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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사회

진실이 우리를 평안케 하리라!

시민사회신문에 바란다[5]

언론정보를 공부하면서 많은 의문점들이 있었다. 언론은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정부와 정책에 대한 비판과 견제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나아가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한다는 혹은 하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기(公器)라고 배웠다.

신문과 방송이라는 대중매체가 가장 대표적이고 우리가 늘 접하고 자주 보는 공중파 방송3사와 조선, 중앙, 동아일보 일간신문 3사가 ‘주류’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러하다. 총파업이나 대규모시위가 있을 때 방송3사에서 시민불편과 교통 혼잡을 보도하는 그림은 너무나 익숙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왜 파업을 하는지 경과과정이 어떠했는지는 없거나 혹은 작거나, 아무튼 눈과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목을 끌지 못한 것이다. 

주류신문에서는 파업과 시위로 인한 경제피해규모가 얼마고 국민들의 발목을 잡는 집단이기주의에 엄정 대처해야 한다는 상투적인 사설이 등장했다. 지금도 그러하다. 언론이 이래서 되는 것인가? 파업과 시위가 있으면 당연히 그에 따른 불편과 피해가 따르는 것인데, 초등학교 3학년도 알고 있는 이 사실이 보도의 대부분과 핵심을 차지한다. 무엇을 위한 파업과 시위인지는 외면되고 무시되고 묵살되는 것인지, 왜 그런지가 궁금했다.

이러저러하게 듣고 보고 배우고 깨닫게 된 것은 역시 돈 문제였다. 주류 방송3사와 신문3사는 광고를 주식으로 하고 있었고 거기서 노동 3권으로 보장된 파업권과 집회결사표현의 자유의 하나인 시위를 보호하는 기사가 나올 리 없었다. 가끔씩 너무 기울어진다 싶거나 너무했다 싶을 때 한두 번쯤 양념삼아 중립성과 기계적 형평성을 살리려 등장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러하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언론! 언론학을 공부하면서 이상처럼 받아들이고 되뇌이던 독립언론이 언젠가부터 힘없는 소수 비주류 언론으로 치부되는 현실이 되었다. 그러나 그래도 진실과 정의의 목소리는 살아 있었다. 이라크 파병이 잘못 된 것임을, 국가보안법이 사상과 양심을 자유를 억압하는 구시대적 악법임을, 효순이 미선이가 억울한 죽음을 당했고 누군가는 반드시 사죄하고 책임을 져야 함을, 탄핵이 무자격자들의 어불성설과 적반하장임을 얘기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있었고 이를 담는 방송과 신문도 있었다. 희망은 그렇게 생명력을 갖고 살아 있었다. 한겨레신문, 말, 시민방송 RTV,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미디어 오늘 등에서 조금씩 빛깔을 달리하면서도 ‘사실’을 담고 있었다. 주류언론에서 애써 외면한 부분, 그 사실을 그냥 말하는 것만으로도 진실이 되어 활자가 되고 사진이 되고 방송이 되었다.

이제 시련을 겪고 거듭 탄생한 <시민사회신문>이 그 역할을 하려 한다. 성장통을 겪고 쑥쑥 자라야 한다. 중간에 넘어지기도 하고 상처도 날 테지만 이겨야 하고, 이길 수 있다. 시민도 있고 사회단체도 있다.

글로벌화와 신자유주의가 팽배하면서 일반 국민들의 삶이 퍽퍽하다. 신산스럽다. 시민으로, 서민으로, 대중으로 불리면서 효율과 성장의 슬로건 아래서 양극화의 고통을 겪고 있다. 효율과 성장을 외면하자는 것도 아니다. 그것들의 가치를 폄하하지도 않는다. 다만 사회경제적 구조로 인해서 자신의 능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피와 땀과 눈물이 턱도 없이 대가를 못받는 것은 막아야 하겠다. 어둠 속에서 정치권과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할 때 중심을 잡아야 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등대가 되어야 하겠다. 진정한 시민의 목소리를 담는 <시민사회신문>이 되어야 하고 모두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학교 다닐 때 ‘과' 노래가 생각이 난다.

‘말하라 두 눈이 가리우고 귀마저 막혀 버려도 혀는 잘리워서 입은 말 못해도 몸뚱이로 말하라. 이 땅에서 들리는 민중의 함성, 바람 따라 자유가 뚜벅뚜벅 걸어서 돌아오는 날까지!’    


노정렬 방송인

 

제7호 14면 2007년 6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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