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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정치

유권자 참여운동에 무게 중심

과정중시, 향후 운동발전과 연계 

시민사회운동진영 첫 대선대응 논의

17대 대선을 앞두고 시민단체들이 다시 전국적인 연대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시기 대선 활동이 경선감시, 정책제안·평가 등 후보중심의 대응이었다면, 이번엔 유권자중심의 선거문화를 일구는 내용에 포커스가 모아지고 있다.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 운동으로의 무게중심 이동이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15일 서울 만해NGO센터 대교육장에서 ‘17대 대선 시민단체 공동행동 계획 구상을 위한 시민단체 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연대회의는 5차례 걸친 정책기획위 회의를 거쳐 이날 간담회를 열었다. 민만기 연대회의 운영위원장(녹색교통 사무처장)은 “오늘 간담회는 정책기획위 단위에서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논의 진전을 위해 만든 ‘브레인스토밍’의 자리”임을 강조했다.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치겠다는 생각이다. 동시에 아직 뾰족한 안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민 운영위원장은 “과거와 달리 직접개입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라며 “밑으로부터의 유권자운동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름이 오기 전 시민사회운동진영의 대선 활동 방향이 정리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오는 7월 18일로 예정된 전국시민운동가대회를 염두해 둔 것이다.

◇상황 분석=현재 대선과 관련해 시민사회운동진영에서 감지되는 움직임은 정치세력화, 한미FTA·막개발·평화이슈 등 구체적 사안과 연결시키는 정책제안·평가 준비 흐름 등이 있다. 간담회 발제를 맡은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정치세력화 흐름은 시민운동의 대선 대응 논의에서 다뤄질 내용이 아니라고 본다”며 “특정 이슈 중심 정책대응 역시 관련 부문·개별단체 외 공동의 테이블에서 논의될 만한 사항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렇게 볼 때 공동대응방안으로 검토할 수 있는 운동방향은 한국사회 비전과 새 정부가 추진해야 할 개혁과제의 종합수립, 유권자의 요구를 대선과정에서 투입하기 위한 유권자운동으로 압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시민사회운동 전반이 현실 정치에 대한 대응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며 “운동 내부의 깊은 성찰과 비전마련을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아울러 운동 전반의 활력을 복원하기 위한 적극적 실천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오관영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은 “대선 이후의 시민운동을 염두해 두면 정치세력화와 다른 차별화된 방식과 의제를 가지고 대선 활동을 벌이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선진화로 대표되는 개발·보수진영의 담론에 대항하는 ‘깃발’의 필요성을 감안할 때 ‘공감과 경계긋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 처장은 “시민단체 대선 대응 태도와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하며 “‘여럿이 함께’ 방식으로 끈질긴 소통과 실천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안과 전망=‘유권자중심’, ‘아래로부터의 의제 형성’이란 틀 속에서 시민운동진영이 공동대응을 벌일 수 있는 방안으로는 민생문제를 중심으로 풀뿌리 민심을 청취하고 이를 대선과정에서 정치권에 제시하는 방법이 유력하게 떠올랐다. 시민단체보다 시민을 앞에 세우는 내용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택 기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지난 16일 대선 시민단체 공동행동 구상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축제와 같은 대선을 만들고 한국 사회가 가야할 방향을 효율적으로 모색하는 자리를 만드는 유권자운동의 방식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예를 들어 기성 정치권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온라인 공간 등에서 가상의 후보를 만들고 바람을 담은 정책과 공약을 내세우게 하는 안이다. 덧붙여 UCC 등 인터넷을 활용한 유권자운동도 제기됐다. 참여와 개방, 공유의 정신을 살리는 온라인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날 간담회는 시민사회운동진영의 첫 대선대응 공론의 자리이자, 골격을 유권자운동으로 사실상 확정 지은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향후 난제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정책제안·평가 활동을 벌였지만 기대에 못 미친 활동결과를 낸 2002년 대선유권자연대에 대한 기억도 있다.  

