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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사회

"진보세력의 변혁과 전망을 조정하자"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제1회 대안캠프

 

연말까지 ‘국민주권운동본부 준비위’ 결성 계획
한국사회 역동성 바탕 민의 반영한 사회변화를

 

진보의 대안에 목말라하는 오늘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15일 연세대 공학관 강의실에서는 이런 고민을 풀려는 이들이 모였다. 50대 백발의 장년남성부터 주부, 농민, 노조활동가, 까까머리 학생까지 100여명이 캠프에 참여했다. 특히 안동, 포항 등 지역에서 새로운 모색을 위해 먼 길을 달려 온 이들도 있었다. 대안캠프는 총 11시간의 빡빡한 일정으로 짜여졌지만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남북정상회담을 목전에 둔만큼 남북협력 세션에서 질문이 쏟아졌고, 대안을 함께 만들 세력이 누구일까 찾는 부분에서도 많은 질문 오갔다. / 편집자 

 

“진보세력이 변혁의 전망을 너무 높게 잡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그리고 과거퇴행적인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내용으로 가자. 그래서 정치의 역동성을 특정인에게 뺏기지 말자.”

대안캠프 저녁 특강에서 손석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진보진영의 새로운 모색으로 ‘국민주권운동’을 시민사회에 제안했다. 경제, 남북협력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민의 정치열망을 결집시키는 ‘선거혁명’이 필요하고, 이 과정은 ‘국민주권운동’이라는 형태로 실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먼저 2007년 한국의 정치현실을 냉정히 볼 것을 호소했다. “이번 대선에서 한 후보가 바람을 불러일으키지만 정권을 맡겨도 좋겠다는 확신을 주지 못한다. 정치적 무관심, 정치판 자체에 대한 경멸은 어디서 온 것인가 짚어야 한다.”

 

정치 무관심 어디서 왔나

 

87년 시민항쟁에서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은 정치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영국 등 구미국가들의 투표율 저하 현상과 우리의 ‘정치실망’ 현상을 등가적으로 비교해선 안 된다는 것이 손 원장의 시각이다.  

그는 국민주권운동의 또 다른 방향인 선거혁명은 과거의 추구했던 ‘혁명’과 다르다고 전제한 뒤 설명을 이어갔다. “과연 지금 사회주의 혁명이 가능할지에 대해 새사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어떤 대안세력도 자본주의 사회를 넘어선 사회에 대해 구체적인 실체를 그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사연은 현실적인 접근방법으로 노동중심경제, 통일민족경제, 직접민주주의를 그렸고 이를 국민주권운동이란 방식으로 확산해 가겠다고 밝혔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제1회 대안캠프가 100여명의 수강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15일 연세대 공학관에서 열렸다. 11시간 릴레이 일정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강연에 열중하고 있다.


국민주권운동은 헌법 1조에 명문화된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기본적인 명제로부터 출발한다. 손 원장은 “대한민국 헌법에 제시된 것처럼 국민은 한국사회의 실질적인 주체가 돼야 함에도 역사과정에서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진영에 좀 더 친숙한 ‘민중’이란 단어 대신 ‘국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운동진영 내에서는 국민이라는 말에 언짢아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신자유주의가 퍼져가는 상황에서 국가의 중요성과 의미는 변하고 있다. 국민은 아직 유효하고 친숙한 언어다”고 말했다. ‘그들만의 활동’보다는 운동의 기반을 좀 더 확대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국회의원 소환운동 제안

 

손 원장은 국민주권운동 첫 단계로 국회의원 소환운동을 제안했다. “국회의원 소환운동이 위헌이 될 수 있다는 논란이 있지만 이를 사회쟁점화해 그 필요성을 알릴 것”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특정후보의 당선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높아진 국민 의식수준에 맞춰 아래로부터 변화를 가능케 할 제도 마련이 필수”라고 말했다.  

손 원장은 ‘국민주권운동’을 함께 할 세력으로 시민사회 등 개혁 진보세력을 지목했다. 그는 “시민운동의 의제를 받아들이되 구조적 변화까지 추구할 것”라면서 “한국 민중이 가진 정치적 역동성에 대해 확신하고 있고 진보세력이 어떤 연대 방식을 취하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 원장은 외국자본에 매입되고 있는 국내 금융기관의 공공성 강화를 구조적 변화의 가능한 사례로 들었다.


운동의 방식에 대해 손 원장은 “지금까지 운동의 습관인 레토릭(선언 수사)이 아니라 철저히 아래서부터 하자”며 특정지역이나 중앙이 아닌 지역을 기반으로 수평적인 네트워크 조직을 구성할 것이라 밝혔다.

 

새사연은 운동이론 공장

 

새사연의 국민주권운동이 대안운동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싱크탱크의 목적을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손 원장은 “국민주권운동이란 형식은 단지 밑그림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후 국민들에게 교감하는 과정에서 재구성될 수 있다”며 “새사연이 운동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제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새사연의 구성원 일부가 운동에 참가할 수도 있지만 이론을 만들어내는 공장으로써 현재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사연은 10월 국민주권운동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역순회간담회, 지역별 준비모임을 조직해 12월까지 가칭 ‘국민주권운동본부 준비위원회 결성’을 할 계획이다. 다만 손 원장은 “대선에서 진보진영이 어떤 대응을 하는 가에 따라 일정이 다소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심재훈 기자

 

제21호 8면 2007년 9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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