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염이 산천을 달굽니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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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거리다가, 살랑거리다가, 톡톡 나뭇잎을 건들다가, 마침내 산천에 천불이 붙습니다. 늦도록 마음을 졸이던 초가을 장마가 마지막 발걸음을 못내 멈추자, 온 하늘은 마침내 붉은빛 장엄입니다. 이 산하 구석구석 발갛게 달았습니다. 청람빛 물, 주저없이 붉은 생명을 담습니다. 천불은 용케도 나무들 새로 올려다 보이는 하늘만큼 길을 내놓았습니다. 가을, 저만치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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