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 안전성에 대한 기업 인식 부족
환경정의 푸드폴리스 사업 추진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보기 좋은 떡이 몸에도 좋을까. 알록달록 화려한 컬러로 아이들을 유혹하는 탄산음료와 혼합음료들을 살펴보니 그렇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환경정의는 지난달 15일부터 2주간 여름철 즐겨먹는 탄산음료 및 혼합음료, 어린이를 주 대상으로 하는 제품 13개 회사 43종 79개 품목의 첨가물 모니터링해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식품완전표시제도 시행 후 법적으로는 허용되지만 안전성에 대해 사회적으로 크게 의구심이 제기되는 첨가물들의 변화된 상황을 살펴본 모니터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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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택 기자 |
더워지는 날씨로 아이들이 더 찾는 음료에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
이번 모니터링은 환경정의가 올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타르색소, 안식향산나트륨, 아황산나트륨, 아질산나트륨, MSG(L-글루타민산나트륨) 등 ‘어린이가 먹지 말아야 할 식품첨가물 5’를 감시하는 ‘푸드폴리스’ 사업의 첫 프로젝트였다. 다섯 가지 해당 첨가물들은 최근 몇 년간 환경단체들이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자 몇몇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제거 노력을 보여준 것들이다. 이미 해당 첨가물을 식품 속에서 제거한 기업들이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제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업의 의지만 있다면 ‘무첨가’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안식향산나트륨은 농심의 웰치(그레이프, 스트로베리), 동서 리치스(레모네이드, 그레이프, 딸기), 롯데칠성음료(마운틴듀, 미린다 오렌지), 한국코카의 코카콜라(라이트, 제로) 등 11종 17품목에서 발견됐다.
탄산음료 등에 보존료로 사용되는 안식향산나트륨은 DNA를 손상시켜 간경병이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병을 불러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되기도 했다.
인체에 간 독성, 혈소판감소증, 천식, 암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자료가 보고된 타르색소의 경우 농심의 웰치(그레이프, 스트로베리), 동아오츠카의 오란씨(오렌지, 포도, 파인), 영창실업의 스위팅(오렌지, 파인애플) 등 10종 21품목에서 발견됐다.
안식향산과 타르색소 모두 사용한 제품들은 총 6종 12품목으로 제조사는 농심과 동서, 롯데칠성음료, 영창실업, 화이엠 등이다.
암 유발 물질까지
과다 섭취할 경우 동물실험 결과 뇌신경세포를 상하게 한다는 MSG는 동아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와 롯데칠성음료의 아미노플러스마이너스에서 발견됐다.
같은 회사 같은 제품 안에서 해당 성분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한국코카의 코카콜라에는 안식향산이 사용되지 않았는데 코카콜라 라이트와 제로에는 안식향산이 사용되었다. 또한 롯데칠성의 게토레이엔 안식향산이 사용되지 않았고 게토레이오렌지자몽엔 사용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각 회사에서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 해당 첨가물을 제거할 수 있음에도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어린이 대상 음료는 최근 천연색소로 교체하거나 아예 색소를 사용하지 않는 추세지만 한국코카의 쿠우 포도맛과 영창실업의 스위팅에서는 타르가 사용됐다. 스위팅은 영창실업이 중국에서 수입한 어린이 음료이다.
꼼꼼한 성분표시 확인을
경기도 안양에 사는 양정화 씨(33)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평소에도 음료수를 잘 사주지는 않지만 가끔 사줄 때 꼼꼼히 표시성분을 확인하지는 않았다”며 “주변을 보면 아이들이 사달라고 조르면 그냥 사주는 경우 많은데 이런 내용들은 더 많이 알리고 더 많이 연구해서 부모들이 주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정의는 식품산업의 발달과 생활패턴의 변화로 가공식품 섭취비율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식품첨가물들이 많이 사용되지만 안전성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따라오고 있질 못하다며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해왔다.
신권화정 다음지킴이본부장은 “해당 기업들에 공문을 발송한 상태인데 몇몇 기업들에게선 재고해 보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이 온 상태”라며 “작년 9월부터 식품완전표시제도가 도입되면서 모든 사람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미 환경정의는 각급 학교 내 매장에서 이와 같은 제품의 판매금지를 요청한 상태이다.
한편 “푸드폴리스 사업은 이번 모니터링을 시작으로 어린이 대상 먹을거리를 감시해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 유해한 성분을 사용하는 기업을 견제하는 노력을 계속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신권 부장은 덧붙였다.
제12호 5면 2007년 7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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