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셀라필드에서 지난 30여 년 동안 직원들의 시신에서 장기를 비밀리에 적출해 방사능 부작용 실험을 했던 것으로 최근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1960년대부터 셀라필드 원자력단지에서는 원전 종사자들의 장기를 사후 방사능실험을 위해 불법으로 적출해 냉동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최소 65명 이상의 원전 종사자 장기가 보관되어 방사능 실험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적출된 신체 부위는 심장과 폐, 뼈 등 여러 장기에 달하며, 대부분 실험 과정에서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원전이 본보기
셀라필드 원자력단지는 이 과정에서 원전 종사자들의 가족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장기 적출 사실 자체를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주)은 영국 셀라필드를 좋은 방폐장 모범사례로 선전해왔던 곳이다. 셀라필드 원자력단지와 드릭 중저준위폐기장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둔 채 양들을 방목해서 키우고 있으며, 인근 코플랜드 시에서는 2개의 생수회사까지 차려 운행 중이라고 안전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영국 셀라필드는 최근에도 엄청난 규모의 고농축 방사능 액체가 9개월 동안 누출된 바 있다. 지난 2005년 9월, 8만3000리터에 달하는 플루토늄이 누출되었으며, 직원 실수와 기술적 결함이 더해져 올림픽수영장 규모의 저장고의 파이프가 파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셀라필드 내에 위치한 재처리 공장이다. 이 사고는 재처리 공정이 얼마나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재처리 공정은 목스(MOX)를 원료로 하는 발전으로, 목스 농도와 양, 기술에 따라 원자폭탄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재처리를 금하고 있다. 목스(MOX)는 원자력발전으로 핵분열이 끝난 사용후핵연료에서 소량 추출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섞어 만든 재처리 원료를 의미한다. 이란이나 북한 등이 재처리를 하려다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의 압력으로 하지 못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 등이 재처리를 하고 있다.
어설픈 재활용 안돼
우리나라 원자력계도 사용후핵연료 재사용을 근거로 재처리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달 1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한.미 원자력공동상설위원회 회의에서는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하기 위한 물밑 접촉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비핵 3원칙을 바탕으로 북한의 재처리를 강도 높게 비판해온 우리나라 입장에서 재처리를 요구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위험성 측면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재처리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 또한 가지고 있지 않다. 어설프게 재활용한다는 이유로 초가삼간만 다 태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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