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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사회

“재발 땐 연구원 이주운동도 불사”

대전녹색연합 등 12개 시민단체 “공개사과 후 책임”

 

13일, 유성 주민 연구원 항의방문
시민 참여하는 방사능물질 감시기구 설치 요구


【대전】원자력연구원 측이 IAEA의 핵사찰을 앞두고 10여일이 지나도록 문제의 핵물질에 대한 행방조차 찾지 못하자 국민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대전시청과 유성구 등 자치단체를 비롯 대전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 지역 주민들이 핵 물질 시료 분실 사고에 대한 전모와 함께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원자력연구원 인근 지역인 유성구민들이 “재발 땐 연구원 이주운동도 불사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하는 등 핵 물질 분실사고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등 12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원자력안전망구축을위한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지난 10일 원자력연구소의 안전불감증과 대전시의 무대책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분실사고에 대한 전모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삼중수소 누출사고 △활성탄여과기 성능불량으로 인한 요오드 131 누출사고 △하나로원자로 주변 실험실 화재사고 △하나로원자로 연구원의 방사능 피폭사고 등 수 차례에 걸쳐 우라늄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우라늄 유출사고가 발생한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원자력연구원은 사고발생 때마다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말과 관리감독을 더 철저히 하겠다는 약속을 반복해 왔다”며 “이번 사고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대전시민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반복해 온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안전불감증에 대해 연구원 원장이 공개사과하고 이에 대한 상응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대전시가 박성효 시장 취임 이후 ‘원자력안전시민협의회’의 담당자도 지정하지 않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해 왔다”고 지적하고 “대전시가 원자력연구원이 관리감독권 밖에 있다는 이유로 지금처럼 무대책으로 일관한다면 대전시민의 안전은 누가 책임지겠는가”라고 비난한 뒤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공개할 것”을 대전시에 촉구했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시민이 참여하는 방사능물질 관리감독이나 감시체제의 구축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연구원과 대전시가 적극 나서서 시민의 생명안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시민과의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해 향후 현재 원자력발전소 소재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와 같은 감시기구 설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대전시당, “은폐의혹에 대한 전모 밝혀라”

민노당 대전시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우라늄 시료분실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로 전모를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민노당은 “지역에서 원자력 안전문제에 대해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우라늄 시료분실 사건에 대해 당혹스러울 뿐"이라며 "은폐의혹에 대해 연구원측이 정확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또 민노당은 “사건 자체에 대한 조사와 함께 연구인력 운영의 적정성 여부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성구 주민자치위, “재발 땐 연구원 이주 운동 불사” 경고

원자력연구원이 위치한 유성구와 대덕구 시민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13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구즉동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정운) 대표 9명은 원자력연구원 정문 앞에서 “원자력 안전의 항구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라는 시위를 가졌다.

이들 주민 대표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우라늄 유출사고로 인해 연구원과 인접해 살고 있는 주민들은 불안감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며 “2004년 이후 다섯 차례의 방사능 관련사고가 있었지만 인체에 무해하다는 발표만 할뿐 예방대책은 수립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 주민들은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참여 안전대책위원회 구성 △정기적인 원자력관리의 감시 △사고책임자에 대한 엄중문책 △관리책임자의 철저한 교육 △정기적 관리 점검 결과에 대한 주민 정보 공유가 선결되어야 한다”며 주민 참여 안전대책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주민대표들은 시위 후 원자력연구원을 항의방문하고 “이번 우라늄 유출사고는 연구원의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라며 “앞으로 유사사례가 발생할 경우 원장 퇴임과 연구원 이주운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대전시, 시민항의 확산되자 뒤늦게 대책마련 나서

한편 인근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항의가 확산되자 박성효 대전시장은 13일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안전관리 감시기능 강화와 자체 대응능력을 갖출 것을 지시’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에따라 대전시는 △내년 초에 8억원 들여 생화학인명구조차량 도입 △원자력안전시민협의회 기능 강화 △2009년 완공 예정인 방사능방재지휘센터 조기 완공에 시정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 대전시는 내 주 중으로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대책협의회를 갖고 방재계획을 수립, 11월 중으로 시와 유성구, 지역주민, 각급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남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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