유권자운동이 정책제안·평가 활동보다 시간과 조직력이 더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또 딱딱하지 않고 친근한 내용을 담는 유권자운동의 필요성이 강조됐지만 단순 캠페인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총선·대선 대응에서 처음 선보이게 될 유권자운동이 반향을 일으킬 경우 그 호응과 역량을 향후 시민운동의 발전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사회변화 맞춰 대응"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상택 기자
“지난 대선, 총선 시기 역부족 또는 실패의 강박관념을 버리고 시민사회와 시민운동의 새로운 흐름에 맞춰 ‘발랄한’ 대선 대응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지난 2000년 총선연대부터 지난해 지방선거연대까지 총선과 대선에 맞춰 진행된 시민단체 공동대응에서 매번 실무 역할을 해온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지난 선거 대응과 올해 대선 대응을 준비하는 흐름의 변화를 이렇게 정리했다.

그는 “2000년 총선을 제외하고 선거국면에서 시민단체 공동대응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하긴 힘들 것 같다”며 “과거엔 정치개혁 담론에 대한 시민사회 공동의 인식 기반이 커 전국적인 공동대응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특히 2004년 이후 투명성을 강조하는 정치개혁 의제를 대체할 새로운 담론이 나오지 않은 게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시민단체 내부의 선거 공동대응 논의도 다양한 형태로 제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개혁 진보 시민사회세력 주도의 직접 대선대응을 선언한 ‘통합과번영을위한 미래구상’과 현재 진행되는 시민단체 공동 대선대응 논의와의 연계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다수 활동가들이 미래구상의 출현을 부정하고 반대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시민단체가 함께 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라고 보고있다”고 언급했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공동대응 논의가 늦은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2002년 대선유권자연대 활동도 9월초부터 논의가 이뤄진 것을 비춰볼 때 늦은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2030..여성..소수자..풀뿌리
개별단체 특별한 대선대응

시민단체 대선 공동대응 논의와 별도로 부문 개별 단체의 대선 활동도 눈에 띈다.

한국청년연합회(KYC)는 ‘2030세대가 만드는 대선정책’을 9월 중 책으로 묶어 정책 제안화 하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10여차례의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통해 젊은층 스스로 정책을 만들게 하는 것이다. 또 100명의 ‘2030기자단’을 모집해 술자리 등 각종 모임에서 나오는 민생과제를 모으는 활동도 벌인다. 천준호 KYC 공동대표는 “청년들의 정책 제안은 기성세대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창의적이고 역동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풀뿌리 시민운동의 확산을 고민해온 여성연합은 지역의 주부 학부모를 대상으로 풀뿌리와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대선 정책 제안을 듣는 ‘수다방’을 조직할 계획이다. 양극화의 심화 속에 여성 비정규직 확산 등 직접 타격을 받고 있는 여성 문제를 여성만의 소통방식을 통해 결집하고 발언토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아래로부터의 의제확산이란 점에서 시민단체 대선공동대응의 기본 방향과 유사하지만 특화되고 집중된 활동 방안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남윤인순 여성연합 상임대표는 “생활의 언어로 민생의제를 찾는 것은 여성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연합은 또 장애인, 성적소수자, 노인 등 소외계층만의 가상 정당을 만들어 축제의 방식으로 의견을 개진토록 하는 퍼포먼스 성격의 프로그램을 다음달 초 개최할 예정이다.

이밖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선거대응으로 지역내에서 큰 호응을 이끈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번에도 매니페스토 운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학영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중장년층과 신세대, 지역 상황에 맞는 다양한 선거대응 프로그램은 유권자 참여의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후보검증 가혹할 수록 국민 이득"
공명선거운동도 시동

전통적인 시민사회 선거대응 방식인 공명선거운동도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를 통해 올해 역시 진행된다. 공선협(상임대표 박인주 흥사단 이사장)은 지난 10일 흥사단 대강당에서 ‘국민이 바라는 바람직한 대통령-대선후보 검증 논란과 관련해’란 주제의 정책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심포지움에서 이동철 매니페스토 연구소장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현재 한국의 정당은 인물과 그 인물의 지지세력으로 이뤄진 세력결집체의 형태”라며 “세력간 흑색폭로는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 혼란과 국가 품위 손상 뿐 아니라 최종적으로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주자에 대한 검증은 가혹하다고 느낄 정도로 철저할수록 국민에겐 좋다”며 “대선주자 개인 뿐 아니라 정당과 선거캠프, 정책에 대한 집중적인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선이 네거티브 선거활동이나 지연, 세력에 의한 선거가 아니라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 등을 기반으로 한 포지티브 선거로 치러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선협은 이날 심포지움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그동안 공명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꾸준히 활동해온 조직의 위상을 최대한 살리는 방안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활동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재환 기자

 

제4호 4면 2007년 5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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