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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이버들ㅣ에코에너지

세금에 대한 심리적 저항

이버들_에코에너지 [3]

저녁 약속이 많은 금요일이면, 종로나 강남 등 서울의 번화가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말 그대로 사람으로 산을 이루고 바다를 만들 정도로, 사람들의 물결로 서울의 밤거리는 넘실거린다. 많은 인파 속에 떠밀려 다닐 때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디서 살고 있는 지 궁금해질 정도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장래 인구추계 자료를 보면, 2011년에는 전 국민의 절반이 수도권에서 거주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인구는 2018년을 정점으로 감소하지만 경기도와 인천의 인구 증가로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KTX 신설 등 빠른 교통수단의 보급과 교육이나 문화적 혜택이 많은 도시기능, 일자리 문제로 도시의 인구는 점차 늘어간다. 인구가 늘어나니 편의시설은 더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일자리도 증가한다. 다시금 주변 인구가 도시로 쏙쏙 유입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일자리를 찾아서 또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도시로 왔지만, 도시 생활은 쉽지만은 않다. 하루하루 힘겨운 소시민 입장에서 버스 요금도 오르고, 통신 요금도 비싸고, 아이들 학원비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연탄 가격도 오른다니, 연탄을 쓰지 않더라도 무엇이든 오른다는 이야기에 숨이 탁 막힐 정도다.
그러나 인구가 도시로 집중되다보니 정부 정책은 언제나 대도시 중심이다. 소득 수준이 높은 이들이 도시에 살지만 도시가스가 보급되어 있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겨울을 보낼 수 있다. 수도권 대기 보호를 이유로 발전소를 짓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송전 비용을 들여야 하지만 전기요금도 동일하다.

서울에 살지 못한다는 이유로 비싼 등유를 써야 하거나, 불편한 연탄을 써야 하는 이들은 억울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논밭에는 송전탑이 여기 저기 세워져있고 인근에 발전소라도 있으면 슬그머니 걱정도 생긴다. ‘테레비에서 전자파가 애들에게 안 좋다고 허던데.’

에너지 세제는 간접세이기 때문에 비교적 조세 저항이 적어 세수 확보를 이유로 갑자기 요금이 폭등하곤 한다. 예전부터 휘발유에는 많은 세금을 붙이곤 했지만 최근 서민들이 난방용으로 많이 애용하는 등유에도 특소세를 올려 등유 가격은 연탄의 4배에 달할 정도로 상승하였다.

이에 도시민이 많이 사용하는 도시가스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는 도시가스 특소세도 인상하였고, 등유를 사용하던 이들이 연탄으로 바꾸면서 작년에는 연탄 사용량이 15%나 증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연탄 산업의 변화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저소득층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없이 연탄 가격의 인상만을 발표하는 것은 에너지 세제에 대한 심리적 저항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골프채에도 붙이지 않는 특소세를 서민들이 사용하는 에너지원에만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 의구심도 든다.



이버들 에너지시민연대차장

 

제5호 12면 2007년 5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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