간)을 확장하는 가운데, 비무장 지대 전체를 평화지대로 만들 수 있다. 금강산·철원·개성의 소 평화지대 안에, ‘인간 띠-생태 띠-자본 띠의 3위1체’를 형성하면서 평화를 창출(peace making)할 수 있다.

인간 띠는 주로 소 평화지대를 찾을 남측의 관광객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며, ‘소 평화지대’ 안에서의 남북 이산가족 만남, 남북 민간·사회단체의 교류를 통해 남북한의 인간 띠가 형성될 것이다. 소 평화지대를 지나는 남북 연계 교통망(철도·도로), 이 교통망 주변에 부설될 통신·전력수송망, 에너지 수급망이 자본 띠를 이룰 것이다. 위의 교통망·통신망·전력수송망·에너지 수급망 자체가 자본의 덩어리이다. 위의 인간 띠와 자본 띠는 생태 띠를 기본전제로 한다. 이처럼 소 평화지대를 중심으로 인간 띠-자본 띠-생태 띠의 종합이 이루어지면, ‘평화지향적인 안보 띠’를 형성하는 조건(안보 패러다임의 전환 등)이 창출될 것이다. 이와 같은 절차를 거쳐 ‘경-안 DMZ 평화지대(경제와 안보의 연계 카드를 통해 비무장 지대 안에 소 평화지대를 만듦)’를 이룩할 수 있다.

 


김승국 평화운동가

 

제8호 8면 2007년 6월 18일자

 

 

사업자 정보 표시
시민사회신문 | 설동본 | (121-865) 서울 마포구 연남동 240-6 504호 | 사업자 등록번호 : 105-20-38740 | TEL : 02-3143-4161 | Mail : ingopress@ingopress.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서울아02638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